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은 왜 채굴 방식을 바꿀까?

🪙 이더리움은 왜 채굴 방식을 바꿀까?

이더리움 로고

9월 15일, 이더리움의 채굴 방식이 바뀐다?!

대표적 가상화폐 이더리움이 다음달 15일을 ‘머지(merge)’ 데이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머지란 이더리움이 기존 채굴 시스템을 버리고 새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걸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날부터 기존의 이더리움 채굴 방식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암호화폐를 얻는 방법은 작업증명(PoW)과 지분증명(PoS)으로 나뉩니다. PoW는 수학계산을 통해 채굴을 하는 방식이고, PoS는 지분 규모에 따라 토큰이 분배되는 방식입니다. 이더리움은 현재 PoW 방식을 사용 중인데 이번 머지를 통해 PoS 방식으로 바뀝니다.

채굴 방식의 변화는 중요한 투자 테마로 자리잡은 ESG와 무관하지 않은 흐름입니다. PoW 방식은 필연적으로 컴퓨터 자원을 낭비합니다. 토큰 분배를 위해 의미 없는 계산을 계속 시키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환경을 파괴한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이더리움 재단에 따르면, PoS 방식으로 전환할 시 무려 전력 소비량의 99.65%가 감소할 거라고 합니다. 

이번 전환이 시장에 호재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에너지 사용을 대폭 줄이고 거래 안정성도 높여 확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이더리움의 가격 급등도 이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이더리움을 매수하려는 기관투자자들이 더욱 늘어날 거라 예측하는데요. 일각에선 이더리움 시총이 비트코인을 제칠 가능성까지 제기됩니다.

② 뉴욕타임스에 실린 무서운 이야기

사라지는 인공지능

뉴욕타임스에 보도된 다소 황당하고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작년 2월 미국에 거주하는 한 40대 남자가 자신의 아이가 음경이 부어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코로나가 한창인지라 아버지는 아이의 음경을 찍은 사진을 병원에 보냈습니다. 응급 진료 일정을 잡기 위해 아이의 사전 정보를 병원 측에 제공한 겁니다. 의사는 항생제를 처방했고 아이는 무사히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예기치 않은 문제가 생겼습니다. 구글의 AI 알고리즘이 아이의 음경 사진을 아동 성 착취물로 판단한 겁니다. 당시 아버지가 사용하던 안드로이드 휴대폰에서는 촬영 사진이 구글 포토에 자동 백업되고, 연락처는 지메일에 동기화 됐으며, 일정도 구글 캘린더에 저장됐습니다.

구글 AI가 아이의 사진을 ‘아동 성착취물’로 판단한 순간, 온라인에 기록된 그의 인생은 통째로 날아갔습니다. 구글 계정이 정지돼 휴대폰 연락처에 접근할 수도, 태어날 때부터 저장한 아이의 사진과 10년 동안의 이메일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전화를 걸 수도 없었죠. 구글이 아닌 다른 인터넷 서비스에 계정을 만들려고 했지만 이마저 쉽지 않았습니다. 기존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로 본인 인증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남자는 구글 측에 계정 정지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거부 이유는 들을 수 없었고 결과만 통보 받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구글의 신고로 이 아버지는 경찰 수사 대상이 됐습니다. 구글은 영장에 따라 그의 인터넷 검색 기록, 위치 기록, 메시지, 클라우드 저장 문서, 사진, 비디오 등 모든 걸 수사 기관에 전달했습니다.

결론은 당연히 ‘무혐의’였습니다. 남자는 무혐의 서류를 첨부해 또다시 구글에 계정 정지 재검토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도 구글은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소송을 제기할 생각도 해봤지만 7000달러(900만원)에 달하는 소송 비용을 감당하기 벅찼습니다. 그렇게 한 남자가 10년간 쌓아온 디지털 세계에서의 인생이 사라졌습니다.

구글은 2018년 아동 성 착취 이미지를 식별하는 AI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특정 계정에서 수상한 콘텐츠를 발견하면 계정을 정지하고 계정에 연동된 콘텐츠를 수색해 그 결과를 실종·착취 아동을 위한 국립센터나 경찰에 보고합니다. 이 시스템은 아동 착취물 적발과 수사에 혁혁한 공을 세웠습니다. 작년 한 해 60만건 이상의 성 착취 의심 콘텐츠를 색출해 관련 계정 27만개를 정지했으니까요.

하지만 AI가 맥락을 파악하는 건 여전히 어렵습니다. 벌거벗은 아이의 사진이 아동 성 착취물일 가능성도 있지만 위 사례처럼 아닐 수도 있죠. 한국 아이의 백일 사진을 보고 구글 AI가 엉뚱한 판단을 내릴 가능성은 전혀 없을까요?

문제는 구글이 AI의 오판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고도로 발전 중일지라도 AI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AI 프로그램 맥락을 오해했을 경우 빠르게 시정할 프로세스도 필요합니다. 계정 복원 등 사후 조치를 포함해서요. 우리는 온라인 계정이 사라지면 삶도 동시에 사라져 버리는 ‘연결의 시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③ 오라클은 왜 틱톡을 감시할까?

