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40년 대출의 허와 실

만기 40년 대출의 허와 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40년 만기의 주택담보대출이 저소득 청년층들을 대상으로 출시됩니다. 종전에는 30년 만기가 가장 만기가 긴 대출이었습니다. 만기가 긴 대출을 만드는 이유는 만기가 길어야 매월 원금 상황액이 줄어들고 그래야 대출 원리금을 갚아가며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원리금 동시상환이 문제: 과거에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때 원금은 나중에 갚고 이자만 갚는 방식이어서 만기가 얼마나 기냐는 대출을 받을 때 고려할 요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만기 안에 원금을 모두 갚도록 대출상품이 의무화되어 있어서 큰 돈을 빌리면 매월 갚아야 할 원금이 많아지고 그러면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이 너무 많아져서 대출을 해줄 수 없습니다.

결국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기를 더 길게 늘리는 고육책을 선택하게 된 것인데, 생각해보면 그냥 이자만 갚고 원금은 집을 팔아서 갚도록 하면 보다 간단하게 해결될 문제를 좀 다르게 풀고 있는 구조입니다.

원금 나중에 갚는 단기 대출과 같다: 어차피 인위적으로 만기를 길게 늘여놓는다고 그 기간 동안 계속 그 집을 보유하면서 40년 동안 그 원금을 모두 갚지는 않으며 중간에 어차피 집을 팔아서 대출을 정리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그렇다면 집을 보유하는 동안 조금씩이라도 원금을 갚도록 강제하는 것과(이게 부담스러우니 인위적으로 대출 만기를 늘려서 원금 상환액을 줄여주는 것과) 이자만 갚고 원금을 남겨두는 것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모든 대출은 만기 안에 원금을 모두 갚아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기 위한 방법인데, 앞으로 집값이 더 오르면 40년 만기 대출로도 집을 살 때 빌린 돈의 원금 상환이 어려워질 것이고 그럼에도 내집마련을 위한 대출을 해달라는 여론이 생기면 다시 50년 60년으로 만기를 늘려가면서 원금 상환액을 줄이고 대출을 해주는 편법을 사용할 것입니다. 원금 분할 상환을 고수하면서 무리하게 만기를 늘리는 편법을 쓸 것이냐, 원금 분할 상환의 예외규정을 만들어서 이자만 갚도록 하는 편법을 쓸 것이냐의 선택입니다. 모두 소득 상승속도에 비해 집값이 더 빠르게 올라서 생기는 일입니다.

연 7% 적금의 실체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연 7% 적금 상품이 출시됐습니다. 물론 여러 조건이 붙은 이벤트성 금리입니다.

이 상품 가입했을 때 얻을 돈: 이게 고객들에게 어느정도 혜택을 주는 금리인지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6개월 만기로 월 30만원까지 부을 수 있으니 누적되는 원금은 180만원이고 0원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니 6개월간 평균잔액은 90만원이며 이자는 7%이니 연간 6만3000원, 6개월간 이자는 그 절반인 3만1500원입니다.

일반적인 적금 이자가 연 2%(9000원)이니 연 7%짜리 적금에 가입하면 고객들이 추가로 얻을 수 있는 혜택이자는 2만2500원입니다. 신용카드를 60만원 이상 사용하는 조건이므로 신한카드는 가맹점 수수료로 대략 1만원가량을 벌 수 있습니다. 신한은행 입장에서는 1인당 1만2500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서 하는 이벤트입니다. (고객은 이 적금에 가입하면 대략 그 정도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기업공개(IPO) 대어들의 데뷔가 가까워지자 공모주펀드도 성황입니다. 중복청약이 금지되는 것도 공모주펀드의 인기를 더했습니다. 기관 수요예측에 참여해 비교적 많은 물량을 받는 공모주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수익을 보려는 겁니다. 운용업계에선 밀려드는 자금에 펀드 가입을 잠시 닫는 ‘소프트클로징’에 나서고 있습니다.

🏗 2·4 대책 후보지의 우선공급권(입주권) 기준일이 이달 말로 늦춰졌습니다. 원래는 2월 4일 이후에 해당 지구에 빌라를 산 사람은 아파트 입주권을 못 받게끔 했지만, 투기를 막기 위한 입주권 제한 조치가 실수요자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을 정부와 국회가 일부 수용한 겁니다. 사업 추진이 확실해진 지구의 매물은 동이 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