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또 함께’ 비대면 근무 잘 하는 방법

🎯 ‘따로 또 함께’ 비대면 근무 잘 하는 방법

화상회의 하이브리드 워크

따로 또 함께를 추구하는 하이브리드 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에게 소속감을 심어 주는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의 역할과 커뮤니케이션 환경 조성이 중요합니다. 조직은 공동의 이정표를 만들거나 공감대를 형성하고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등 구성원들이 신뢰를 쌓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또 비대면 상황의 소통 방식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회의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죠.

저는 새롭게 쏟아지는 정보들을 살피고 선택해 실제 강의에 적용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요. 이때 우선 사용하는 프레임이 ‘바뀌는 것’과 ‘바뀌지 않는 것’에 대한 통찰입니다. 이러한 작업은 중요한 본질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면서, 변화 대응의 폭을 줄이고 실제로 행동할 수 있게 돕습니다.

긴밀하게 협력하는 하나의 팀으로 일하기 

모든 조직구조가 팀으로 운영되면서 팀원들 간의 협업과 소통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워크에서 추구해야 할 팀의 모습은 ‘따로 또 함께’입니다. 언제 어디서  일하더라도 같은 목표를 공유하면서 긴밀하게 협력하며 하나의 팀으로 일한다는 의미죠. 다음 항목은 구글이 2015년 사내 180여 개 팀을 조사해 찾아낸 ‘최고의 팀들이 지닌 5가지 요소’입니다.

1️⃣ 상호의존성 : 구성원들이 각자 맡은 일을 수행하고, 공동의 높은 기준을 충족시킨다.
2️⃣ 체계와 명확성 : 각자의 역할이 명확하고 팀의 ‘운영 원칙’이 있다.
3️⃣ 의미 : 자신의 업무에 개인적인 의미를 느낀다.
4️⃣ 영향 : 자신의 업무가 중요하며 세상에 기여한다고 느낀다.
5️⃣ 심리적 안전감 : 각자가 솔직하고 서로에게 진정성 있다고 느낀다.

이제 우리는 여기에 새로운 상황, 즉 하이브리드 워크 환경에서도 위와 같은 요소들을 이끌어내기 위한 해법을 찾아나가야 합니다.

협업을 잘하기 위해 리더가 챙겨야 할 요소

협업을 잘하려면 구성원들이 ‘우리는 하나의 팀’이고 ‘팀의 일원으로서 일한다’라는 공동체 의식 혹은 소속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의 신뢰 수준 역시 매우 높아야 하죠. 이를 위해 리더가 챙겨야 할 세 가지 요소를 소개합니다. 

1️⃣ 공동의 이정표를 만들기 : 공동의 이정표를 만드는 건 멀리 떨어져 있는 구성원들이 어디서나 볼 수 있고, 혼자 있어도 길을 잃지 않게 해 주는 등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성공하는 팀의 구성원들은 공동의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늘 개인의 역할과 책임, 노력 등을 상위 목표와 연관시키며 공동체 의식을 고취합니다. 

2️⃣ 그라운드 룰 만들기 : 리더는 구성원들이 처한 개별적인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서로의 기대치를 맞추도록 도와야 합니다. 구성원들은 저마다 다른 지식이나 기술, 강점, 업무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환경을 거의 공유하지 않는 글로벌 원격 팀에서는 구성원들의 문화적 맥락과 상황적 제약이 달라 오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대면·비대면 형태의 장을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합니다. 리더가 먼저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은 강력한 신호가 될 수 있죠.

일하는 방식에 대한 기대 수준을 맞추는 그라운드 룰을 만드는 것 또한 필수적입니다. 에어비앤비의 한 팀은 업무 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상황을 사고 대응 시, 비현실적이고 타이트한 데드라인, 동료의 압박이라는 세 카테고리로 나누고 행동약속을 정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고 대응 시에는 ‘감당할 수 없으면 지원을 요청한다’ ‘새벽에 대응한 경우 충분히 잠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한다’는 행동약속이 있습니다. 동료의 압박 부분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핵심 근무시간에만 대답을 기대한다’ ‘근무시간 외에는 메신저보다 이메일을 활용한다’ 등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은 원격근무가 확산될수록 더욱 힘을 발휘할 것입니다.

3️⃣ 정보 개방하기 : 구성원들이 자신의 상황 및 정보 공유를 개방적이고 투명하게 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원격근무의 가장 큰 문제점은 나와 다른 팀원이 하는 일을 한눈에 그려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상황을 명확히 알 수 없을 때 지레짐작해 잘못된 방향으로 업무를 진행하기도 하고 고립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매일 간단한 브리핑 회의를 진행해도 좋고, 완료된 업무와 진행 중인 업무 정보를 업데이트해 팀원에게 메일로 보내주는 것도 도움이 되겠죠. 핵심은 팀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서로 즉시 공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워크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이제는 소통에 대해서 좀더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동시적 커뮤니케이션’과 ‘비동시적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해야 합니다. 동시적 커뮤니케이션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전화 통화, 만나서 나누는 대화 등이고 비동시적 커뮤니케이션은 메시지 사이에 시간차가 존재하는 이메일, 전자게시판 등을 말하는데요.

