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 재테크] 발빠른 MZ가 ‘판화’에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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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화 시장과 투자의 모든 것!
돈키레터의 아트테크 이야기

판화 초록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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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트렌드가 된 미술 투자 : 최근 현대 미술 투자를 향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특히 올해는 세계적 아트페어*인 프리즈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렸고, 한국 미술 시장 규모도 이례적으로 1조원을 달성했습니다. 미술계에서도 일반 대중들에게도 미술품 투자가 트렌드가 된 걸 체감할 수 있는 한 해였습니다.

📌 아트페어 : 여러 갤러리가 연합해 미술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행사

‘판화’에 주목하는 MZ 세대 : 최근 국내 미술 시장의 흐름을 이끄는 건 MZ 세대입니다. MZ 세대는 기존 흐름을 이끌던 50~70대 기성 세대와는 다른 특징을 2가지 갖고 있습니다. 첫째로 작가에 대한 시장 평가를 보고 어떤 작품을 구매할지 선정합니다. 그 작가에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한 고려 요소인 셈이죠. 둘째로 구입한 작품을 SNS에 전시합니다. 자신의 취향과 즐거움을 공유하는 것이죠.

MZ 세대의 예산은 기성 세대 미술품 구매자보다 적습니다. 때문에 투자성을 고려하면서도 전시할 만한 유명 작품을 선택하는데요. 그중 가장 떠오르는 예술품이 판화입니다. 판화는 2020년 MZ 세대가 미술 시장에 유입되며 크게 주목 받기 시작했고, 이후 유명 작가의 판화를 중심으로 가격이 꾸준히 올랐습니다. 그리고 미술 시장에선 이 트렌드가 쭉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론디노네
리미티드 에디션 판화 작품에 서명하는 우고 론디노네 © 1stDibs

🧾 판화의 시장 가치는 어떻게 평가하나?

그럼 투자를 목적으로 판화를 구매할 때, 우린 어떤 요소를 챙겨 봐둬야 할까요? 다른 예술 작품과 달리 판화는 ‘복제품’이란 특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오늘날 판매되는 판화도 크게 <리미티드 에디션>과 <오픈 에디션>으로 나뉩니다.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전자는 한정판, 후자는 무한정판입니다. 대부분의 판화는 한정판으로 제작됩니다. 판화는 기술상 얼마든 찍어낼 수 있긴 하지만, 작품의 희소성을 유지해 가치를 높이기 위함이죠. 그리고 인쇄 번호를 작품 하단에 연필로 적어놓습니다.

<리미티드 에디션>

🖨 인쇄 횟수가 적어야 좋다! : 대개 ’15/70′ 이런 방식으로 인쇄 번호가 표기됩니다. 70은 만들어진 판화의 총 장수, 15는 제작 순서를 의미합니다. 인쇄 횟수가 적을수록 작품 수량도 적은 겁니다. 그만큼 시장에서 구하기 어렵단 뜻이니 인쇄 번호가 낮은 작품이 더 비쌉니다. 대개 인쇄 번호가 100 내외인 작품들이 같은 조건일 때 높은 가치를 인정 받곤 합니다.

🔨 제작 순서도 앞일수록 좋다! : 제작 순서 역시 빠를수록 비싸게 평가 받습니다. 이는 과거 전통 판화 제작 방식의 영향입니다. 목판화나 석판화 등 판에 대고 찍어내는 판화의 경우, 여러 번 찍어낼수록 판이 망가지기 마련이었습니다. 때문에 뒤로 갈수록 원본과 멀어지게 됐죠. 때문에 사람들은 앞 번호에 제작된 작품을 선호하게 됐고, 그 흐름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같은 맥락에서, 앞 번호일수록 예술가의 작품성을 가장 잘 담아낸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오픈 에디션>

반면 오픈 에디션은 수량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때문에 희소성이 떨어져 가치가 높지 않습니다. 작가 서명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작가나 작가가 속한 재단이 직접 제작하지 않고 다른 업체에 대행을 맡기는 일도 있습니다. 작가의 손때 묻은 작품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거죠. 그 거리에 따라 작품 가격은 적게는 두 배, 많게는 수십 수백 배도 차이가 납니다.

💰 비싸게 팔리는 판화의 특징?

우리에게도 익숙한 일본 예술가, 쿠사마 야요이는 판화 작품도 매우 높은 가격에 거래됩니다. 그의 작품들은 판화 가격이 시장에서 어떻게 높게 평가 받을 수 있는지를 모두 보여줍니다.

❶ 한화 약 2800억원에 낙찰된 쿠사마 야요이의 대표작 노란 호박 시리즈, 1990년 작 © Ravenel International Art Group ❷ 1억 7000만원대에 거래 중인 야요이의 판화 작품 © Timothy Art

1️⃣ 시장에서 원본을 구하기 어려울 때 : 작가의 작품이 이미 너무 많은 유명 컬렉터의 손에 들어가거나 미술관 소장품이 됐을 경우, 일반 컬렉터는 그 작품을 구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때문에 평범한 개인 컬렉터들은 판화를 찾게 됩니다. 특히 리미티드 에디션은 더 이상 추가 제작이 없다는 선언과 마찬가지기에 가격이 더욱 높아지게 됩니다.

2️⃣ 작가의 전성기 작품이나 대표작을 담은 판화 : 대표작은 가격이 점점 오르기 마련입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 시리즈는 너무나 유명한 야요이의 대표작이 됐는데요. 2019년 그의 노란 호박 시리즈 중 한 작품은 약 2822억500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현재 야요이의 노란 호박 판화 작품은 1억7000만원선에 거래됩니다.

3️⃣  세계에 시장이 고루 형성될 경우 : 판화 역시 원본 그림처럼, 찾는 이가 많을수록 가격이 자연스레 오릅니다. 쿠사마 야요이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 시장이 형성된 작가입니다. 어떤 시장에 내놔도 잘 거래됩니다. 아직까지 아시아 시장과 영미 시장을 모두 아우르는 작가가 많지 않습니다. 때문에 그의 작품은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4️⃣ 작가의 죽음 전후 무렵 : 대개 작가가 사망하면 그 이후 작품 가격이 빠르게 치솟습니다. 더 이상 새 작품이 만들어질 수 없기 때문이죠. 이 점을 노려 작가가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 때부터 작품을 전략적으로 사들이는 이들도 있습니다. 미국의 그라피티 예술가 장미셸 바스키아는 사망 1년 전부터 ‘곧 죽을 것 같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당시 이 소문에 뉴욕에선 바스키아의 작품 거래량이 치솟기도 했습니다. 야요이는 1929년생으로 93세입니다. 그가 사망할 경우 오르게 될 작품 가격을 고려해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것이죠.

정리하면, 큰 시장을 이룬 작가의 대표작을 구하기 힘들 땐 판화로 만들어져도 높은 가격을 기록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환금성이 높아 재판매도 수월한 편이고요. 작가 사망 등 이슈도 판화 판매량에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판화의 이런 특징들을 염두에 두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