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재테크] 세계 3대 연금의 투자 섹터·종목 파헤치기

리멤버가 프리미엄 재테크💰 콘텐츠를 선보입니다. 주식·부동산·생활경제 등 각 분야 최고수 필진을 엄선했습니다. 매일 재테크 성공 습관을 만들어보세요.

💵 세계 3대 연금의 투자 섹터·종목 파헤치기
미주사의 미국주식 컨닝페이퍼

네이버 프리미엄콘텐츠 미국주식 분야 1위 필진이자 연합인포맥스 패널입니다. <미국주식 사관학교>를 운영중입니다.

불황기 주식투자의 모범답안을 컨닝한다? : <13F 공시>를 아는 분 계신가요? 거의 없으시겠죠. 하지만! 기관의 어깨에 앉아서 가는, 날로 먹는 주식 투자를 위해선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오늘 콘텐츠는, 바로 미국의 유수 기관 투자자들이 어떻게 투자하는지 엿볼 수 있는 13F 공시를 설명 드리겠으니 놓치지 마세요!

일정 규모 이상의 미국 기관 투자자들은 특정 기간의 포지션과 포트폴리오, 새로 샀거나 판 주식들을 분기가 끝날 때마다 45일 이내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공시해야 합니다. 이걸 13F 공시라고 해요.

이 13F 공시들을 잘 챙겨보고 있으면, 세계에서 돈을 가장 많이 굴리며 돈을 가장 잘 버는 헤지펀드들이 열심히 주워 담고 있는 종목이 어떤 것들인지, 손절하거나 잘라내고 있는 종목이 어떤 것들인지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운용팀이 굴리는 장기 투자 : 헌데 이런 의문을 제기하실 수 있겠습니다. ‘그 기관들이 단타를 많이 하는 헤지펀드들이면 어떡해?’ 그런데 월가 헤지펀드 대부분보다 규모는 더 크지만 헤지펀드가 아닌 기관들이 있습니다. 이 기관들은 단타를 잘 안 합니다. 쉽게 말해, 포트폴리오에 담은 주식을 조금씩 추가 매수하거나 덜어낼지언정, 우르르 샀다가 한 방에 와르르 쏟는 짓은 거의 안 한다는 겁니다. 가치 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과 비슷한 스탠스라고 할 수 있죠. 이 기관들이 대부분 바로 우리에게 익숙한 연기금입니다.

연기금의 목적은 뭘까요? 국민들이 납부하는 연금을 최대한 잘 굴려서 미래에 더 많은 금액을 돌려주는 겁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을 벌어야 하는 거죠. 게다가 최소 10년~최대 50년까지 내다보고 투자하기에,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운용팀을 모아 긴 호흡으로 가치 투자를 합니다.

그럼 세계 최대 규모인 3대 연기금 운용 기관을 소개하겠습니다.

🇰🇷 대한민국 국민연금(NPS)

・운용 해외 주식과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는 사이트 👉 (클릭)
・미국 내 자금 운용 규모 : 479억달러
・최대 보유 주식 : 애플

올해 3분기 13F 공시에 따르면, 우리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보유 주식 금액은 총 479억달러고, 상위 10개 종목 보유 비중은 27.59%입니다. 최대 보유 주식은 애플(AAPL)이고 2209만주를 갖고 있습니다.

🇺🇸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기금(CalPERS)

・운용 해외주식과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는 사이트 👉 (클릭)
・미국 내 자금 운용 규모 : 1086억달러
・최대 보유 주식 : 애플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기금의 올해 3분기 13F 서류에는 1086억달러어치의 미국 주식 및 각종 자산군이 포함돼 있습니다. 상위 10개 종목의 보유 비중은 20.2%입니다. 애플(AAPL)을 가장 많이 가지고 있고, 총 3528만 주를 들고 있습니다.

🇨🇦 캐나다 국민연금(CPP)

・운용 해외주식과 포트폴리오를 볼 수 있는 사이트 👉 (클릭)
・미국 내 자금 운용 규모 : 589억달러
・최대 보유 주식 : 구글(Alphabet Inc Class A)

캐나다 국민연금의 2022년 3분기 13F 서류에는 589억달러의 미국 주식 및 각종 자산군이 나타나 있습니다. 상위 10개 종목의 보유 비중은 18.79%입니다. Alphabet Inc Class A(GOOGL)를 가장 많이 갖고 있습니다.

우리 국민연금이 상위 10개 종목 편중 현상이 심하고, 다른 연기금들은 그렇지는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런 연기금들은 그 나라 최고의 금융 인재들을 채용하고 때로는 아주 실력 좋은 자산 운용사들에 자금 운용 위탁을 맡기기도 합니다. 목적은 단 하나, 시장에서 수백억~수천억달러에 달하는 돈을 굴려 뭘 하든 돈만 벌어오란 것입니다.

연기금마다 스타일 다르지만… 공통점 속에 답이 있다 : 연기금마다 스타일이 있고 투자 철학이 있으며, 당연히 각각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미국, 캐나다를 가리지 않고 연기금은 그 국가, 국민의 수십년 후 미래를 책임지기 위해 납부된 연금을 굴려야 하는, 정말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는 기관입니다. 때문에 연기금 한 군데의 포트폴리오만을 그냥 멍하니 보고 있는 것보다는, 이 기관들의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변화의 흐름을 잡아야 합니다.

연기금들은 수십조~수백조원에 달하는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세상이 앞으로 어떻게 변할 것인가?” “떠오르는 섹터와 몰락하는 섹터는 어디일 것인가?”란 질문에 누구보다 현명하고 빠르게 답을 내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답이 세부적으론 연기금마다 다를 순 있습니다. 그러나 전반적인 공통점이 있다면 그건 우리 개미들이 정답에 상당히 근접할 거라 판단해봐도 좋겠죠. 이 13F 공시는 분기 종료 후 45일 안에만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최대 45일의 딜레이가 있지만, 단타를 거의 치지 않는 연기금의 특성상 여전히 유의미합니다. 

