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트워크 시대, 성장을 경험하게 하는 업무환경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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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트워크 시대, 성장을 경험하게 하는 업무환경의 중요성

근래 들어 ‘조직문화’는 조직을 구성하는 근본 요소로 받아들여지며 전에 없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조직문화와 관련해서는 OKR, 애자일, 직원 경험 등 수많은 도구나 주제가 화제에 오르고 있지만, 본격적인 리모트워크의 시대에 접어든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조직문화의 핵심은 바로 구성원이 끊임없이 성취와 성장을 경험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조직문화가 단순히 정서나 분위기의 개념에서 벗어나 조직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총체이자, 조직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구현 형태를 결정하는 근원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이후로, 조직문화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과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입니다. 지난 10여년간 조직문화에 관한 특별한 접근법이 없던 기업에서 젊고 열망에 가득 찬 담당자와 핵심인재를 모아 조직문화 전담 조직을 편성하기도 하고, HR이라는 영역의 한 파트가 아니라 동등한 재량권을 부여받는 조직문화팀이 신설되기도 하며, 리더의 공식적인 역할로서 조직문화 리더십이 정의 및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조직문화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시도도 이뤄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가치체계의 정립, 조직문화 진단, 조직역량 구축을 위한 조직개발Organizational Development 차원의 접근이나, 대담하게는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철학에 기반한 조직 제도와 시스템의 혁신까지 시도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직원 경험Employee Experience의 개념과 이와 유관되는 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에 대한 실험과 시도는 발전된 IT 기술에 힘입어 채용부터 퇴직까지, 출근부터 퇴근까지 발생하는 모든 상호작용을 탐지하고, 구성원의 몰입과 조직의 성장을 위한 전에 시도하지 않은 접근들까지 가능하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폭발적으로 발전한 IT 기술을 응용한 다양한 시도나, 조직문화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한 각 나라, 각 기업들의 다양한 접근과 시도는 인터넷과 작가, 칼럼니스트, 컨설턴트를 통해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구글의 OKR, 수평적 조직구조 모델이었던 홀라크라시Holacracy, 애자일Agile 조직이 불과 4~5년 전에 화제였는데, 지금은 직원 경험과 피플 애널리틱스로, 다음에는 아마도 메타버스나 AI, 바이오 테크, 로보틱스, VR과 AR에 기반한 무언가가 나올 수 있습니다.

어쩌면 이미 누군가는 AI 기술 등을 활용해 비대면 상황에서도 대면 상황에 준하는 긍정적 상호작용과 원활한 일처리를 유도하는 동시에 구성원의 감정과 심리, 상호작용의 효율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예측하는 무언가를 개발하고 테스트 중일지도 모릅니다.

조직문화에 대한 폭발적 관심이 시작된 배경
기업과 사람들이 이토록 폭발적으로 조직문화에 관심을 기울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발전된 기술환경은 이전에 없는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해주었고, 사람들은 이제 편리하고 빠르고 효과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이 가치를 제공하는 경험들에 대해 동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가치를 공개적으로 표현하고,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과 연대 및 교류하는 행동이 표출되기 시작했고, 이는 이동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 상황에서 더욱 강력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것은 당연히 소비코드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과 시장에는 고객들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시대가 됐습니다.

그렇기에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는 고객과 가치의 흐름을 읽고, 적합한 사업과 시장, 제품을 구현할 수 있는 주도성Initiative과 창의성Creativity, 열정Passion & Zeal은 탁월성Excellence과 더불어 모든 기업이 반드시 확보하고 발휘해야 하는 필수적인 역량이 됐습니다. 그러나 여러 시도를 거듭한 끝에 이러한 역량들은 가르치거나 학습한다고 해서 확보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 또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구성원 자신에게 내재된 이 역량들을 스스로 발현하고자 할 때 자생적으로 발현되는 것임이 인지되면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환경으로서의 조직문화 구축에 집중하게 된 것입니다.

직원 경험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출발했습니다. 《직원 경험The Employee Experience Advantage》의 저자인 제이콥 모건Jacob Morgan 또한 몰입과 직원 경험을 구분하고자 했던 당초 생각에서 벗어나, 결국 구성원의 몰입을 이끌어내는 것이 직원 경험임을 인식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즉 직원이 경험하는 모든 상호작용의 변화는 구성원 스스로 몰입하는 환경을 구현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인간 본연의 역량이 발휘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겨지게 된 것입니다.

