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내 흑자 낸 우버, 성장 이어갈 수 있나?

🚕 마침내 흑자 낸 우버, 성장 이어갈 수 있나?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UBER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올해 80% 급등한 우버 : 한동안 소식이 뜸해서 미국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듯했던 승차 공유 서비스의 대명사 우버의 주가가 올해에만 80%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물론 나스닥에선 이런 주가 흐름을 보이는 기업이 많기는 합니다. 시가총액 상위 업체인 구글(47%), 넷플릭스(49%), 애플(43%), 테슬라(133%)조차 큰 상승을 했을 정도이니까요.

위워크는 80% 이상 급락 : 하지만 반대로 사업모델이 검증되지 않아 그야말로 나락에 빠진 사례도 있습니다. 오피스 공유 업체인 위워크가 대표적입니다. 올해만 84% 급락해 주당 0.2달러 수준의 이른바 동전 주식이 됐습니다. 시가총액도 6000억원 수준에 불과하고요. 어렵게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상장했던 지난 2021년 10월 대비 주가가 무려 98% 정도 폭락(🔗관련 기사)한 것입니다.

📌 스팩 : 비상장 우량 기업을 발굴해 인수·합병하는 걸 목적으로 하는 페이퍼 컴퍼니. 스팩 상장은 공모로 신주를 발행해 투자 자금을 모아 먼저 상장한 후, 정해진 기한 내 비상장 우량 기업을 합병하는 방식을 의미함

비슷한 우여곡절 겪은 우버와 위워크 : 우버도 사실 위워크와 비슷한 길을 걷지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이 많았습니다. 2009년 3월 사업을 시작하면서 공유 경제를 대표하는 아이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수많은 논란 속에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이 물러나는 등 위워크와 비슷한 우여곡절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이익을 창출하지 못해 지난 10년간 누적 손실이 40조원(315억 달러)에 달한다는 점도 유사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경쟁 약화하자 요금 인상 :  그렇게 사업 모델 검증에 실패한 것 같았던 우버의 주가가 폭등하게 된 배경에는, 사상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이 꾸준히 커져왔기 때문입니다. 핵심 사업인 승차 공유만 보면, 팬데믹을 기점으로 산업 내 경쟁 강도가 낮아진 상태였는데요. 팬데믹이 끝나면서 수요가 급증했고, 그 과정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요금을 급격히 올리면서 흑자 전환의 가능성이 커졌던 것입니다.

실제로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분기 32억달러(약 4조원)였던 우버의 매출은 팬데믹이 본격화된 2020년 2분기에 19억달러(약 2조4000억원)으로 급감했는데요. 올해 1분기엔 무려 88억달러(약 11조원)로 급증했습니다. 물론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가 우버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하긴 했습니다. 다만, 팬데믹이 끝날 무렵인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승차 공유 사업도 회복하면서 성장에 힘을 보탠 것입니다.

올해 2분기, 사상 첫 흑자 전환 : 그 결과 우버가 이달 1일 발표한 올해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92억달러(12조원)를 달성해 사상 최초로 9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영업이익은 3억3000달러(약 4100억원)의 흑자를 창출했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의 기대를 완벽하게 실현한 결과인데요. 회사는 이후에도 흑자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관련 기사)도 함께 내비쳤습니다.

지속 성장에 대해선 의구심 나와 : 그러나 막상 이런 결과가 발표된 당일 우버 주가는 하락해 현재까지 횡보하는 중입니다. 우버의 매출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며 흑자가 확대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재 시장 내 유일한 경쟁자인 리프트가 5월 가격 인하를 단행한 것이 우버에 중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관련 기사)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현재 우버의 시장 점유율은 75% 이상이지만, 가격을 낮추기 않으면, 시장점유율을 빼앗길 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처우 개선 요구하는 기사들 파업도 우려 : 더불어 우버는 그간 가격을 인상하면서도 기사들에 대한 수수료 인상은 최소화해 수익성을 개선해 왔는데, 이것이 지속 가능한 전략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미 올해 초 우버 기사들이 몇 차례 파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별다른 처우 개선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관련 기사)입니다.

물론 우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는 자율주행 기반의 사업모델이 완성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시장 점유율 75%라는 독과점적인 지위를 활용해 획기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때가지는 우버 앞에 놓인 길이, 앞서 언급한 여러 이유에서 그리 평탄해 보이지만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