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R Insight] 가치 기반 조직문화를 원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요소

가치 기반 조직문화를 원한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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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필자에게 들어오는 여러 문의들 중 절반 정도는 조직문화 가치체계와 관련한 이슈들입니다. 비전이나 핵심가치와 같은 전통적인 가치체계 요소를 정립하는 것 외에도, 일하는 원칙이나 컬쳐 덱Culture-Deck과 같은 새로운 형태-개념의 가치체계 요소를 정립하기 위한 요청이나 문의도 늘어나는 요즘입니다. 정립을 추진하고자 하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었는데, 조직에 변화가 발생했거나 혹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에 맞는 조직문화의 변화를 이루기 위함이었습니다.

조직문화 변화를 이루는 데 있어 가치체계 정립이 매우 핵심적인 접근인 이유가 근본적으로 가치체계가 변화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제시해주는 가이드이자, 기준이기 때문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기업과 경영진은 조직 퍼포먼스의 변화를 기대할 때, 가치체계를 새롭게 정립해 변화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안내해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를 기대합니다.

그렇기에 가치체계 정립은 조직문화 관련 프로젝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자원이 투입되기도 하고, 경영진들의 관심도 또한 매우 높은 프로젝트가 됩니다. 단어 하나, 글자 하나에도 그들이 추구하는 방향이 반영됐는지, 사내 구성원들이 잘 이해할 수 있게 표현됐는지 고민하고, 외부로 공유될 때에도 우리가 추구하는 바가 효과적·긍정적으로 전달되는지 확인해 수정과 보완을 반복해 나갑니다.

이와 관련해 가치체계의 정립과 이를 통한 조직문화 변화를 추진하고자 하는 모든 담당자, 조직에게 작은 팁이 될 수 있는 4가지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가치체계가 가이드해야 하는 것? 조직문화의 핵심집단가정‘ 
조직문화는 실로 다양한 요소 간 복합적인 상호작용의 총체죠. 조직의 정서-분위기, 조직구성원 각자의 역량 수준, 개인 심리-신체 컨디션, 이해관계자들의 특성과 상태, 시장환경, 경쟁사, 정책이나 법률, 문화나 사회 전반의 트렌드까지 내·외부를 막론한 다양한 요소들이 얽혀 하나의 정황Context을 이루고, 구성원은 여기서 가장 적합한 행동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결국 정황은 변화하기 마련이므로 선택하는 행동 또한 변화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행동의 경우의 수는 정황의 수에 비례할 수밖에 없습니다.

본인들만의 강력한 조직문화를 구축한 기업들은 발현하는 행동방식 자체는 매우 다양하지만,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넷플릭스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소개한 도서 《규칙없음No Rules Rules》을 보면 이와 관련한 예시를 매우 흥미롭게 소개합니다. 예산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는 그 상황에 적합한 행동을 하기에 매 순간 똑같지는 않지만, 그 행동을 ‘왜’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강력한 기준이 존재하고, 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하려는 장면들이 담겨있습니다.

변화되는 정황에 맞는 적합한 행동을 선택하면서도, 본질적으로는 일관성을 가지게끔 하여, 그 조직만의 특별한 일하는 방식을 그들 스스로와 고객-시장이 경험하게 해주는 것, 그것이 바로 ‘집단가정’입니다.

실제로 일찍이 조직문화를 자신만의 논리로 정의한 바 있는 에드가 샤인Edgar H. Schein은 가치체계는 조직구성원들이 일과 조직, 사람, 일하는 방식에 대해 암묵적으로 공유하는, 혹은 공유해야 하는 집단의 믿음(가정)을 가이드하는 형식지에 불과하고, 사람들의 행동이나 그들이 물리적으로 구현한 업무환경이나 제도·체계는 가치체계가 가이드하는 믿음(가정)이 실제로 표출된 현상Phenomenon에 불과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렇기에 가치체계 정립을 통한 조직문화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기업과 담당자는 집단가정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정립 과정에서 2가지의 집단가정, <왜 일(행동) 해야 하는가?>로 설명되는 일하는 이유와 목적에 대한 집단가정과 <목적(왜 일해야 하는가)을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일(행동)해야 하는가?>로 설명되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집단가정을 분석하든, 만들어내든 해야 함을 말합니다.

