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에 쉽게 투자하는 길 열린다?!

💸 비트코인에 쉽게 투자하는 길 열린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비트코인 ETF, 상장될까?: 요즘 암호화폐 시장의 중요한 이슈 가운데 하나는 비트코인 ETF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만약 미국 주식시장에 비트코인 ETF가 상장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꽤 오를 수도 있을 거라는 게 관심이 쏠리는 주요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요즘 비트코인 가격이 계속 꿈틀거리면서 조금씩 오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비트코인 ETF를 둘러싼 이슈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비트코인 ETF란?: 비트코인 ETF는 말 그대로 비트코인 가격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입니다. 구조는 매우 간단합니다. 그냥 펀드에 모이는 자금만큼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겁니다. 그러니 그 펀드의 가치는 그 펀드가 사들인 비트코인의 수량과 동일하게 됩니다. 또한 비트코인 ETF는 그렇게 운용되는 비트코인 펀드를 주식시장에 상장시키는 것이므로, 투자자가 비트코인 ETF를 산다는 건 비트코인을 사서 모으는 펀드에 가입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은 그 투자자가 현물 비트코인을 사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는 뜻입니다.

비트코인 투자와 동일한 효과: 현물 비트코인을 사는 것과 동일한 효과일 뿐인 비트코인 ETF에 시장이 그렇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요? 비트코인 ETF가 상장되면 비트코인을 사고 싶어도 사지 못했던 투자자들, 특히 고객들의 돈을 운용하는 법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기관 투자자)은 현물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싶어도 몇 가지 리스크 때문에 비트코인에 투자하지 못했었습니다. 비트코인에 투자하려면 거래소에 계좌를 개설하고 그 계좌에 비트코인을 담아놔야 하는데 거래소를 신뢰하기가 어려웠던 게 첫 번째 리스크였습니다. 코인 거래소들이라는 게 알고 보면 사설 카지노 같은 사기업들이어서 경영진들이 언제든 고객 돈을 횡령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그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비트코인을 사들이거나, 거래소를 통해 사들인 비트코인을 그때그때 별도의 지갑에 빼놓는 방식을 선택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갑 해킹 등의 리스크를 피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되면 이 두 가지 리스크가 모두 사라지는 것이어서 기관투자자들의 비트코인 ETF 매수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유럽·캐나다 비트코인 ETF는 한계 있어: 비트코인을 직접 사지 않고도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거두는 방법은 종전에도 몇 가지 있긴 했습니다. 유럽과 캐나다에 이미 현물 비트코인 ETF가 상장되어 있기도 하고 비트코인 선물도 이미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 주식시장이 아닌 작은 시장에서 거래되는 ETF는 투자자들이 많지 않아서 대규모 자금이 투자되기 쉽지 않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 한계 때문에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지 않아 유동성이 더 부족해지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비트코인 ETF 나오지 않았던 이유: 그리고 비트코인 선물은 비트코인의 단기적 가격 변동에 베팅하기에는 괜찮은 투자수단이지만 비트코인을 장기적으로 보유하기에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선물은 만기가 있어서 만기 때마다 다음 월물로 투자자산을 옮겨야 하는데, 그때마다 조금씩 거래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국 주식시장에 비트코인 ETF를 상장시켜달라는 신청을 그동안 수십 곳의 자산운용사들이 해왔습니다. 그런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번번이 거부해 왔습니다. 비트코인이 거래되는 거래소들이 투명하지 못하고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비트코인에 투자해 온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 여기까지가 그동안 비트코인 ETF를 둘러싼 이야기의 대체적인 흐름이고요. 여기에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최근에 더해졌는데요.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트러스트(GBTC)라는 회사와 관련한 뉴스입니다. 이 회사는 주식시장에 이미 상장된 투자회사인데요. 비트코인을 계속 사들이는 게 기업활동의 거의 전부인 회사여서 그러다 보니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과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 거의 같은 의미처럼 받아들여지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이 회사가 보유한 비트코인 가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합니다. 비트코인을 ‘보유한’ 회사이지 ‘비트코인 그 자체’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회사 가치를 높이기 위해 자사를 비트코인 현물을 ETF로 전환해달라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신청했고, 당연히 SEC는 거절했는데요. 이 회사가 연방법원에 SEC가 근거 없이 거절만 하고 있다고 소송을 제기해서 최근에 승소했습니다. 별 이유 없이 승인을 해주지 않는 건 월권이라는 판결이었는데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문은 최근의 이 소송 결과에 따른 것입니다.

승인되지 않더라도 가격은 영향받을 것: 물론 비트코인 ETF가 꽤 오랫동안 승인되지 않을 가능성도 열려있습니다. 그동안 비트코인 ETF를 승인하지 않은 것은 승인권을 쥐고 있는 SEC 관계자들이 비트코인이라는 자산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어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허용하지 않을 논리도 여전히 남아있을 것입니다.

비트코인의 가격은 그동안 금리나 위험자산 가격과 연동해서 움직였지만, 당분간은 검색창에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를 검색해서 나오는 뉴스의 흐름에 좌우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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