구성원 몰입을 위해 필요한 업무환경의 핵심
그렇다면 과연 구성원들은 어떤 환경과 상호작용의 변화를 경험할 때 스스로 몰입하고 본연의 역량을 발휘하게 되는 것일까요? 사실 이 또한 이미 수많은 이론가, 교수, 전문가들이 답을 이미 제시한 바 있습니다. 몰입할 만한 매력적 요소가 일에 존재해야 하며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들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 답입니다. 매력적 요소라 함은 일 자체에서 경험 가능하거나 기대되는 요소로, 즐거움(일하는 과정에서의 지적 성취, 호기심 충족, 진전감, 성취감), 의미(일이 미치는 영향력 체감, 선한 가치의 실현감), 성장가능성(추구하는 상의 실현에 일이 주는 영향, 자기 발전가능성)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국내 모 채용사이트에서 2019년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성원들이 이직을 결심하는 원인의 2, 3위는 ‘발전 기회의 불충분(35%)’, ‘학습-개발 기회 부족(28%)’이었습니다. 이 사실은 일 자체에서 즐거움과 성장 가능성을 경험하는 것이 몰입을 돕는 것을 넘어, 조직을 선택하는 중요 기준으로도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러한 즐거움과 성장의 경험을 이끌어내는 것은 다름 아닌 성취감과 성장감을 마음껏 경험할 수 있는 업무환경Playground을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금전적 보상, 인센티브, 팀워크 강화는 몰입을 저해하는 요소를 최소화하는 노력일 순 있어도 구성원의 몰입을 돕는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핵심요소는 아닙니다. 구성원들이 관성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방법을 기꺼이 모색하게 하고, 리스크를 감수하며 과감히 시도하는 대담성을 발휘하게 하는 데는 즐거움, 의미, 성장을 경험하게 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이미 탁월한 결과를 도출해낸 인재는 자신이 보상이나 인센티브를 추구하지 않아도 이미 그 인재를 확보하고자 하는 기업 간 경쟁과정에서 자연적으로 높은 수준의 보상과 인센티브를 보장받기 때문에, 오히려 이러한 인재들에게는 지속적인 자기 성장과 성취감을 경험하는 업무환경이 보장되는지 여부가 몰입도를 결정합니다.

성취감과 성장감을 경험하게 하는 업무환경
이제 우리는 가능한 자주, 가능한 길게 성취감과 가치, 성장감을 경험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구현해야 합니다. 이는 업무의 결과로서만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고, 그것이 당연하다고 믿어왔던 기존의 믿음(가정)을 변화시키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일상의 작고 사소한 마일스톤Mile-Stone을 제시해 구성원이 ‘작은 승리’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도록 지원하는 리더십과 업무종료 후 성과에 기반한 평가를 통해서만 ‘승리’와 ‘패배’를 기준하고, 승리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구성원이 작고 사소하게 발휘한 아이디어의 적용이나 새로운 지식의 응용, 혹은 개인적 헌신을 ‘승리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서 평가절하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독소Toxin적인 리더십의 차이가 실제 구성원들의 업무 성과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을 증명한 테레사 아마빌레Teresa Amabile 교수의 2016년 연구는 단지 리더십만을 설명하지 않습니다.

리더가 앞서 언급한 2가지 리더십 중 하나를 일상적으로 발휘하고 구성원들이 반복적으로 그것을 경험하게 될 때, 그들 내부에서는 매일은 아니더라도 매우 자주, 꾸준히 성취와 성장의 감각, 소위 진전감Progress을 경험할 수 있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추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을 공유하는 조직에 새롭게 유입되는 구성원 또한 이 믿음을 공유하고,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같은 믿음을 추구하게 됩니다.

끊김 없는’ 성취의 감각 강조
그렇기에, 업무환경을 얼마만큼 탁월하고 빠르게 구현하느냐가 앞으로의 시대에 매우 중요하고 필수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OKR이나 애자일, 직원 경험 등 최근에 강조되는 도구나 모델, 개념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가능한 ‘끊김 없는Seamless‘ 성취의 감각을 강조한다는 점입니다.

