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화] 나랏빚, 9년 후엔 두 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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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랏빚이 9년 후엔 두 배로 늘어난다는 조사가 나왔습니다. 빚이 많다는 지적은 항상 있어왔습니다만, 초점을 빚의 규모에 맞추면 건설적인 지적이 어렵습니다. 그보다 중요한 건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입니다. 10월 22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나랏빚, 9년 후엔 두 배라고?

부채(빚)는 늘 골치아픈 주제입니다. 논쟁은 있으나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부채가 많다는 것이나 사상최대라거나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문제 제기의 시작점이지만  부채는 경제규모가 점점 늘어나면서 그 금액도 늘어나기 때문에 부채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건 언제나 당연한 이야기 일 뿐입니다.

– 그럼 빚이 늘어나도 괜찮다는 건가요?

정부부채가 늘어나는 것도 나라 경제를 살리고 더 활발하게 작동하게 하기 위한 연료이니 그 자체를 뭐라고 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부채가 늘어나는 걸 그냥 놔두고 바라만 보는 것도 답은 아닙니다. 과도하게 늘어날 경우 거품을 만들고 그 거품이 꺼질 때 부작용이 크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어느 정도의 부채가 과도한 부채인지 아무도 모른다 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부채 문제는 늘 논란거리지만 그 논란이 결론으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불안하긴 하지만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반론이 늘 제기되기 때문입니다. 다람쥐 쳇바퀴 논쟁입니다.

우리나라의 빚이 9년 후에는 지금의 두 배 규모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뜨거운 논란거리입니다만 그렇다고 부채를 줄이거나 증가속도를 낮추는 게 정답인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합니다. 그 이유를 차근차근 들여다보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734조원인데 내년은 811조원이 되고 2028년에는 1500조원 가까이 돼서 지금의 두 배가 됩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지금은 38% 정도인데 9년 후에는 56%가 됩니다.

– 빚이 많으면 줄여야 하지 않나요?

경제 규모에 비해 국가채무가 더 많이 늘어나니 부채가 빨리 늘어나는 것은 확실한 사실입니다만, 그 자체를 문제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언덕을 올라가는 자동차의 연료 소모량이 평지를 달릴 때보다 더 많은 걸 연료낭비라고 하기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저소득층 가구에 지급하는  복지수당을 줄이거나 없애면 국가채무는 줄어들지만 그 수당이 없으면 학교를 다니기 어려운 학생의 경우는 학업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 학생을 지원할 경우 나중에 성인이 되어 경제활동을 하면서 보다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 국가부채를 늘려서 그 돈으로 복지수당이나 장학금을 지급하는 게 더 나은 판단이 됩니다.

지금 잠깐 장학금을 지급하면 나중에 이 학생은 여러 사람을 먹여 살리는 부가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지만 지금 재정을 아끼려고 그 돈을 중단하면 나중에 이 학생이 자라 성인이 되더라도 평생 이 사람을 국가가 먹여살리고 생계를 보조하면서 결과적으로 더 큰 돈을 들이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국가채무를 늘려가며 투입하는 예산과 자금이 별 효과가 없는 낭비일 경우도 많습니다. 그럴 경우 의미없이 늘어난 부채 때문에 나중에 정작 정부 재정 투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필요한 만큼의 정부 자금을 투입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재정지출을 줄이고 아끼자는 주장도 틀린 것은 아닙니다.

결국 국가채무 논쟁은 채무 규모가 많다든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는 걸 근거로 잘못됐다고 하면 언제나 반쪽뿐인 주장이 됩니다. 필요한 지출은 부채가 아무리 늘어나도 해야 하고 국가 채무가 빠르게 늘어나는 중요하고도 위험한 시기는 늘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 그럼 어떤 지적이 가능한가요?

그러니 이런 문제를 두고 논쟁을 하려면 아주 구체적으로 <이런 이런 지출은 낭비이거나 잘못된 지출>이니 줄이자고 해야 토론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토론도 제대로 이어지지 않고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지역에 철도를 놓거나 학생들의 교복을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노인들에게 생활비를 조금 더 지원하는 정책이 왜 낭비인지, 왜 낭비가 아닌지, 왜 잘못인지, 왜 잘못이 아닌지를 측정하거나 계산할 기준이나 논리가 뚜렷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떤 지역에 도로를 개설하는 것은 예산낭비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래에 통행량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라서 그렇습니다. 또 도로 그 자체는 쓸모가 적더라도 도로를 만드는 과정에서 일자리를 만들고 돈이 돌게 만드는 그 자체는 또 유용한 정책일 수도 있습니다. 국가 채무 논쟁이 계속 의미없이 반복되는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그럼에도  부채 논쟁의 영역은 부채의 용도에서 시작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 부채의 규모나 증가속도에서 이야기를 시작하면 늘 제자리에 머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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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우울한 대형마트업계

요즘 대형마트는 분위기가 우울합니다. 소비자들이 웬만한 물건들은 모두 인터넷 쇼핑을 이용하면서 마트를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들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위기를 어떻게 돌파할지 고민이 큽니다만 별다른 해법은 안보입니다.

