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를 ‘진짜’ 바꾸는 3가지 코드

🔎 조직문화를 ‘진짜’ 바꾸는 3가지 코드

직장 동료들 웃고있는 사진

조직문화 개선하려면 진짜 어떻게 해야하나? : 일반적으로 문화는 사회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이 조화롭게 어울려 살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이 삶을 살아가는 데 이바지합니다. 조직 내부에서 형성된 문화도 다양한 출신과 배경의 구성원들이 효율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돕고, 조직의 목표 달성과 지속 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오늘날, 수많은 기업이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조직문화를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죠. 

그렇다면 경영자와 실무자들에게 조직문화의 개선 방법이 마치 손에 잡히지 않는 안개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뭘까요? 아마도 조직문화에서 ‘조직’ 수준에만 방점을 찍어왔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고차원적이고 거시적인 이야기만 맴돌다 정작 해법을 못 찾은 거죠. 의외로 해답은 쉬울 수 있습니다. 조직이 아닌 구성원 ‘개인’ 수준에서 조직문화에 접근하는 것입니다.

실제 최근 세계적으로 직원 경험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직원 경험은 구성원들이 매일 회사에 출근하고 일하면서 겪는 경험에 집중하고, 그들이 조직의 현실을 어떻게 지각하고 구성하는지를 파악해 그 실제를 질적으로 개선하려는 접근법 또는 방법론을 의미합니다. 이와 관련해 국내 A그룹의 회장은 경영자들과 토론하는 자리에서 “구성원들이 더욱 새로운 자극을 받고 몰입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몰입을 위한 직원 경험에 집중

한때 ‘전략적 인사관리’라는 용어가 곳곳에 출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이는 조직의 경쟁우위 확보에 방점을 찍은 전략, 그리고 지속적인 성과 창출에 인사 관리가 밀접히 연계돼 이바지해야 한다는 관점인데요. 이는 철저하게 하향적인 관점이었습니다. 또 조직에서는 ‘조직 성과를 위해 제도를 이렇게 설계했으니 산하 조직과 구성원은 이 틀에 맞추세요’라는 메시지를 암묵적으로 전달해왔습니다. 그래서 기존 인사제도는 전략적 합리성과 타당성에 고착해 왔습니다. 그 속에서 구성원들이 마주하는 경험과 감정은 도외시됐죠.

반면 최근의 직원 경험은 구성원에게 철저히 집중합니다. 이는 철저히 상향적 관점입니다. 무엇보다 인재 전쟁이 심해지면서 이 개념이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직원 경험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대퇴사 시대, 조용한 퇴직 등으로 일컫는 세계적인 분위기와도 연관이 있습니다. 또한 블라인드나 잡플래닛 같은 기업 평판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예전에는 알 수 없었던 기업 내부 현황들을 구직자들이 쉽게 알 수 있게 된 것 역시 또 하나의 이유일 겁니다. 더 이상 월급만으로는 주거 안정을 이루기 어려운 MZ세대들의 등장도 빼놓을 수 없겠죠. 

한마디로 현재 많은 기업이 인재를 회사로 유인하고 구성원들을 몰입시키는 일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재들이 우리 회사에 입사하려 하지 않고 기존 구성원도 몰입하지 않는다면 전략적 인사관리가 다 무슨 소용일까요? 이에 발 빠른 국내 몇몇 기업들이 관점을 전환해 직원 경험을 집중 관리하게 된 것입니다.

조직문화를 진단하는 코드 : 당위, 금기, 허용

조직문화도 거시적 차원이 아니라 직원 경험 차원에서 진단과 변화를 고민할 수 있습니다. 구성원 개개인들이 집에서부터 회사 출퇴근에 이르기까지 어떤 경험을 겪고 어떤 생각으로 일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주관적으로 구성한 ‘일하는 현실’이 어떠한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될 수 있습니다. 정형화된 프레임이나 정량적 방법으로 접근할 수도 있고 보다 질적인 접근을 시도해볼 수도 있습니다. 

보다 더 개인 차원의 경험을 분석하기 위해서 당위와 금기, 허용의 3가지 차원에서 접근해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렇게 해야만 해(당위) ▲여기서는 이렇게 하면 안 돼(금기) ▲여기서는 이렇게까지는 해도 돼(허용) 인데요. 즉 조직문화는 ‘이 직장에서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해도 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3가지 질문에 대한 무의식으로 구성돼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직장인 홍길동씨는 월요일 아침 7시, 침대에서 일어나 출근을 준비하고 지하철역으로 갑니다. 홍길동씨는 ‘여기서는 질서를 지켜야 해’라는 생각에 줄을 서서 지하철을 기다립니다(당위).

그렇게 지하철을 타고 마침내 회사 사무실에 들어갑니다. 잠시 후 10시가 되자 상사가 전체 미팅을 하자며 회의실로 향합니다. 상사는 아이디어를 내라고 닦달하지만 구성원들은 침묵하고 있습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말하면 안 돼, 아이디어를 얘기하면 그게 곧 내 일이 되니까’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금기).

상사 눈치를 보며 겨우 퇴근했습니다. 언젠가부터 직장 생활에 염증을 느껴 창업하고 싶어졌고, 창업 아이템을 연구하고 배우는 모임에 들어간 지 벌써 여러 달째입니다. 월요일 저녁부터 십여 명의 인원이 모였는데요. 내내 입에 자물쇠를 채우고 있던 회사와는 달리 홍길동은 이 자리에서는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풀어 놓습니다. ‘여기서는 이렇게까지는 해도 돼’라는 무의식이 작동됐기 때문입니다(허용). 

조직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구성원들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조직문화가 더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그들이 이 코드들을 무의식적으로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보면 ‘이 회사는 예전 직장과는 달리 상급자에게 깍듯이 대해야 하는구나, 그래도 회의할 때는 생각한 바를 편하게 얘기할 수는 있구나, 공적이든 사적이든 핸드폰 전화는 회의실에 들어가서 조용하게 받아야 하는구나!’ 등을 익힐 겁니다. 그리고 자신의 태도와 행동을 그에 맞추려 하겠죠. 그 집단으로부터 배척당하고 싶지 않을 테니까요.  


개인의 문화 학습 분석에서 시작하는 조직문화 변화 

영화 <미션 임파서블 1>에서 톰 크루즈는 보이지 않는 레이저 선에 몸이 닿지 않게 애쓰면서 목표물에 도달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이는 오늘날 사무실과 같은 모습입니다. 오늘날 사무실과 작업장 안에는 그와 같은 보이지 않는 무수히 많은 선이 그어져 있으니까요. 톰 크루즈가 그러한 것처럼, 구성원들은 그 선을 넘으려 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고 있는 적막한 사무실에서 그 누구도 볼륨을 높여 흥이 나는 음악을 틀어 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여러 선이 켜켜이 쌓여서 굳어진 것이 또한 조직문화이기도 합니다.

조직문화를 변화시키려 한다면 무엇보다도 개인 차원의 문화 학습 코드를 철저히 분석하고 해체해야 합니다. 명시적이든 암묵적이든 우리 조직의 당위, 금기, 그리고 허용이 무엇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나아가 우리 회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목표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무엇인지, 저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굳이 그렇게까지 제약할 필요가 없는 것은 무엇인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그리고 구성원들이 그 선을 살짝 넘도록 유도하고 독려해야겠죠. 그들이 집단적으로 선을 넘을 때 비로소 조직문화 변화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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