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재테크] 미술품 조각 투자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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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술품 조각 투자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
돈키레터의 아트테크 이야기

조각투자 플랫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니콜라스 파티의 작품 © The Modern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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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싸늘히 식은 ‘조각 투자’ 열기 : 올해 초까지 미술 시장에서 가장 큰 기대를 받았던 건 조각 투자 시장이었습니다. ‘조각’이라지만 시장 규모는 무시할 수준이 아닙니다. 재작년 51억원 규모에서 시작해 작년엔 545억원으로 10배가 됐고, 올해 상반기에만 31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조각 투자 시장은 순식간에 싸늘하게 식었습니다. 수익률 때문인데요. 올해 초만해도 평균 수익률이 20%를 넘겼는데, 이젠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됐습니다. 일례로 쿠사마 야요이의 붉은 호박은 -8%, 니콜라스 파티는 -20%, 알렉스 카츠는 -14%, 이건용 작가는 -11%에 거래됐습니다.

오늘은 미술품 조각 투자 시장의 현황을 짚어드리면서 <미술품 조각 투자를 조심해야 하는 이유>를 말씀 드려보고자 합니다.

왜 열기가 식었을까?

이유는 크게 2가지입니다. 1️⃣ 첫째로 올해 4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조각 투자 소비자 경보 발령 및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건데요. 이 여파로 조각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가 급감했습니다. 국내 조각 투자사에서는 한 달에 1건도 모집이 안 되는 경우가 늘었고, 공동 구매 모집 속도도 늦어지게 됐습니다.

2️⃣ 둘째로 3분기에 접어들며 미술품 경매 시장이 위축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국내 미술품 경매 낙찰 총액은 작년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었고, 평균 80%를 넘기던 낙찰률도 60.59%로 하락했습니다. 폐쇄적인 미술 시장에서 경매 회사의 지표는 가장 신뢰 받는 지표로 여겨집니다. 미술 시장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조각 투자 회사에선 매입한 작품을 낮은 금액에 매각해야만 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겐 어떤 피해? : 이렇게 조각 투자 시장이 위축되면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건 투자자들입니다. 특히 조각 투자는 MZ 세대가 중심입니다. 기존 미술품 구매와 다른 이점이 많았기 때문이죠. 일단 1000원 단위의 소액 투자가 가능하고, 조각 투자 플랫폼에서 투자 대상 작품을 선정하니까 별도의 정보 습득 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고가 미술품이라면 팔 때 세금을 내야하는데 이로부터도 자유롭죠. 보관과 유지에 드는 보험료도 안 들어가고요. 더구나 미술품 임대 수익 등 부가 수익까지 누릴 수 있습니다. 이런 특징들로 각광 받았죠.

국내외 미술시장 블루칩이라 불리는 쿠사마 야요이의 붉은 호박 © Yayoi Kusama Museum

하지만 미술 시장 내부자들은 염려를 보내기도 했었습니다. 미술품 투자의 핵심은 작품을 감상하고 구매해 소장하며 느끼는 기쁨인데, 조각 투자를 통해선 이걸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이죠. 물론 플랫폼에 따라 분할 소유권자에게 작품 감상 공간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번 찾아가 감상하기란 쉽지 않겠죠. 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방식이기에 작품 선택권이 줄어드는 것도 단점이고요.

더구나 미술품은 통상 10년 정도의 장기 보유가 전제돼야 투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대다수의 미술품 조각 투자 기업은 미술품 보유 기간이 300일쯤으로 짧습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팔아버리면 매각으로 생기는 수수료와 세금 때문에 차익을 내기 어렵습니다. 내부적인 거래로 수수료를 절감해 매도한다지만, 수익 염려가 쉽게 사그라들 순 없었죠.

조각 투자 전반으로 번지는 우려 : 조각 투자 플랫폼 전반을 향한 염려도 있었습니다. 음원 저작권 수익에 투자하는 ‘뮤직카우’, 부동산 조각 투자 플랫폼 ‘카사’ 등은 혁신 금융 서비스로 인가 받아 운영 중이지만, 대다수 미술품 조각 투자 플랫폼은 금융 당국의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지 않아 투자자 보호 장치가 미흡합니다. 미술품의 분할 소유권은 법률로 인정하는 증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소유권은 작품의 시세 차익과 임대 수익을 나누기 위한 임의적인 증명일 뿐입니다. 온라인 권리증이나 실물 인증서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예금자보호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었습니다.

우려가 현실이 된 상황인데요. 전문가들은 현재의 원금 손실 수준보다 더 부정적인 시나리오도 제시합니다. 최악의 경우엔 플랫폼 회사가 파산하는 등 문제가 생겨 투자금을 아예 회수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그만큼 미술품 조각 투자 시장엔 냉각기가 찾아온 건데요. 더 현명한 투자 관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