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원화 약세 약발 안먹히는 2가지 이유

1️⃣ 달러 대비 모든 통화가 약세다 : 현재 달러와 비교해 대부분의 통화가 약세입니다. 수출 경쟁국들의 통화 가치도 함께 낮은 상태라 원화 약세의 이점이 상대적으로 빛바랠 수밖에 없습니다.

2️⃣ 효과 발생까지 시차가 있다 : 설령 원화 약세 효과가 나타난다 하더라도 시차가 존재합니다. J커브 효과*에 따르면 환율 상승이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데 통상 6개월 정도 걸립니다.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서기 시작한 게 올해 3월입니다. 적어도 9월쯤 가야 수출 증가 효과가 나타나는 거죠.

📌 J커브 효과 : 환율이 상승하는 초반엔 무역 수지가 오히려 나빠지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야 좋아지는 현상. 이 추세를 그림으로 그리면 알파벳 J와 유사해 이 같이 이름 붙임. 환율이 오르면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이 커지지만 기업이 곧바로 수출 물량을 늘릴 수 없어 수출액은 단기적으로 낮아짐. 차후 수출 물량이 점점 늘며 수출액도 커지게 됨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그나마 환율 상승 없었다면 수출은 더…

원화 약세가 약발이 안 먹히는 이유는 더 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 시장이 상당히 다변화돼 있어 아세안 등 신흥국으로의 수출 비중도 높은 편입니다. 현재 환율 상황은 미국으로의 수출 증대엔 도움이 되겠지만, 통화 가치가 비슷한 처지인 신흥국과의 교역에선 유리할 게 없습니다.

또한 그나마 환율 상승이 없었다면 수출은 지금보다 더 둔화됐을 가능성이 있어요. 수출을 위한 대외 환경이 좋지 않거든요. 코로나 거리두기 등이 끝나가면서 한국이 강점을 갖고 있는 제조업 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한풀 꺾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은 금리 인상, 중국은 코로나 재확산 문제를 겪으며 경제 대국들의 수입품 수요가 전반적으로 둔화되고 있습니다.

류 국장님 말씀처럼 J커브 효과도 유의미하겠지만 업종별 희비는 갈릴 겁니다. 수출 기업이야 좋겠지만 내수 기업이나 외화 부채가 많은 기업들은 크게 힘들어질 수 있으니 꼼꼼한 모니터링과 대비가 필요합니다.

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 달러 스마일 이론 참고해보세요

모건 스탠리의 통화 전략가였던 스티븐 젠이 고안한 “달러 스마일 (Dollar Smile)”이란 통화 이론이 있어요. 그래프로 표현되는데, X축은 미국 경제가 침체냐 활항이냐, Y축은 달러가 강세냐 약세냐를 나타냅니다. X축을 왼쪽부터 1️⃣글로벌 금융 위기·경기 침체 국면 2️⃣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상대적 저조한 국면 3️⃣미국의 경제 성장률이 상대적 양호한 국면으로 놓고, Y축의 각 국면별 달러 수익률을 선으로 이었을 때 그래프가 미소 짓는 입가를 닮았다 해서 이름이 그렇게 붙었습니다.

달러는 현재 3️⃣에 가장 근접합니다. 현재 전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3️⃣ 이후 2️⃣를 거치지 않고 1️⃣로 갈 확률도 큽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달러 강세도 한동안 유지된다는 얘기죠.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바이든에겐 좋은 핑계

사실 바이든 행정부는 작년부터 법인세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정치적 반대에 부딪혀 법인세 인상을 포기(?)했었는데, 현재의 높은 물가 상승률을 구실 삼아 법인세 인상을 재추진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그러나 법인세와 물가가 진짜 관련성이 있는지에 대해선 좀 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반된 견해가 공존하기 때문입니다.

관련성이 불확실하다고 주장하는 측은 법인세 자체가 기업 생산량이나 제품 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어차피 법인세는 기업 이윤의 일정 비율에 부과될 뿐이고 ‘이윤 극대화’라는 기업 활동의 본질엔 변화가 없을 거란 논리죠. 설령 장기적으로 기업의 투자 유인이 감소해도 투자가 줄면 투자 수익률도 줄어듭니다. 이는 기업의 자산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의미로서 결국 시중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투자가 줄어도 금리 하락 → 통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불확실해진다는 겁니다.

반면, 법인세 인상이 물가 상승률을 낮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법인세가 오르면 주가가 하락하는 만큼 가계 자산과 소비 지출 감소로 이어져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는 효과가 생길 것이란 시각입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 같은 줍줍 물량도 나눠서 보세요

기사에서 나온 것처럼 줍줍 물량은 취소 후 분양과 사후 분양으로 나뉩니다. 취소 후 분양은 (시세 차익이 커 이를 노리고 불법 행위를 하는 등) 적합하지 않은 분양자의 당첨을 취소하고 재공급하는 물량이기 때문에 가치가 높은 편입니다. 반면 사후 분양 물량은 더 주의 깊게 봐야 합니다. 최초 청약 당시에는 경쟁률이 1:1을 넘어 가치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사후 분양 물량의 입지 자체가 좋지 않았던 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따져보면 입지가 좋아도 인근 지역 시세 하락으로 인해 분양가가 비싸 보이는 지역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지역은 시행사나 건설사에서 비싸게 분양하기로 한 이유가 분명 있을 테니 꼼꼼히 따져보고 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현재는 유동성 축소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반강제적으로 주택 수를 줄여야 하는 분양자의 물량이 풀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망설일 필요가 없어 보입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진정한 ‘로또’ 쥘 수 있는 줍줍!

