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 어려워진 분당∙일산, 유가가 쉽게 안 잡히는 이유

리모델링 어려워진 분당∙일산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 1기 신도시들은 이제 입주한 지 30년이 되었습니다. 아파트가 낡아가면서 이 신도시를 어떻게 재생할지가 큰 고민거리가 됐습니다만, 아무도 이 문제에 대한 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리모델링 등을 고민하다가 <일단 다음으로 미루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리모델링이 어려워진 이유: 아파트가 아주 많이 낡은 것은 아니어서 재건축을 하기에는 조금 더 살 수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용적률 규제를 풀지 않으면 재건축이 어려운 수준으로 용적률이 높습니다.*
* 대부분 200%를 넘기고 있어서 용적률 규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1대1 재건축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낡은 아파트를 다시 지을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아파트의 뼈대를 그대로 두고 몇 층을 위로 더 지어올리는)을 검토했으나 각종 안전문제가 제기되고 이러느니 차라리 재건축을 하는 게 비용 효율적이라는 의견도 나오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합니다.

지금 대비 않으면, 나중엔 더 힘들어진다: 문제는 이 1기 신도시들이 같은 시기에 일시적으로 지어지고 입주한 것이어서 못 참을 만큼 낡은 상태가 되어야 다시 짓는다는 원칙을 고수하면 1기 신도시들 전체를 한꺼번에 다시 짓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 많은 가구들이 재건축을 하는 동안 옮겨가 살집도 마땅치 않아서 1기 신도시들은 지금부터 계획을 세우고 다시 짓는 일을 시작해야 합니다.

낡은 아파트를 다시 짓는 문제는 1기 신도시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대도시에서 늘 해야 할 일이지만 부동산 경기가 나쁠 때는 재건축 사업의 사업성이 나빠서 진행을 못하고,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사업을 진행하면 집값이 오를까봐 정부가 그걸 막기 때문에 진행이 안 됩니다.

새 아파트가 희소해지는 결과를 낳는다: 이래도 진행이 안 되고 저래도 진행이 안 되면서 낡은 아파트들은 계속 늘어나고 새 아파트가 지어질 가능성은 계속 낮아지고 그러면서 새 아파트 프리미엄은 높아지고 있는 게 현재의 아파트 시장 구도입니다.

유가가 쉽게 안 잡히는 이유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국제유가에 대한 고민과 궁금증이 요즘 커지고 있습니다. 유가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인데요.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유가는 배럴당 60달러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는 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미국의 셰일오일 업체들의 생산원가가 배럴당 60달러보다 낮아서 그보다 높은 가격에서는 대부분 생산을 늘리기 때문이라는 거였습니다. OPEC 국가들은 만나서 감산 담합이라도 하지만 셰일업체들은 개별 업체들이 모두 사기업이기 때문에 생산량을 놓고 서로 합의를 이루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요즘 국제유가는 배럴당 75달러까지 오르고 있습니다.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가 될 가능성도 자주 거론됩니다.

셰일 업체들이 증산 않는 이유: 그 이유에 대한 다양한 해석 가운데 미국 셰일업체들이 유가에 대한 파생상품 계약을 해뒀기 때문이라는 재미있는 분석이 있습니다. 유가가 오르든 내리든 배럴당 XX달러에 판다는 계약 때문에 유가가 오른다고 더 생산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XX달러보다 더 높은 가격에 팔리면 그 차액은 어차피 셰일오일 업체가 가져가지 못합니다.

국제유가가 관심거리가 되는 것은 앞으로 미국의 물가나 금리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힌트가 유가의 변동에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이상기온으로 인한 식료품 가격의 상승, 주택 가격 상승이 견인하게 될 주택 임대료 상승 등 물가를 자극할 만한 여러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유가마저 상승할 경우 미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이 커집니다. 그래서 유가의 변동은 자산 시장에 매우 중요한 관심거리입니다.

금주의 경제지표 해석
오늘의 이슈

경기가 좋아지는 중인지, 앞으로도 좋아질지, 경기가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지는 자산 가격과 금리 수준을 전망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정보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마다 그 판단은 다 다릅니다. 그래서 매일 거래가 일어나는지도 모릅니다.*
* 누군가는 팔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누군가는 사야 한다고 생각하니

경제 뉴스의 대부분은 경기가 나쁘다고(또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는 경기가 좋다고(또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두 가지 분류 중 하나입니다.

유럽에서 물가가 오르려면 통화정책만으로는 안 되고 재정정책이 강하게 필요하다는 뉴스는 지금 경기가 나쁘다는 의미입니다.

– 미국 연준이 양적완화 축소 논의를 시작할 때가 됐다는 이 뉴스는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뜻입니다.

미국의 도매재고가 생각보다 많이 늘었다는 이 뉴스는 매출이 감소해서 생긴 결과인지, 미래의 전망을 좋게 보고 재고를 더 늘려서 생긴 결과인지는 잘 모릅니다. 경기 판단에는 중립적인 뉴스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 격상을 앞두고 배달업계가 분주해졌습니다. 업체들은 무더운 7월이 배달 성수기인 데다 원격수업과 재택근무 확대 등으로 배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인력 충원에 나섰고 포장 주문을 유도하는 행사도 마련했습니다. 코로나19가 창궐했던 지난해 8월 주문 폭주로 발생한 ‘배달 대란’이 이번 4차 대유행 때 되풀이되지 않도록 선제 대응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 중국의 소비재 기업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대형 IT 기업에 돈이 몰렸지만, 최근 중국 공산당이 이들 IT기업을 제재하기 시작하면서 소비재 기업이 관심을 받게 된 겁니다. 화장품기업 얏센, 완구업체 팝마트, 찻집 체인점 헤이티, 나유키 등은 미국과 홍콩 등지에서 각각 수억달러의 자본을 조달하고 있습니다. 신장 면화가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으로 생산됐다는 이유로 서방 소비재 기업들(나이키, H&M 등)이 중국에서 불매 대상에 오른 것도 중국 소비재 기업에겐 호재입니다. 중국 정부는 매년 5월 10일을 중국 브랜드의 날로 지정해 이들 기업을 집중 지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