틱톡 오라클 문구 쓰여 있는 핸드폰 들고 있는 손

미국 소프트웨어 기업 오라클이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알고리즘을 평가한다고 합니다. 틱톡의 알고리즘과 콘텐츠 검열 모델이 중국 정부한테 조작되는 걸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됩니다다만… 오라클이 무슨 권리로 틱톡의 알고리즘을 점검한다는 걸까요? 

히스토리는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로 올라갑니다. 트럼프는 2020년 중국 서비스 틱톡을 신뢰할 수 없다며 미국 서비스를 중지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립니다. 틱톡은 미국 서비스만이라도 미국 기업에 매각할 계획을 세웠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저지했습니다. AI 추천 등 기술을 외국에 넘기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든 거죠. 

입장이 난처해진 틱톡이 선택한 전략은 오라클을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로 선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라클은 미국을 상징하는 소프트웨어 기업입니다. 창업자 래리 앨리슨은 트럼프의 후원자이기도 했죠. 틱톡은 자사 고객 데이터를 모두 오라클 클라우드로 이전하고, 오라클로부터 알고리즘 검증을 받음으로써 미국 정부의 신뢰를 얻으려는 속셈입니다.

다만 혹시 모를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만약 틱톡 서비스에 백도어가 있고 그 문을 통해 중국 정부로 미국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넘어간다면 오라클이 이를 알아채기 힘들 수도 있다는 겁니다. 지난 6월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가 “중국의 틱톡 엔지니어들이 미국 이용자의 비공개 데이터에 수시로 접근하고 있다”고 보도하기까지 했으니 틱톡이 미국 정부의 믿음을 사기는 쉽지 않을 것 같네요.

④ 미국 아이폰 사용자 75%는 애플페이 쓴다

스마트폰과 애플페이

2014년 9월 전자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Apple Pay)를 선보인 애플의 CEO 팀 쿡. 그는 그 이듬해가 ‘애플페이의 해’가 될 거라고 자신감을 내비쳤습니다(🔗관련 기사). 하지만 당시 ‘애플페이의 해’는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애플페이는 미국 소비자 결제 방식 중 단 1%만 차지할 뿐이었죠. 그런데 최근 애플페이의 사용률이 부쩍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 벤처캐피털 기업 루프벤처스에 따르면, 아이폰 기반의 애플페이 사용 비율은 지난 2016년 10%, 2017년 20%에서 2020년 50%를 기록했습니다. 현재는 약 75%의 사용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부 휴면 계정도 있겠지만 1%대 점유율이었던 2015년에 비하면 엄청난 성장입니다.

애플페이가 이토록 빨리 사용률이 증가한 건 사용처가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루프벤처스에 따르면, 미국 전역 소매 업체 중 90%가 애플페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도입 당시만 해도 애플페이의 비접촉 결제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미국 전역 소매 업체 중 단 3%였는데요. 애플이 몇 년만에 결제 시장의 판도를 바꿔놨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페이 사용처가 많아질수록 서비스가 제공하는 가치가 커지고, 월렛 앱에 신용카드나 직불카드를 사용하는 사람도 늘어난다”고 분석합니다. 

반면 국내 전자 결제 시장 상황은 전혀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죠. 애플페이는 NFC라는 근거리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하는데요. 국내에는 NFC 인프라가 거의 없습니다. NFC 단말기가 가맹점에 깔려 있지도 않고, 신용카드사가 국제 결제 시장 표준인 EMV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그런 움직임은 없다고 합니다. 대신 마그네틱보안전송(MST)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삼성페이가 대세로 자리잡았습니다. 얼마 전 애플페이 국내 도입설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지만, 소환된 현대카드는 사실무근이라며 부인했습니다(🔗관련 기사).

⑤ 해외로 눈돌리는 중국 게임사들

중국 게임사들이 자국 내 비즈니스에 한계를 느끼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합니다.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오디오-비디오 디지털 출판 협회’는 올해 상반기 중국 게임 회사의 매출과 이용자가 전년보다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08년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감소세는 처음입니다. 작년 한 해 중국에서 게임 회사 2만3000개가 폐업했고, 세계 최대 규모 게임사인 텐센트조차 지난 2분기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역시 2004년 홍콩 증시 상장 후 처음입니다.

갑작스러운 변화는 중국 정부 규제가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중국 내 게임 서비스 권한인 ‘판호(版號)’는 작년 7월~올해 4월, 약 9개월간 발급이 사실상 중단됐습니다. 우리나라의 미성년자 게임 셧다운제와 유사한 규제도 생겼습니다. 올 3월 모든 온라인 서비스에 청소년 모드가 추가됐는데, 이 모드에서는 이용 시간과 결제 한도가 제한됩니다.

이에 중국 게임사들은 해외 시장 투자에 힘을 주는 모습입니다. 텐센트는 해외 스튜디오 인수・투자를 2배 늘렸고, 중국 2위 게임사인 넷이즈는 최근 해외에 새 스튜디오 2곳을 열었습니다. 호요버스와 릴리쓰 게임즈 등도 글로벌 퍼블리싱 자회사를 새로 설립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