이는 특히 일하는 방식이나 컬처 덱과 같이 특정 상황에서의 구체적인 행동방식을 가이드하는 가치체계일수록 더욱 중요합니다. 실제 행동을 선택하는 데 직접적 가이드가 되는 가치체계일수록 가이드하는 내용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안내하는 것이 구성원이 기계적 행동에서 벗어나 정황에 맞는 올바른 행동을 자신의 실용적인 지혜에 기반하여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정립 과정 자체에서 구성원들 스스로 자신들이 공유-추구해야 하는 집단가정을 명확히 인식하고 공유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들의 일상-업무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변화는 자생적으로 발현되기에, 정립 과정 자체가 오히려 가장 최고의 내재화 과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를 긍정조직학 관점에서는 동시성의 변화Simultaneity로 설명하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가치체계와 상충된 집단가정 존재 파악 필요
픽사의 조직문화를 소개한 도서 《창의성을 지휘하라Creativity, Inc.》에서는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장면이 나옵니다. 창의성을 강조하는 기업인 픽사에서 오히려 창의적 발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침묵하거나 무조건적으로 수용하는 회의가 반복되자, 무엇이 원인인지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추진하는 에피소드입니다. 바로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믿음(집단가정)을 추구하고 이를 자신들의 가치(자유로움이나 수평성)로서 강조해 왔음에도, <비전문가보다 전문가들이 집중하는 게 맞다> <회의에는 중요한 사람(직급/직책/직군)과 덜 중요한 사람이 있다>와 같이 추구하는 믿음과 상충될 여지가 있는 다른 믿음(집단가정)들이 조직 안에 공유되고 있었음을 발견하는 장면입니다.

조직 안에는 정말로 다양한 가정들이 공유될 수밖에 없습니다. 일하는 방식만 해도 특정 업무상황(회의, 보고, 협력, 내근/출장)마다 ‘~하게 일해야 한다’는 가정이 존재할 수 있고, 선배-동료-부하-리더 등 직급/직책 간의 관계나 직군(영업/연구/마케팅/생산 등)에 따라서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공유하는 서로 다른 믿음(집단가정)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간과하는 것은 정립된 가치체계에 맞는 조직문화 변화를 이끄는 데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가치체계로서 가이드하고자 하는 특정 집단가정과 상충되는 집단가정이 조직 안에 존재하고, 상충되는 가정을 강력하게 공유하는 상태라면 구성원들은 가이드하는 집단가정에 맞는 행동을 ‘현실에 맞지 않는’ ‘이상적인’ 것으로만 받아들이고 하지 않거나, 오히려 반대되는 행동을 하게 되기도 합니다. 앞서 픽사의 에피소드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과정에서 가치체계 정립은 ‘실제 현업과는 괴리된 이상적인-교과서적인 내용’을 정립해가는 과정으로만 인식하고 참여 의지나 집중 또한 저하됩니다. 가치체계 정립 자체에 대한 부정적 집단가정이 형성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집단가정을 정립하는 기업과 담당자는 이 또한 고려한 정립 과정을 추진해야 합니다. 먼저, 정립 단계에서 추구하는 집단가정을 효과적으로 가이드하는 가치체계를 정립하고자 한다면, 이와 명백히 대비되거나 상충되는, 혹은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 되는 다른 가정은 없는지 정립 과정에서 함께 분석하고, 구조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조직의 구성원들, 최소한 리더들에게만이라도 이해시켜 자신이 담당한 조직 안에 필요한 집단가정은 지속적으로 형성-유지되게 하고, 상충되는 집단가정들이 방해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노력을 기울이게 해야 합니다.

