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드만삭스가 상위 1%를 버린 이유

💰 골드만삭스가 상위 1%를 버린 이유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새로운 소식: 골드만삭스에서 자산 관리 부문을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2019년 투자 자문사 유나이티드 캐피털을 7.5억달러에 인수하면서 자산 관리 서비스 대상 고객층을 확대하기로 한 지 4년 만에 이 시장 철수를 결정한 것인데요.

이 뉴스를 자세히 살펴보면, 현 시대를 관통하는 중요한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내용을 곱씹어 보겠습니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위 인수로 얻은 해당 플랫폼을 통해 자산이 100만달러(약 13억원)가 넘는 개인 고객들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그 수는 대략 2만2000명 정도였는데요. 당시 시장의 평가는 “이제 골드만삭스가 초고액 자산가가 아니라 수백만달러 정도의 부자도 관리하려고 하는구나~”였습니다.

사실 13억원 수준을 가졌으면 상당한 부자인 것 같은데, 골드만삭스 입장에선 그렇지 않았나 봅니다. 왜냐면, 골드만삭스의 고객은 수천만달러(=수백억원)를 은행에 맡기는 전형적인 초부유층 고객이었기 때문입니다. 수십억원이 아니라, 수백억원 정도는 있어야 골드만삭스의 고객이 될 수 있다니…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죠.

전세계 부의 피라미드: 지난달 스위스 투자 은행 UBS에서 발표한 전세계 부자 보고서를 보면, 전세계의 부의 지도가 어떻게 분포돼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그림은 UBS의 보고서에 나오는 전세계 부의 피라미드입니다.

그림 왼쪽은 부에 따른 계층 규모를 의미하고, 오른쪽은 해당 삼각형 내 계층이 가진 자산의 누적도를 나타냅니다. 가장 아래쪽에는 1만달러(약 1300만원) 이하를 가진 사람이 있습니다. 해당 그룹의 비중은 무려 52%나 되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부의 총량은 5.3조달러 수준으로 전세계 부의 1.2%에 불과합니다. 만약 지구에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중 절반이 가지고 있는 돈을 다 합쳐도 1.2%밖에 안 된다는 겁니다.

반면, 가장 위에 표시된 작은 삼각형은 자산이 100만달러(약 13억원)가 넘는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전세계 인구 중 약 1.1%가 이 그룹에 속하는데, 이들이 보유 중인 자산 규모는 208조달러 수준으로 전체 부의 45.8%나 됩니다. 지구에 100명만 살고 있다고 가정할 때 1명의 자산(208조달러)이 하위 50명이 들고 있는 자산(5.3조달러)의 40배나 된다는 의미입니다.

상위 1% 버리고 다시 0.1%에 집중하는 골드만삭스: 그런데 놀랍게도 골드만삭스가 매각한 사업부가 다루던 고객은 이 상위 1%의 사람들이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초고액 자산가가 되려면 백만달러가 아니라 다시 수천억달러는 있어야 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골드만삭스의 선택으로 미루어 짐작해보면, 아마 상위 0.1%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상위 1%가 들고 있는 자산의 몇배는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미국 재무부의 노동조합에 관련한 코멘트에서도 흥미로운 부분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최근 강화되고 있는 노조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를 부각시키고 싶었던 자료였지만, 내용을 보면 이 또한 심각한 양극화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심화하는 양극화: 아래 그림은 노조에 참여한 사람들의 비중(파란색)과 상위 1%가 보유 중인 소득의 비중(빨간색)을 나타냅니다. 노조 가입 비중은 2차 대전 직후 35% 수준에서 최근 10%까지 급감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위 1%의 소득 비중은 1980년대 10% 수준에서 20%까지 꾸준하게 늘었습니다.

자본주의 시대에는 양극화가 너무 당연하게 느껴지지만, 상황의 심각성이란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점점 더 씁쓸한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