온라인 쇼핑이 슬슬 시장을 파고들 때 과감하게 온라인 쇼핑 시장에 뛰어들어 시장을 장악했어야 하는데 대형 마트를 운영하는 이마트는 온라인 시장을 확대하고 공략하면 마트 방문 고객이 줄어들기 때문에 ‘제살 깎아먹기’가 아니냐는 고민 때문에 온라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했습니다. 롯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별한 답은 없어보이지만  온라인 쇼핑몰이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신선식품의 경쟁력을 높여서 마트에 꼭 오게 만드는 게 일단 떠오르는 해법 입니다. 이마트가 대규모 임원 물갈이와 함께 신선식품 관련 조직을 강화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대형마트가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려고 하는지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같은 ETF여도 낼 세금은 다르다

우리가 아파트를 샀다가 팔면 그 차액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회사를 세우고 그 회사가 아파트를 샀다가 팔면 그 차액은 그 회사의 이익이 되고 그 회사는 그 이익에 대해 법인세를 냅니다. 그 회사의 돈을 우리 주머니로 가져올 때는 다시 배당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똑같이 아파트를 사고 팔아서 번 돈이지만 어떤 형식으로 아파트를 사고 팔았느냐에 따라 세율과 세금의 종류가 다릅니다.

이건 해외주식이나 펀드 ETF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해외 ETF는 그냥 주식종목이라고 간주해서 사고 판 차액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22%)만 부과됩니다. 반면 국내 ETF는 회사를 세우고 그 회사가 이런 저런 주식을 사들인 것으로 간주해서 국내 ETF를 사고 팔아 번 차익에 대해서는 배당소득세(15.4%)가 부과됩니다. 언뜻 보면 배당소득세가 저렴해보이지만  배당소득세는 그 배당소득이 2000만원이 넘어가면 더 비싼 세율을 적용하게 되어 있어서 오히려 더 비싼 세금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해외 ETF든 국내 ETF든 결국 본질은 비슷한 금융상품이라면 투자 결과에 대한 세금 부과 체계도 동일해야 하지 않느냐는 문제 제기입니다. 세법을 좀 손봐야 하는 일인데 이런 논란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해외나 국내의 ETF나 주식, 펀드에 투자할 때는 세금 문제까지 잘 이해를 하는 게 중요합니다. 

데일리 체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시중 이자율은 오히려 오르는 분위깁니다. 카드사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채권의 금리도 약간 올랐습니다. 언뜻 보면 좀 이상한 결과 같지만 이런 일은 시장에서 자주 일어납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당장 추가로는 인하하지 않을 것 같은 상황이 감지되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까지 감안해서 미리 내려갔던 시중 이자율은 오히려 오르는 겁니다. 시장은 늘 기준금리의 움직임을 미리 반영해서 먼저 오르거나 먼저 내리며, 미리 반영한 결과가 좀 달라질 것 같으면 역시 그 변화를 반영해서 움직입니다. 한국은행이 결정하는 기준금리는 꽤 많은 경우에 시장금리의 움직임을 뒤따라갑니다.

9월 청년 실업률이 1년새 1.5%포인트 떨어졌습니다만, 고용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근거가 되는 수치는 주당 평균 근로시간입니다. 청년층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지난달 38.31시간으로 작년 9월보다 0.87시간 줄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고용하는 숙박∙음식접업의 20대 고용이 많았는데, 이 업종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33.26시간으로 평균에 못 미칩니다.

금융당국이 P2P 투자한도를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개인투자자는 한 플랫폼에서 최대 20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지만, 당국은 플랫폼별 한도를 없애고 P2P 업계 전체 투자한도를 1억원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이에 주요 플랫폼에 투자자가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AI 스피커가 국내에 800만대가량 보급됐습니다. 가구당 1대씩 보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전체 가구의 40%가 AI 스피커를 보유한 셈입니다. 오디오콘텐츠와 보이스커머스 등  관련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습니다. 다만 수집된 정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안내가 없고,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은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최근 아마존,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AI 스피커를 통해 사용자의 목소리를 녹음, 수집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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