전세 줄고 월세 느는 이유

전세 줄고 월세 느는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세입자에게 임대되는 서울 아파트의 40% 가량이 전세가 아닌 월세로 거래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몇 년 전에는 이 수치가 약 28%였습니다.

1️⃣ 전세 시세 대비 낮은 대출 한도: 월세가 늘어나고 전세가 줄어드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전세금을 대출 받을 수 있는 한도가 5억원입니다. 그보다 비싼 전세금 상승은 감당이 어려운 입자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자발적으로 월세로 전환한 것입니다.

2️⃣ 그리고 과거보다 전월세 전환율이 낮아져서 월세와 전세가 세입자 입장에서 별 차이 없이 비슷해진 것도 월세 비중이 높아진 원인입니다.*
* 전세를 월세로 바꿀 때 전환율은 기본적으로 집주인 마음대로이지만, 2년만 거주한 세입자가 2년을 더 거주하겠다는 갱신권을 사용하면 그때는 전세금을 5% 이내로 인상하거나 전세금 인상분에 해당하는 월세를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전세금 인상분에 해당하는 1년치 월세는 전세금 인상분의 2.75%입니다. 전세금 1억원을 올리는 대신 월세를 연간 275만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인데 세입자 입장에서는 월세 275만원을 더 내는 게 유리합니다.

집주인들은 항상 월세를 받고 싶어하지만 세입자들은 전세를 원하기 때문에 전세 매물이 대부분 세입자를 구하고 나서도 세입자가 남으면 월세 매물이 팔립니다. 집주인이 월세를 놓으려면 그때까지 장기간 기다려야 하는데 그 <기간>이 최근에는 짧아졌습니다.

3️⃣ 집주인 쪽으로 기울어진 균형: 임대차3법 이후에 인기 주거지역에서는 이사를 나가는 세입자가 줄어서 매물이 급감했고 그 탓에 매물보다 세입자가 많은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월세와 전세 중에 집주인이 원하는 것을 집주인이 선택할 여지가 많아졌습니다.

전세가 점차 사라질 것이냐에 대한 답은 좀 다릅니다. 대출을 강하게 규제할 때는 전세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대출이 잘 나오지 않으면 집을 살 때 전세를 끼고 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집주인에 대한 규제가 늘어나면 월세화가 서서히 더 확대됩니다. 집주인들은 보유세 등 규제가 강해지면 임대용으로 구매한 집을 팔기 시작하고 임대용으로 집을 구매하는 것을 꺼리게 되고 그러면 주택 수요에서 거주용 수요만 남고 임대용 수요가 사라지고 그 결과 주택의 공급이 줄어들게 됩니다. 주택 공급이 둔화되고 그 결과 임차인에게 돌아갈 셋집이 줄어들면 전월세가 오릅니다. 그럼 월세를 선택하는 집주인의 협상력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월세가 늘어납니다.

그러나 요즘 나타나는 월세화는 전세가 월세로 바뀌는 게 아니라 전세가 반전세 또는 약간의 월세가 가미된 전세로 바뀌는 것이라 서구사회의 월세와는 개념이 좀 다릅니다.

정말 전세가 사라지면 생길 변화: 다만 진짜 월세화가 진행되면 몇가지 변화가 생깁니다. 집주인들은 전세금을 돌려주기 위해 대출을 받아야 하니 가계대출이 늘어나게 되고,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되돌려받아서 그걸 어떻게 운용할지 고민하게 됩니다(아마 대체로 집을 구매하는 쪽의 결정을 하게 될 것입니다).

재난지원금, 실질적으론 하위 90%에 지급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소득 상위 12%를 제외한 모든 국민들에게 지급되는 재난지원금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의 신청 사례는 자영업자들입니다. 2020년 자영업자 소득은 2021년 5월에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고 그 소득을 기준으로 2021년 11월부터 건보료를 부과합니다. 그러니 지금(2021년 9월)은 2019년(코로나 발생 이전) 소득을 기준으로 부과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소득이 낮아졌고 그래서 소득이 재난지원금 받을 수준이 될 만큼 낮은 자영업자들이 꽤 있을 텐데 이 경우는 지금 내는 건보료로는 그게 입증이 안 되고 낮아진 소득을 입증하려면 별도로 종소세 신고 자료를 내야 합니다. 낮아진 소득을 입증해서 이의신청을 하겠다는 자영업자들이 많습니다. 실제로 소득이 낮아진 것이 맞으면 받아줄 수 밖에 없어서 재난지원금은 상위 12%를 제외한 88%가 아니라 하위 90% 정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경기 둔화돼도 테이퍼링은 예상대로?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최근 미국 경기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미국 중앙은행의 테이퍼링 일정이 뒤로 미뤄지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1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월스트리트저널에서 왔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위축은 생각보다 크지는 않고 오히려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 연준에게는 더 부담스러웠다는 분석입니다. 한 가지 더 확인할 것은 고용인데 고용도 8월을 저점으로 바닥을 다진 후 연말에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테이퍼링 일정이 구체화되어 발표되면 주식시장이 어떻게 반응하게 될지가 관건입니다.

비싼 주식, 이제 쪼개서 산다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해외주식과 국내주식을 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매매할 수 있게 됩니다. 해외주식은 올해부터 국내주식은 내년부터 가능해집니다. 0.1주씩을 사길 원하는 투자자들을 10명 모아서 한 주를 사서 나눠갖는 개념입니다. 증권사와 증권예탁결제원이 중간에서 그 일을 해줍니다.

비싼 주식도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해서 투자저변을 넓히겠다는 목적입니다. 증권사들 입장에서도 거래가 늘어나니 나쁠 게 없습니다.

하나 남는 고민은 0.3주를 가진 투자자는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의결권 행사를 예탁결제원에 맡기는 방식으로 처리될 것 같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애플이 자사 앱 장터인 앱스토어에서 외부 결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반경쟁적 조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애플은 그동안 전 세계 개발자와 회사들을 앱스토어에 입점시키고 자체 결제 시스템인 ‘인앱 결제’를 사용하도록 강제해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결제가 이뤄질 때마다 30%의 수수료를 받아왔습니다. 인앱 결제가 금지되면 애플의 순이익은 연간 수십억 달러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판결이 나온 금요일 애플의 주가는 3.3% 급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