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톡옵션, 더이상 매력적 보상이 아닌 이유

💸 스톡옵션, 더이상 매력적 보상이 아닌 이유

‘A 회사가 상장에 성공해서 스톡옵션 받은 직원들이 대박 났다더라’라는 스톡옵션 성공 신화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스톡옵션은 현금이 충분치 않은 스타트업에서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거의 유일한 보상책이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스타트업에 입사하려는 인재들 입장에서도 여전히 스톡옵션이 매력적인 보상일까요?

불황에 대한 공포감이 엄습하면서 현재의 보상이 꾸준하게 보장되는 안정적인 일자리를 선호하는 추세가 커지고 있습니다. 스타트업 투자 역시 막연한 미래의 성장 가능성보다 실질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기조로 바뀌었습니다. 시리즈A* 단계에 1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던 회사가 시리즈B를 준비하면서는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이 됐습니다. 기업 가치에 연동되는 스톡옵션의 가치 역시 단기간에 적게는 100배, 많게는 1만 배까지 불어날 것이라 기대하기는 당분간 어려워 보입니다.

📌 시리즈A : 스타트업의 성장 과정에 따라 투자 단계를 구분한 것. 투자 회차나 투자 유치 규모에 따라 시드부터 시리즈A~D 등으로 나뉨

사실 스톡옵션은 여러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상법에 따라 최소 2년은 근무해야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지만 신생 스타트업이 2년 동안 생존할 확률은 49.5%에 불과합니다.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초기 스타트업에 입사했다면 어떻게 될까요? 절반의 확률로 망하고 스톡옵션은 휴지가 됩니다. 2022년 통계청에 따르면 대한민국 청년의 첫 직장 근속 기간 평균도 25개월로 2년이 겨우 넘는 수준입니다. 운 좋게 스톡옵션을 실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양도소득세가 발생해 보상으로써 가치가 떨어집니다.

창업 자체가 많지 않다면 스타트업의 보상을 논하는 게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자금이 말라간다’는 말과는 반대로 ‘넥스트 구글’을 천명하고 창업에 나선 창업자들도 많죠. 다음번 유동성의 파도에 올라타기 위해 지금 창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들도 있고, 실제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2022년 9월부터 3개월간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이뤄진 350여 건의 투자 유치 중 초기 기업 투자가 매달 약 100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죠. 즉, 창업의 인기는 굳건하지만 스톡옵션 중심의 보상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 셈입니다.

그렇다면 스톡옵션의 대안으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미국 실리콘밸리에선 ‘RSU(Restrictive Stock Unit·양도 제한 조건부 주식)’를 적극 활용합니다. 스톡옵션과 비슷하지만 ‘주식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실제 주식’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입사 희망자 입장에선 더 적은 세금으로 즉각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 인재 유출 방지책으로 애플, 테슬라 등에서 RSU를 활용한 사례가 널리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선 RSU가 제도적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최근 스톡옵션의 한계를 인식한 정부가 RSU에 대한 법체계를 마련하고 세제 혜택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자체적으로 주식 지급 조건을 설정할 수 있어 인재들의 근로 의욕을 높이는 동시에 주주로서의 책임감까지 고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아직 국내에선 제도적인 안전장치가 없고 활용 사례가 적어 사전에 법적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 

초기 기업일수록 생존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꼭 필요한 인재를 관리하는 일은 언제나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주요 과제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노동시장의 움직임이 바뀌는 때에는 보상 방법 역시 변해야 합니다. 어떤 제도가 있는지, 어떤 제도가 적합한지 살펴보며 회사와 인재 모두에게 매력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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