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5만원권은 어디로 갔을까

그 많던 5만원권은 어디로 갔을까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새로운 사실: 5만원권 지폐가 시중에서 잠자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잊을 만하면 가끔씩 등장하는 뉴스입니다. 시중에 5만원권이 자꾸 잠기고 있고 그 원인은 뭔가 지하경제나 탈세와 연결된 게 아니냐는 의혹입니다.

왜 5만원권 환수율이 줄어들까: 5만원권이 시중에서 잠자고 있고 돌지 않고 있다는 의혹은 한국은행이 매월 발표하는 5만원권 지폐 환수율 통계 때문에 나옵니다. 환수율이란 같은 기간동안 한국은행에서 시중으로 흘러나간 5만원권의 양을 분모에 넣고 같은 기간동안 시중은행에서 한국은행으로 되돌아온 5만원권의 양을 분자에 넣어서 계산한 비율입니다.

이 비율이 요즘 꽤 줄었습니다. 올해 1~2월 5만원권 발행액은 약 5조3945억원이었는데 한은으로 돌아온 5만원권은 3786억원에 그쳐 환수율은 7.02% 수준입니다. 1월의 환수율은 4.1% 2월의 환수율은 9.2%로 계산되는데 작년 1월과 2월에는 환수율이 각각 44%, 55%였습니다. 요즘 5만원권의 환수율은 5만원권이 발행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정말 5만원권이 잠들어 있을까: 앞서 설명드린대로 지폐의 환수율이라는 통계는 중앙은행이 시중에 공급한 화폐량에 비해 다시 돌아온 화폐량의 비율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환수율이 높으면 화폐가 시중에서 활발하게 유통된다는 뜻이고, 낮으면 유통이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문제입니다. 시중에서 5만원권 지폐가 잘 돌고 있는지 잠자고 있는지는 환수율 통계로는 알 수 없습니다.

5만원권 지폐가 시중은행에서 한국은행으로 다시 돌아오는 이유는 시중 은행에서 5만원권 지폐가 별로 필요하지 않을 때입니다. 그렇게 되는 이유는 은행 고객들(국민들)이 5만원권 지폐가 당장 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은행에 예금을 하기 때문입니다.* 환수율이 높은 것은 오히려 시중에서 5만원권 지폐의 수요가 별로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 훼손돼서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도 가끔 한국은행으로 돌아옵니다.

환수율이 낮은 것은 5만원권 지폐가 매우 잘 사용되고 있다는 듯이기도 합니다. 5만원권이 시중에서 자주 쓰이면 사람들은 지갑에 5만원권을 넣어두고 다니기 때문에 은행으로 되돌아오는 5만원권은 줄어들고 환수율은 줄어듭니다. 물론 5만원권 지폐가 가정의 금고나 마늘밭에 있어도 환수율은 줄어듭니다. 그래서 환수율이라는 통계는 5만원권이 활발히 유통되고 있는지 아니면 지하경제용으로 잠자고 있는지 판단할 근거를 제공하지 못합니다.

환수율이 낮아진 이유: 환수율이 낮아지는 경우는 분자가 줄어들기 보다는 분모가 커지는 경우에 낮아집니다. 즉 시중에 5만원권을 더 많이 내보내는 달에는 늘 일정한 수준의 5만원권이 회수되더라도 환수율이 낮아집니다. 환수율이 낮다는 건 시중에 5만원권을 많이 내보냈다는 뜻일 뿐 그 5만원권이 잘 돌고 있다거나 또는 잘 돌지 않고 있다는 신호는 아닙니다.

지폐가 시중에서 잘 도는지 안도는 지는 매우 궁금하지만 그걸 알 수 있는 지표는 없습니다. 가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지갑에 어느 정도의 지폐를 넣고 다니는지 설문조사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결과로 어느 정도 사용을 하는지 추정할 뿐입니다.

