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주식시장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지금 주식시장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연준이 바라보는 인플레이션: 파월 연준 의장은 요즘 나타나는 인플레이션은 코로나19 때문에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서, 또는 일시적인 경기부양책 때문에 생긴 것이어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믿지 않는 시장: 그러나 시장에서는 그게 그렇게 파월 의장의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의심합니다.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그러면 금리를 올리고 긴축을 하지 않을 수 없을텐데 그 시점이 바로 1년 앞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식 시장이 요즘 흔들리는 가장 큰 이유도 이런 두려움입니다.

왜 그렇게 걱정할까: 인플레이션이나 경기과열이 <일시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부족과 재난지원금 살포로 인한 수요급증이 모두 일시적인 이벤트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게 일시적이 아니라면 어떻게 될 것이냐는 겁니다. 시장은 그걸 걱정합니다(또는 그걸 기대합니다).

코로나19가 백신의 등장으로 쉽게 종식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조짐이 여기저기서 보이고있습니다. 미국 유럽 이외의 제3세계는 백신의 보급조차 제대로 되고 있지 않고 미국도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늘고 있습니다. 백신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도 아직 알기 어렵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한 공급체인 불안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근거입니다.

미국의 재정부양책도 일회성이 아닐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앞으로도 계속 재정 부양책이 제시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재정부양책이 민주당의 예상대로 통과될 지도 미지수입니다. 재정 부양책과 관련한 모든 결정은 정치의 영역이 되고 있습니다. 유권자인 국민들이 원한다면 계속 쏟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부양책 효과에 대한 의심: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사라진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걱정도 제기됩니다. 고령화가 심해지고 있는 근로자들은 한번 잃은 일자리를 다시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해고였지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코로나19가 사라져도 해고된 인력을 모두 재고용할 필요가 없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산업이 발달하게 된 것도 기업들의 인력구조를 바꾸고 있습니다. 매장 관리자를 줄이고 앱 개발자를 더 채용해야겠다는 생각을 기업들이 하게 되더라도 매장 관리자가 갑자기 앱 개발자로 변신하기는 어렵습니다. 노동인구가 더 고령화될수록 이 변화는 더 어렵습니다. 개발자는 구하기 어렵고 그래서 임금은 계속 치솟는데 실업률은 떨어지지 않는 일자리의 양극화 현상이 앞으로 계속될 것입니다. 부양책이 계속 나오지 않을 수 없다는 논리도 여기서 시작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 코로나19로 인한 저금리와 부양책은 주식과 부동산 가격을 크게 끌어올렸지만 그 저금리와 부양책이 계속될 경우 경기의 불균형한 과열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로 인해 저금리 기조가 깨질 경우 어떤 정책카드가 제기될지 알기 어렵습니다. 물가와 금리를 보고 긴축을 선택할 수도 있고 실업률을 보고 계속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 수도 있습니다.

시장의 불안은 상황이 바뀌었을 때 정책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점점 안전한 자산이 귀해지고 비싸지고 있습니다. 미국 집값이 계속 오르는 것도 그런 배경입니다.

하락장 오면 먼저 떨어질 아파트는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면 서울의 고가 아파트들보다는 외곽의 비교적 저렴한(?) 아파트들이 먼저 충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런 아파트들은 최근 집값 상승에 당황한 젊은층들이 이른바 영끌을 통해 구입한 경우가 많아서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 경우 충격이 더 클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은행대출은 집값의 40%밖에 안되지만 집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신용대출이나 지인 또는 가족의 전세대출 등등 다양한 부채를 동원했을 가능성이 크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인데요. 물론 실수요자의 경우 당장 대출이자와 원리금이 갑자기 늘어나지는 않으므로 집값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달라질 것은 없지만 집값의 단기 상승을 겨냥한 투자자들은 자금 계획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많은 규제를 받은 아파트는 떨어질 확률이 더 낮다: 관심을 둘 만한 포인트는 거품이 많을 것같은 고가 아파트보다 9억 이하 중저가 아파트들에 가격 하락 리스크가 더 크다는 관점입니다. 대출 규제가 없거나 모든 아파트에 동일하게 적용된다면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이 제 가격일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은 9억원 이하 아파트만 대출이 허용된 상황이어서 9억원 이하 아파트에 과도한 매수세가 몰리는 경향이 강합니다. 제 가격보다 비싼 가격을 주고 매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나중에 대출 규제가 풀리거나 달라지면 대출 규제로 인한 프리미엄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식 투자에 비해 부동산 투자가 불리한 것은 이런 경우입니다. 주식은 가진 돈이 적어도 모든 주식을 투자 대상 후보로 올릴 수 있지만 부동산은 가진 돈의 규모에 따라 투자 대상이 달라집니다.