(참고로 연기금들이 얼마나 주식을 잘하냐면, 미국 증시가 올해만 30.37% 하락했는데 이 기간 동안 대한민국 연기금은 겨우 6.46% 손실을 겪었습니다(아래 그림 2개 참조).)

이제, 세계에서 가장 거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 3대 연기금 운용 기관들이 <지금 어떤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지> <여기서 우리가 찾아낼 수 있는 공통점과 투자 인사이트는 무엇인지>를 시원하고 깔끔하게 설명해 드릴게요.

앞서 각 연기금마다 링크를 걸어드린 사이트에 들어가시면, 이런 식으로 연기금들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섹터를 더 담았고 어떤 섹터는 팔아버렸는지가 자세히 나옵니다. 위 그래프 특이사항들을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연기금들의 답지 컨닝하기

・대한민국 국민연금 : 정보통신, 헬스케어 부문의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음. 임의 소비재 부문은 팔지도, 사지도 않고 계속 홀딩 중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기금 : 정보통신, 헬스케어 부문의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음. 임의 소비재 부문을 정말 티 안날 정도로 조금씩 계속 사모으는 중

・캐나다 국민연금: 헬스케어, 유틸리티 및 통신, 부동산 부문의 비중을 조금씩 늘리고 있음

가장 열심히 사들이는 섹터 : 세계 연기금 3대장이 공통적으로 열심히 사모으는 섹터는 <헬스케어>입니다. <정보통신>이 그 뒤를 따르고, <임의 소비재, 유틸리티 및 통신, 부동산>이 3등입니다. 즉, 연기금의 관점에서 지금 매수가 땡기는 섹터는 [1등: 헬스케어, 2등: 정보통신, 3등: 임의소비재, 유틸리티 및 통신, 부동산]으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임의 소비재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하실 수 있겠습니다. 쉽게 말해, 자동차·사치재·레저용품 같이 경기의 순환을 타는 제품군을 말합니다. 더 쉽게 생각하면, 필수 소비재를 만드는 회사들은 경기방어주에 해당하고, 임의 소비재를 만드는 회사들은 경기 순환주에 해당한다고 이해하셔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정보통신, 부동산, 유틸리티 등 각 섹터에서 이 3대 연기금이 공통적으로 유의미한 비중을 담거나, 추가 매수 중인 회사를 따로 추려내면 이렇습니다. 이게 사실상 답지나 마찬가지라고 봐도… 큰 무리는 없습니다.

・헬스케어 : UNH, JNJ, MRK, LLY, PFE, VRTX, ABBV, BMY
・정보통신 : AAPL, MSFT, CSCO, NVDA, QCOM, TXN
・임의 소비재 : AMZN, TSLA, MCD, HD
・유틸리티 및 통신 : VZ, T, NEE, AMT
・부동산 : DLR, ARE

어떤 종목들 비중이 높은가? : 글로벌 연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이나 투자 성향에서 몇가지 인사이트를 엿볼 수 있습니다. 먼저 헬스케어는 코로나 백신의 직접적인 수혜주와는 오히려 거리가 있습니다. 머크(MRK)와 화이자(PFE), 존슨앤드존슨(JNJ)보다는, 전통적인 다국적 의료보험 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그룹(UNH), 엘리 릴리 앤 컴퍼니(LLY), Vertex Pharmaceuticals(VRTX) 등의 비중이 오히려 더 높았습니다. 이는 미국의 고령화와 함께 일반 의료 시장이 더욱 커질 거라는 베팅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영원히 망할 일이 없다고 간주되는” 기술주의 대표적인 예시인 애플(AAPL),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있죠. 헌데 이외에도 엔비디아(NVDA)가 그 다음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눈에 띕니다. 반도체 관련 법안의 가장 큰 수혜주로 예상되는 퀄컴(QCOM)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XN) 선택된 것도 물론입니다.

임의 소비재를 보면, 아마존(AMZN)과 테슬라(TSLA)가 부동의 탑픽을 차지하고 있고, 맥도날드(MCD), 홈디포(HD)도 눈에 띕니다. 홈디포야 그렇다 치고, 맥도날드를 임의 소비재 부문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것도 재미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가지 가설을 세워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에 진출해 있는 미국의 외식 브랜드는 많습니다. 그런데 맥도날드를 유독 많이 사들였다는 건 대체 불가능한 포지션을 구축 중인 인스턴트 푸드 산업으로 맥도날드를 유일하게 인정했다는 뜻입니다. 맥도날드는 경기를 많이 타는 외식업 분류로 들어갑니다. 그럼에도 올해 초 끔찍한 하락장에서 큰 규모의 하락 없이 잘 버텼고 현재 주가가 ‘무지성’ 상승 중입니다.

앞으로 경기 침체가 온다고들 하죠. 정말로 오더라도 다른 외식 업종이 다 죽은 다음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업종이 맥도날드와 코카콜라라는 데 세계의 기관 투자자들이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연기금들의 답지를 컨닝하면서 단순히 따라사시라는 게 아닙니다. ‘연기금들은 왜 이 섹터와 종목을 매수했을까?’ ‘앞으로 이 섹터의 발전 가능성을 좋게 보는 것일까?’ 등을 생각하면서 이들의 포트폴리오를 참고하시란 얘깁니다. 그럼 요즘 같은 시대에도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실 겁니다.

오늘자 리멤버 뉴스레터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