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중국 경제 뉴스에 유독 민감한 이유

🇨🇳 요즘 중국 경제 뉴스에 유독 민감한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중국 대륙 위에 국기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새로운 소식: 지난주 중요한 경제 뉴스 중 한국은행이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더 낮췄다는 (🔗관련 기사) 소식이 있었습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앞으로의 상황에 따라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별로 좋지 않다는 걸 한은도 동의한 것이라 몇가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줍니다.

중국이 한국 경제에 가장 중요한 변수인 이유: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2.3%에서 2.2%로 낮췄는데, 그 배경엔 ‘중국 리스크’가 있습니다. 중국 경제가 생각보다 나빠질 것 같단 전망이 반영된 겁니다. 중국 경제는 여러 면에서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야기가 나온 김에 왜 중국 경제가 우리나라 경제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는지를 먼저 짚어보겠습니다. 왜 요즘 중국발 뉴스에 우리가 민감해하는지도 설명(🔗관련 기사)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경기가 좋지 않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그 이유는 말씀드린 중국 때문이기도 하고 (그건 우리나라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커서 그런 겁니다) 길게 보면 우리나라의 고령화 때문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노인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경제 침체 가능성이 큰 나라입니다. 그럴 경우 우리나라는 저성장·저금리가 될 텐데 문제는 미국입니다. 미국은 요즘 분위기로 보면 의외로 성장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그러면 금리도 낮아지지 않을 거고 우리나라와 미국의 금리 차이는 점점 더 커질 겁니다. 그리 되면 우리나라의 선택지는 우리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금리를 올리거나, 아니면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환율 상승을 감내하는 것뿐입니다. 아마 후자를 선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 구조에서 중국 경제의 부진은 우리나라에 더 치명적입니다. 우리나라와 중국은 경제로만 보면 사실상 ‘세트 메뉴’처럼 같이 움직이기 때문에 중국 위안화 가치와 우리나라 원화 가치도 거의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걸 다들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원화 환율의 상승 압력도 커집니다. 안 그래도 환율 상승을 감내하고 그 부작용을 줄여야 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선 중국 위안화 하락과 그에 따른 환율 상승(원화 하락)폭의 증가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중국에 쏟아진 경제 악재들: 그래서 우리나라는 지금 전세계에서 중국 경제의 회복을 가장 바라는 나라이고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주 쏟아진 중국 관련 뉴스들은 우리를 예민하게 만듭니다. 중국에서 벌어진 일들을 요약해보면 <부동산 경기가 계속 추락하고 있고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발표했다>입니다.

부동산 경기가 계속 추락 중이란 뉴스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중국의 1선 도시에서도 부동산 가격이 내리기 시작했다는 뉴스(🔗관련 기사)가 눈에 띕니다. 중국의 부동산 신탁회사 중 하나인 중룽신탁이 약속한 이자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뉴스(🔗관련 기사)도 있습니다. 며칠 지난 내용이긴 하지만 이 여파로 인해 중국발 리먼 사태가 불거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중국은 부동산 신탁이라는 일종의 부동산 펀드에 돈을 넣고 은행 이자의 2배 정도 고정금리를 받는 투자가 유행이었는데, 이들의 돈을 받아 부동산 개발을 하는 자산운용사가 중룽신탁 같은 신탁사입니다.

중국 경기 부양책의 골자는?: 중국 정부가 내놓은 부양책은 이 뉴스(🔗관련 기사)가 전하고 있습니다.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데 걸림돌이 됐던 규제들을 크게 완화했습니다. 몇가지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중국에서의 주택 계약금은 구매자가 스스로 벌어서 내야 하는 돈의 개념입니다. 주택 계약금 비율이 30%라는 말은 우리나라 기준으로 보면 LTV가 70%라는 의미와 같습니다. 집을 살 때 70%를 대출 받고, 30%는 주택 계약금 명목으로 내는 것이죠.

중국은 이 계약금을 얼마나 지불해야 하는지가 도시마다 다르고 개인마다도 다릅니다. 우리나라가 투기지역이나 다주택자에 대해 대출을 규제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생애 첫 주택구입자는 25% 정도의 계약금만 내면 집을 구매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면 계약금을 최대 70%까지 내야 합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도시마다 다릅니다. 전국 100대 도시 생애 첫 구매 주택 대출 금리는 평균 3.90%, 2채 이상 다주택자 대출 금리는 평균 4.81%로 차등 적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부양책은 주담대를 이미 받았던 사람이라도 현재 자신과 가족 명의의 주택이 없다면 대출을 안 받았던 것으로 간주해 ‘생애 첫 주택’ 수준의 계약금·이자 우대를 해준다는 게 핵심입니다.

중국 부동산은 이미 과잉 공급으로 문제를 안고 있어서 중국 정부의 대책이 부동산 경기를 반등시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추락하느냐 아니면 L자형으로 버티면서 위기를 넘기느냐가 관건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우리나라 경제 상황과의 연결고리 때문에 이 사실은 우리에게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