OKR은 매주 데모데이나 점검을 통해 지속적인 진전감의 경험을 유도합니다. 성취욕을 자극하는 목표Objective와 실현 기준점Key Result의 달성을 위해 기울인 노력을 동료들이 함께 공유하며 인정하고 조언하는 과정이 일상화되도록 합니다.

애자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애자일의 12가지 원칙 중 하나는 ‘정기적으로 효율성을 제고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 강조하는 회고Retrospective의 첫 번째 질문은 ‘What did we do well?’로 업무에서 이뤄낸 성취와 진전을 회고합니다. 마지막 질문은 ‘What Action do we need to take moving forward to…’로 앞으로의 성취와 성장 방향을 생각하게 합니다.

직원 경험도 마찬가지입니다. 매일 활용하는 물리적 공간과 도구, 리더와 동료, 기술 및 제도 전반에서 구성원이 몰입할 만큼 긍정적인 상호작용의 경험이 제공되고 있는지를 강조하고 일에서의 즐거움(성취)과 의미(가치), 성장을 자극하는 문화적 환경의 구축이 기술적·물리적 환경보다도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변화를 향한 시도는 그 자체로 ‘작은 승리’임을 전파해야
기업이 구현해야 하는 업무환경은 어떤 특별한 기법이나 방법, 절차의 문제에 매몰될 필요가 없습니다. OKR, AAR, 애자일 조직체계, 홀라크라시, 공간 리디자인 등 어떤 방법이나 도구든 간에 그 도구의 본질만 잊지 않으면 됩니다. 사실 더욱 중요한 것은 모든 방법과 도구는 결국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 간의 상호작용에 달려있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필자가 잠시 참여한 프로젝트에는 이미 몇 년 전에 OKR을 도입해 적용을 유도한 국내 대기업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기업 내에는 OKR을 모르는 구성원도 존재하고, OKR을 적용하지 않는 단위 조직이 있으며, 여전히 성과(결과)를 통한 인정(평가)을 통해서만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다는 믿음이 공유됩니다. 이들이 실패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분명 초기에 OKR을 도입하고자 한 주무조직과 경영진은 구성원들이 성취와 성장의 감각을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도성과 창의성을 마음껏 발휘하기를 기대했을 것입니다. 이에 동의하는 몇몇 리더들과 구성원들에 의한 시도와 경험도 분명 존재했을 것입니다. 다만 이러한 상호작용의 경험들은 발전으로 이어지지 못했습니다.’성취와 성장은 일상적으로 경험되는 것이며 이를 추구해야 한다’는 믿음(가정)이 존재하지 않던 조직에서 새롭게 이를 시도하려 할 때는, 저항이나 냉소, 무기력이라는 부정적 반응에 부딪힐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이러한 믿음의 공유를 온전히 수행자들의 역할로만 맡긴다면, 그들 역시 그간 이러한 믿음이 공유되지 않은 집단에 속해있었기에, 새롭게 변화를 추구하려 했다가도 이미 조직 전반에 존재하는 전혀 다른 믿음(가정)과 이를 강화하는 기존 시스템, 일하는 방식의 반복적 경험에 부딪히면 시도를 중단하고 포기하기 쉽습니다.

따라서 주무조직은 단순한 안내와 무조건적인 독려만 할 것이 아니라 변화를 향한 시도 또한 조직문화 차원에서 일상적인 ‘작은 승리’임을, 그리고 그 작은 승리가 각 조직에서 이뤄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전파해야 합니다. 그 작은 승리의 역사가 기록되고 발전하고 있음을 모든 구성원이 인지할 때, 비로소 기존의 믿음(가정)은 조금씩 소멸되고, 일상적 성취와 성장 경험에 대한 믿음(가정)이 형성됩니다. 그때부터 제도와 시스템, 사무공간의 변화는 보다 더 빠르고 수월하게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를 무시하고 제도와 시스템부터 변화시키려는 것은 런던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가 지난 2016년 그의 연구에서 말한 것처럼 사람들의 정서와 조직 내 공유되는 믿음(가정)을 고려하지 않은 ‘명확성의 횡포The Tyranny of the Tangible‘라는 함정에 빠지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동의 제약이 없어진 하이브리드 워크, 리모트 워크의 시대에 조직문화 변화를 전담하는 조직은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온오프라인을 넘어서 사람들과 그들의 경험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 안영규: 조직문화공작소 수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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