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 갑자기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시장이 갑자기 혼란스러워지고 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갑자기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나빠진다기보다는 ‘좋아질 것이라는 강한 기대를 충족할만큼 좋지는 않을’ 경기가 예상된다는 것인데 좀 멀리서 보면 그 말이 그 말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경기전망은 변덕스런 날씨처럼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아주 좋지는 않을’것 같은 경기가 ‘나빠질 것 같은’ 경기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이런 예상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다양한 경제지표들 중에 대표적인 것은 달러 원 환율입니다. 경기가 나빠진다면(생각보다 좋지는 않다면) 안전자산인 달러로 투자자금이 몰릴 것입니다. 달러 원 환율은 어제 1145원으로 6.9원 올랐습니다.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높은 환율입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강했습니다.

경기둔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들 :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도 빠르게 내려가고 있는데 이 역시 경기 둔화 가능성을 반영한 움직임입니다. 미래에는 금리가 더 낮아질 것이라는 베팅의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경기가 나빠질 수도 있거나 적어도 기대만큼 좋지는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의 근거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 이외에도 몇가지가 있습니다. 미국의 경기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ISM 제조업 및 서비스업지수는 3월 이후 추가 상승하지 못하고 하락중입니다. 물론 기준선인 50은 계속 넘으면서 긍정적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지만 절대수치는 계속 내리막입니다.

소매판매는 가전, 가구 등 내구재 중심으로 전월비 감소했는데 그동안의 폭발적 소비가 코로나19와 재난지원금, 서비스 산업 위축으로 인한 대체소비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강화하는 지표가 됐습니다. 미국 경기 회복의 근거였던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 계획도 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거의 절반으로 축소되고 있는 점도 경기회복에 대한 의심을 더하는 대목입니다.

부정론이 대세로 부각 : 물론 이런 신호들은 긍정론이 강할 때는 묻혀버리기도 하지만 의심을 갖기 시작하면 더 부각되면서 시장의 분위기를 주도합니다. 그리고 미국 이외의 국가들이 미국과 회복속도면에서 격차를 크게 보이고 있다는 점도 미국의 경기가 회복되건 그렇지 않건 투자자들에게는 불안요인으로 남아있게 됩니다.

어떤 의견이 맞을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앞으로의 경기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이 매우 혼란스러워졌다는 사실이 전해드리려는 요점입니다.

본격화 되는 미중 반도체 전쟁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 대만의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TSMC가 중국 난징에 공장을 넓혀 짓는 것에 대해 미국이 반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중국의 영향력 안에 있는 영토 안에서 반도체 생산액이 많아지는 게 싫다는 미국의 뜻이 공개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미국은 앞으로의 기술전쟁 핵심은 반도체 생산과 조달 능력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이 견제하려는 국가는 반도체 조달이 어렵게 만들고 미국은 최악의 상황에서도 반도체 생산과 조달이 가능하도록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한국의 삼성 하이닉스가 미국에 공장을 세우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유도 압박하는 것도 그런 차원이고 TSMC가 일본에 공장을 짓기로 한 것도 그런 맥락 입니다.

반도체 제조업체들 입장에서는 악재입니다. 하나의 공장에서 미국과 중국의 수요를 모두 충족하던 것을 미국과 중국에 각각 공장을 세워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었고, 앞으로는 미국과 중국 둘 중 한 곳에만 공장을 세워야 하는 선택을 강요받을 수도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서울 집값이 무려 81주만에 최대 상승폭을 찍었습니다. 정부는 하락 가능성을 주시하라며 시장에 메시지를 보내지만 집값은 오히려 거세게 오르고 있습니다. 당초 정부가 경고한 것은 금리 인상 때문이었는데, 코로나가 심화되면서 금리는 오를 것 같지가 않습니다. 반면 개인 실 수요자는 여전하고 공급은 확대될 기미가 없습니다. 집값이 떨어질 이유가 없는 까닭입니다. 시장에서는 내년 상반기 까지는 계속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기도 합니다.

💵 한국 스타트업들이 1달에 1조원씩 투자유치를 하고 있습니다. 배달의 민족, 토스, 쿠팡 등 글로벌 급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글로벌 자금들이 한국 스타트업으로 많이 몰리고 있습니다. 저금리로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린 것도 영향입니다. 야놀자는 단독으로만 1조원의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라는 기사도 나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