퇴직연금의 구조적 고민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작년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은 2.6%였습니다. 그러나 퇴직연금을 어떻게 굴렸느냐에 따른 수익률 편차는 컸습니다. 원리금 보장형은 1.7% 실적배당형(주식형 펀드 등)의 수익률은 10.6%였습니다. 퇴직연금의 90% 이상은 원리금보장형에 담겨있습니다.

리스크 없이는 수익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항상 등장하는 여론은 왜 퇴직연금의 수익률이 낮으냐는 것이지만, 수익률을 높이려면 리스크를 함께 부담해야 합니다.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주식형 펀드로 굴리다가 혹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그때는 여론이 또 달라집니다. 퇴직연금을 특별한 주문이 없다면 적극적인 수익추구형으로 투자하자는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제도가 국회에서 계속 논쟁거리가 되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퇴직연금을 적극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다가 손해를 입더라도 주식에 투자하고 운용해준 금융회사들은 수수료 수익을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은 퇴직연금 가입자들이 부담하고 이익은 금융회사들이 가져가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여전합니다.

물론 지금 대부분의 퇴직연금이 머물러있는 원리금보장형 역시 은행들의 예금에 들어있고 수수료는 은행들이 받아갑니다. 원리금보장형으로 굴리든 주식형 펀드로 굴리든 금융회사들이 받아가는 수수료는 마찬가지입니다.

직접 굴리지 않으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퇴직금을 근로자에게 먼저 주면 다 써버릴 수 있고 회사에 남겨놓으면 회사가 다 써버릴 수 있고, 그렇다고 금융회사에 맡기면 수수료가 계속 나가는, 해결되지 않는 고민거리가 퇴직연금의 현재 상황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반도체 수요, 생각보다 적다?: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의 마크 리우 회장이 최근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의 원인을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수요가 넘쳐 반도체 생산이 부족해진 게 아니라 미·중 갈등으로 불안해진 기업들이 반도체를 사재기하며 생긴 일이라는 겁니다.

🔋 배터리는 제2의 반도체가 될 수 있을까: 미래 성장 분야로 각광 받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5위 전기차 배터리 업체 삼성SDI는 신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내에선 전기차 배터리가 ‘제2의 반도체’가 되긴 힘들단 분석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급성장으로 수익성을 담보하기 힘들어진 데다, 배터리 화재 같은 잠재적 위험 요인이 크기 때문입니다.

📈 올해는 성장주보단 가치주?: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성장주들의 주가는 주춤하고 있습니다(금리가 높으면 미래가치를 현재가치로 환산할 때 불리해집니다. 그래서 미래에 큰 수익을 벌어들일 성장주의 주가는 금리가 낮을 때 특히 잘 오릅니다). 반면 고배당주는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배당 수익률 상위 5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 고배당 50지수’는 지난달 12.5% 상승했습니다. 코스피 상승률(1.61%)의 7.8배입니다. 이 중에서 제이시스코퍼레이션(55.24%), 메리츠금융지주(40.41%), KB금융(28.31%), 세아베스틸(26.19%) 등이 지난달 크게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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