또한, 정립된 가치체계 기반의 조직문화 변화를 추진해 나갈 때, 기대보다 낮은 수준의 행동변화나 퍼포먼스 발현이 이뤄지고 있을 때 혹시 방해하는 가정들이 조직 내 공유되고 있지는 않은지 함께 점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룰이나 업무환경 같은 행동과 물리적 기능이 집단가정이 표출되는 현상에 불과함을 명심한다면, 조직 내 공유되는 가정들의 추론이나 점검방법 또한 뜬구름 잡는 접근이 아닌 실제 현상(결과)에 기반한 논리적 접근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가치체계 기반 조직문화 변화의 핵심 요소
앞서 소개한 고려점들을 참고하여 정말 괜찮은 가치체계를 만들었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막대한 시간과 인력, 예산을 투입해 가치체계를 내재화하는, 조직문화 변화 접근을 추진했다고 합시다. 그런데도 기대하는 조직문화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요? 사실 원인을 찾자면 실로 다양할 수 있기에 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무의미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실패하게 만드는 핵심적인 요인은 일관성Consistency, 영향력Influence, 진정성Authenticity입니다.

일관성Consistency 가치체계 정립 이후 전개되는 모든 조직기능의 변화가 본질적으로 그들이 추구하는, 새롭게 정립된 가치체계가 가이드하는 내용과 연관된 변화임을 구성원들이 인식-자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통상적으로 가치체계 정립을 주도하는 전담조직은 인사, 교육, 마케팅, 전략, 혁신 등 특정 기능을 전담하는 조직이 맡거나 혹은 기능조직별 구성원이 차출된 TF가 담당하게 되는데, 어떠한 경우에든 정립된 가치체계가 가이드하는 집단가정이 실제 조직 내 형성되기 위해 최적화(변화)가 요구되는 조직기능 중 일부만을 담당하거나, 결정권한(재량권)을 가지지 않아, 해당 조직기능을 전담한 조직이 추진하는 변화와 정립된 가치체계 변화가 다른 경우 이를 조정하거나 가이드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치체계가 됐다면, 이미 변화를 추진 중이거나 변화가 예정된 조직기능이 있더라도, 해당 변화의 방향이 추구하는 가치체계와 어떠한 연계-관련성이 있는지를 구조화하고, 이를 구성원들에게 인지시켜주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그래야 구성원들은 정립된 가치체계에 기반한 실제 조직변화가 이루어짐을 인식할 수 있고, 단순한 ‘말’이나, ‘특정 팀의 업무’나, ‘정기행사’가 아닌 본인들의 실제 업무에 변화를 이끄는 무언가를 만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향력Influence 정립된 가치체계에 기반한 조직문화 변화가 구성원들의 일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야 함을 말합니다. 통상적으로, 가치체계 정립 이후의 조직문화 변화들은 대개 전사적이거나 장기적인 분석 접근이 요구되는 제도·시스템적 변화들을 추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나, 집단가정이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원리 자체가 구성원들이 자신과 일상과 업무를 함께 하는 동료-리더와의 상호작용(대화나 일처리 과정의 경험 등)에 있음을 고려하면, 오히려 작고 사소한 일상의 업무경험이나 대화에 변화를 이끌어주는 조직문화 변화 접근이 보다 중요하고, 효과적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년에 한 번 있는 평가보다, 일상 내 서로의 업무수행에 대한 인정과 지지-지원이 어떤 가치에 기반하는지를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진정성Authenticity 사실 앞서 설명한 일관성과 영향력을 통합한 개념, 혹은 근간이 되는 개념이라 할 수 있는데, 가치체계 기반의 조직문화 변화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이는 제도나 프로세스의 변화를 최종 결정하는 경영진이나 담당조직의 일하는 방식에 대한 결정권한을 가진 리더만이 아니라, 체계 정립에 참여한 모든 이들이 본인들이 추구하는 일과 조직, 사람, 일하는 방식에 대한 믿음(집단가정)을 실제로 자신의 일상과 업무에서 경험하고자 함을 명확히 하고, 모든 일상 내 상호작용이나 작고 사소한 조직 기능의 변화의 의도를 가치체계를 기반으로 함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진정성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일관성을 갖추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조직변화를 한다 해도 종국에는 형식적-일시적 변화로만 남을 뿐입니다. 가장 사소하고 쉬운 방식으로 가능하지만 가장 지켜내는 것이 어려운 요소이기도 합니다.

완벽한 가치체계 형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완벽한 가치체계 기반 조직문화 변화 접근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형태와 변화방안이라 하여 우리 조직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는 보장도 불가능합니다. 다만 어떤 형태이든, 어떤 변화 접근이든 위의 요소들을 간과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 작성자 안영규 : 조직문화공작소 수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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