최근 나왔던 줍줍 물량에 기사처럼 높은 경쟁률이 몰린 단지는 명확한 특징이 있습니다.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작년 2월 19일 이전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한 아파트들이란 겁니다. 작년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에는 ‘2월 19일 이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아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하는 민간 분양 아파트부터 실거주 의무 기간을 부여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즉, 그 이전엔 잔금대출 여력이 부족해도 전세금으로 잔금을 대체할 수 있었지만 (소위 말하는 갭투자가 가능했지만), 시행령 개정으로 분양 받은 사람이 무조건 입주해야 하게 된 것이죠. 이후 분양가가 높은 단지들은 현금 부자들만의 잔치라는 비판을 들었었습니다.

올해 줍줍 물량으로 나와 완판된 고덕 롯데캐슬 베네루체 2가구나 과천위버필드 4가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거주 의무가 없어 전세 세입자를 구해 전세금으로 잔금 납부가 가능한 진정 로또 단지들입니다. 이같은 미분양 물량이 나올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으므로 같은 조건의 아파트 줍줍이 나오면 적극적으로 청약해야 하지 않을까요?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현실적인 내 집 마련 방법일 수도

투기적으로만 접근하면 과거처럼 큰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세금 등 거래 비용이 만만찮고, 임대업도 시간이 지날수록 비용은 늘어나는 데 비해 수익은 생각만큼 좋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다만,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다면 현실적으로 내 집 마련의 좋은 기회임에는 분명한 것 같아요. 집을 마련하고 나면 많은 부분이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부채 수준만 낮다면 이만큼 안전한 자산이 또 있을까 싶어요.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  눈치보기 끝난 시장, 서울로 몰린다

부동산 가격 지수를 발표하는 또다른 기관인 KB부동산의 아파트 매매 가격 지수가 어떻게 변동했는지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이 지수는 올해 1월부터 약간씩이나마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KB부동산 지수는 호가를 좀 더 반영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때문에 시장에서 호가는 이미 상승하고 있었고, 3월에 이뤄진 거래가 호가를 따라 오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습니다. 눈치만 보며 급매물만 거래되던 장세에서 이제 올라간 호가를 시장 가격으로 인정하고, 거래가 성사되기 시작한 겁니다.

특히 외지인이 이 거래에 많이 참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 이유는 서울 부동산이 싸다는 인식 때문인 것 같습니다. 광역시가 아니라 이름 들으면 알만한 지방 도시의 아파트들도 평당 1500만~2000만원 수준이다 보니 서울 동북권 지역의 평당 3000만~4000만원은 서울이 가진 위상에 비해 오히려 싸 보이는 것이죠.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무작정 투자 NO, 가치투자 해야

부동산이야말로 진정한 가치 투자를 해야 합니다. 단순히 실거래가 지수가 오르는 지역을 무작정 투자처로 보는 시선은 성급합니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최근 몇 년간 집값을 들썩이게 했던 광역급행철도(GTX) 이슈입니다. GTX 연결 소식만 들리면 하루가 다르게 시세가 올랐지만, 시장에서 실제 GTX 개통까지 예상보다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과열된 투자 열기가 확 식었습니다. 집값이 원점으로 돌아와 금전적 손실을 입은 사람들도 많아졌습니다.

물론, 강남의 경우 지역적 강점이 강하기 때문에 정직한 가격 상승으로 볼 여력이 높습니다. 특별한 이슈가 없이 강남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부동산의 가치 자체가 오르기 때문이죠. 반면, 아직은 먼 이야기일 수도 있는 1기 신도시 재건축의 경우 이슈로 인해 시세가 오른다면 현실이 호재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가격 급락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  최대 과제 수익성, 어떻게 증명?

쿠팡을 비관적으로 보면, 시장 점유율은 13%밖에 안 되는 상황이면서 지나친 적자 구조를 떠안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런데 또 반대로 해석하면 점유율이 낮기 때문에 성장 여력이 충분하고, 가장 높은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는 곳이라고 할 수도 있어요.

최근에는 비관론이 좀 더 힘을 받았고, 주가와 여론은 어두웠습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였을까요? 이번 실적 발표부터 쿠팡은 커머스 쪽(쿠팡 본체)과 신사업 쪽(쿠팡이츠, 페이, 플레이 등)을 나눠서 공개했는데요. 커머스 쪽은 멤버십과 물류 효율화로 (2014년 로켓배송 출시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달성했습니다.  

물론 이커머스와 배달의 성장률 저하, 네이버의 견제 등 쉽지 않은 환경은 지속될 겁니다. 그 속에서 수익성을 계속 증명해야 하는 게 쿠팡의 과제일 텐데요.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이 올 것 같습니다. 아마 본업의 핵심인 멤버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쿠팡플레이는 소홀히 하기 어려울 것 같고, 상대적으로 쿠팡이츠 쪽을 빡빡하게 운영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