일반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지폐는 은행에 예금하고 은행은 그렇게 들어온 지폐가 필요량보다 많으면 한국은행에 그 지폐를 다시 되돌려주게 되는데 예금이자가 낮은 요즘같은 시기엔 잘 사용하지 않는 지폐도 그냥 서랍속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금을 해서 들어오는 이자의 유용성이 예금을 하러 은행에 찾아가는 수고로움을 이겨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 5만원권 지폐의 환수율이 낮아진 것은 한국은행의 설명대로 최슨에 시중에 5만원권 수요가 많아져서 더 많은 양을 내보내는 바람에 생긴 일이고 2월의 설명절 용도로 흘러나간 5만원권이 되돌아오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사실 더 궁금한 것은 왜 시중의 5만원권 수요가 늘었느냐인데 아마도 많은 소비자들이 5만원권을 사용하다가 서랍속에 넣어두는 경우가 늘고 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그게 서랍이 아니라 금고나 마늘밭일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5만원권이 잠자고 있는 곳이 지갑인지 서랍인지 금고인지 마늘밭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결국 스마트폰 사업 포기한 LG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에서 결국 철수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것은 후발주자가 갖는 불리함을 극복하지 못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 같은 부품 조립형 산업은 중요한 부품(칩셋 디스플레이 카메라모듈)을 얼마나 좋은 제품으로 얼마나 저렴하게 조달하느냐가 생명입니다. 그러나 1~2위 업체에 비해 4~5위 업체는 판매량이 적어서 부품 구매도 더 적은 규모로 하게 되고 그래서 단가가 높아집니다. 이익이 적게 나오므로 연구개발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도 더 적습니다. 점점 격차가 더 벌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월등한 신제품 내지 않으면 도태되는 중위권 업체: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방법은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1~2위 제품을 추월할 만한 상품을 만들어내서 소비자들을 끌어오는 것입니다. 일단 매출이 늘어나는 선순환이 만들어져야 도전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LG전자는 G2부터 시작한 G시리즈에서 그 기회를 잡는듯했지만 지속적인 품질관리에 실패하면서 그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자체 반도체 생산능력을 보유한 삼성전자와는 달리 외부로부터 조달할 수 밖에 없던 환경도 경쟁력의 차이를 가져왔습니다. LG가 다른 대안이 없다는 걸 아는 퀄컴같은 업체들이 좋은 가격에 제품을 공급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속초 집값 = 서울 집값?
오늘의 이슈

새로운 사실: 속초의 국민주택규모 아파트가 8억원을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1년 전에 분양한 이 아파트의 분양가는 4억원대였습니다. 비규제지역이어서 대출과 전매가 쉽고 아파트가 아닌 분양권 상태여서 보유세 중과도 빠져나갈 수 있는 이점이 있지만 인위적인 가격 상승이 아니라면 서울 거주자들의 세컨 하우스 수요가 가격을 끌어올린 원동력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 아파트의 동일한 평형의 고층(바다조망)과 저층(비조망)의 가격 차이는 3억원이 넘습니다. 바다조망의 희소성이 이 아파트가 갖는 자산가치의 대부분이므로 이런 투자대상에 투자할 때는 주변의 비슷한 입지에 비슷한 아파트가 있는지 들어올 가능성이 있는지 등이 중요한 체크포인트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 당일 배송 넘어 당일 반품까지: 당일 배송 서비스로 경쟁했던 전자상거래 업계가 이번엔 반품 경쟁에 들어섰습니다. 반품한 물건을 확인하는 시간조차 거치지 않고 즉시 반품, 당일 반품 서비스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반품 서비스 경쟁에서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쿠팡입니다. 쿠팡은 유료회원 ‘로켓와우멤버십’ 가입자에게 로켓배송(직매입) 상품의 무상 반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신세계TV쇼핑도 이달부터 전국적으로 직택배로 발송되는 상품에 대해 ‘반품·교환 당일 회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베이코리아가 운영하는 G마켓과 옥션, G9은 빠른 환불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 힘 빠진 르쌍쉐: 국내 완성차 회사들의 내수 판매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작년 수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지만, 한국GM,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외국계 중견 업체들의 실적이 특히 심각했습니다.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3사의 지난 3월 내수 판매량은 각각 6149대, 5695대, 4306대로 전년 대비 31.4%, 52.6%, 37.2% 하락했습니다. 분기 기준으로는 3사 합산 23.8.% 줄어든 4만3109대를 기록,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3만1848대) 이후 23년만의 최저치를 보였습니다.

📖 카카오, 웹소설 플랫폼 인수해 네이버와 경쟁: 카카오가 4000억원을 들여 글로벌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시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영화, 드라마, 웹툰 등에 활용할 스토리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서입니다. 래디시는 미국 웹소설 플랫폼 중 매출 기준 5위권 업체입니다. 앞서 네이버는 올해 초 웹소설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왓패드를 인수했습니다. 웹툰 등 여러 콘텐츠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번엔 글로벌 웹소설 분야에서도 경쟁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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