하이브리드 워크는 비동시적 커뮤니케이션을 기본으로 합니다. 원격 팀의 성과와 만족도가 더 높은 이유는 개인들이 가치 있는 일에 방해받지 않고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개인의 다른 업무 일정을 존중해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격 근무자가 항상 단체 채팅방에 접속해 실시간 소통하기를 기대한다면 원격 근무의 이점은 곧 사라지게 됩니다. 그런데 비대면 의사소통 방법들은 동시적인지 비동시적인지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죠.

화상회의에 참석해 채팅으로 대화하는 건 어디에 속할까요? 인스턴트 메시지에 보통 얼마간의 시간을 두고 답하시나요? 실시간 소통이 필요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말에 이메일을 확인하고 답을 해야 할까요? 이런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도 구성원 간 합의가 필요합니다. 

또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비동시적 커뮤니케이션 상황에서는 각자의 일정표를 세심하게 계획하고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겁니다. 구성원들의 일정이 겹치는 시간과 누구나 불쑥 들어와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개방된 시간도 포함돼야 합니다. 이 외에도 부재중 회신 설정, 자리 비움 설정, 자동메시지 전송 프로그램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일, 매주 혹은 일 년에 며칠이라도 비대면, 대면을 포함한 동시적 소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질레트는 3일의 사무실 근무일을 효용에 따라 활용하고 있습니다.

▲Functional Team day : 팀원들이 함께 브레인스토밍하고 협업하는 날
▲Cross-functional day: 다른 팀이나 다른 업무기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중요한 이슈를 검토하고 의사결정하는 날
▲Decentralized, social Friday : 직원들이 부서를 초월해 더 넓은 관계를 만들고 대화하는 날

마지막으로 디지털 대화에서 새로 등장한 암시와 신호 등 ‘디지털 바디랭귀지’를 연습해야 합니다. 여러분은 구성원들이 보낸 답문 중 ‘네?’ ‘네…’ ‘넹’ ‘넵!’의 의미를 구별할 수 있나요? 

디지털 대화에서는 감정을 전달하고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약어를 비롯해 생략을 많이 할수록 의도와 다르게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빠른 의사소통에 대한 압박감에서 벗어나 정확한 전달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합니다.

디지털·비대면 환경에서의 회의 

회의는 혼자서 생각하기 힘든 일을 여러 명이 모여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토론하는 자리입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대표적인 협업 시간이죠. 올바른 안건을 상정하고, 적절한 참석자들을 초대하고, 의사록을 작성하고, 필요 없는 회의는 줄이는 등의 기존 원칙은 하이브리드 워크 상황에서도 동일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새롭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우선, 디지털 회의 환경에 대한 배려와 투자가 필요합니다. 같은 회사의 직원들이 함께 강의를 듣는데, 어느 곳은 와이파이가 열악해 강의가 계속 끊긴다면 어떨까요? 원격 교육은 몰입을 위해 집에서 듣는 것이 원칙인데, 카메라 기능이 지원되는 노트북이 없어 회사에 나와 듣는다면 자신만 소외된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죠.

또 비대면 회의에서 구성원들의 집중과 참여를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대면 회의는 비대면 회의보다 상호작용이 활발한 편입니다. 침묵이나 스마트폰 사용에 있어서 다른 사람의 눈치와 반응을 보면서 말과 행동을 수정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회적 압력이 없는 비대면 회의에 참여한 구성원들은 핸드폰을 보거나 다른 일을 하는 등 집중력 저하 현상을 보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리더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것이 바로 참석자들이 카메라를 켜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발표자는 구성원들이 잘 듣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알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조직에서 화상회의를 할 때에는 무조건 비디오를 켜 놓아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비대면 기술의 장점을 잘 활용하면 구성원들의 집중도와 참여를 높일 수 있습니다. 비대면 실시간 강의 시 링크를 통해 특정 웹 페이지로 이동시키고, 실시간 투표를 하고 즉석에서 통계를 낼 수도 있습니다. 

소규모 토론이 필요한 경우 회의 상황을 가상 룸 몇 개로 나눠 클라우드에 토론 결과를 적으면 다른 팀에게도 내용을 쉽게 공유할 수 있습니다. 화면에 본인의 이름이 표시되게 설정하고 서로의 이름을 부르게 하는 것도 매우 효과적이고요.      

‘줌 피로증후군’은 화상회의가 잦아지면서 기술적·심리적 요인으로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현상을 말합니다. 우리의 뇌는 거대한 얼굴을 대하거나 조그만 얼굴들이 가득한 화면에 장시간 노출되도록 설계돼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디지털 세계에서 경험하는 빠른 속도를 화상회의 시에도 무의식적으로 기대하게 됩니다. 그래서 비대면 회의의 전체 회의시간 및 개인별 발표시간은 대면 회의보다 짧아야 하고, 쉬는 시간은 좀 더 여유 있게 줘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비대면 회의는 원격 근로자가 동료와 교류하는 유일한 혹은 좋은 기회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만약 화상회의를 10분 일찍 개설하고, 끝난 후에도 곧장 닫지 않는다면 구성원들은 서로 안부를 묻고 질문할 수 있을 겁니다. 모든 정기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약 5~10분 동안 업무와 무관한 잡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하이브리드 워크’는 오늘도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앞으로 어디까지, 어떻게 발전할지 명확히 알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인간은 협업하는 존재이고, 집단에서 소속감과 소통을 원한다는 것입니다. 구성원과 함께 하이브리드 워크의 미래 방향에 대해 토의하고 필요한 원칙을 정하며 한 발자국씩 걸어 나갑시다. 

임주영 :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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