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 엔비디아가 골리앗 인텔을 따라잡았다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금융, IT, 영화 관련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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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엔비디아가 골리앗 인텔을 따라잡았다

새로운 사실: 지난 8일, 그래픽처리장치(GPU) 전문 기업인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약 300조원을 기록하면서, 인텔의 시가총액 약 298조원을 사상 최초로 넘어 큰 화제가 되었습니다.

📊매출은 인텔이 6: 인텔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창출하는 반도체 기업입니다. 인텔의 지난해 매출은 84조원 가량이었습니다. 반면 엔비디아가 같은 기간 벌어들인 매출은 인텔의 1/6 수준인 16조원으로, 전 세계 반도체 기업 중에선 10위 수준입니다.

인텔은 그간 반도체 업계의 영원한 챔피언이었습니다. X86계열 중앙처리장치(CPU)의 전성기가 시작된 1992년 이후, 매출 기준으로 업계의 선두자리를 놓친 적이 없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급등했던 2018년 딱 한 해만, 삼성전자에게 왕좌를 내놓았을 뿐입니다.

💻인텔은 CPU, 엔비디아는 GPU: 엔비디아의 이러한 부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CPU와 GPU에 대해 살펴봐야 합니다. 인텔은 주로 CPU를 설계하고 직접 생산하는 반면, 엔비디아는 GPU를 설계하고 생산은 외주에 맡기는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습니다.

CPU는 컴퓨터의 두뇌 역할을 하기 위해 다양한 명령어를 처리합니다. GPU는 이런 CPU를 보완하여 게임 등에 요구되는 그래픽의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90년대 말에 개발되었습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CPU와는 달리 데이터를 병렬로 처리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CPU는 초고층 빌딩을 설계하고 공사를 지휘할 역량을 가진 건축사들이 모여 있는 설계사무실이라고 보시면 좋은데요. GPU는 설계 능력은 없지만 그 빌딩의 공사를 담당할 전문 인력들 다수가 모여 있는 건설사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CPU도 빌딩을 직접 지을 수도 있겠지만, 사람이 몇 명 없고 공사 현장의 전문가가 아니라서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것입니다. 반면 GPU는 맡은 공사를 빠르게 마무리할 수는 있지만, 스스로 설계도면을 그릴 역량은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GPU CPU 역할도 일부 대체한다: 이렇게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던 CPU와 GPU 사이에 최근 들어 큰 변화가 발생했습니다. 처리 속도가 빠른 GPU를 기반으로 하되, CPU가 하던 명령어 처리 기능까지 처리할 수 있는 새로운 칩이 필요해진 겁니다. 인공지능, IoT, 자율주행자동차, 바이오 등의 산업 분야의 방대한 데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함입니다.

GPGPU(일반목적용 GPU)라 불리는 새로운 제품의 개발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분야들에서 새롭게 개발되는 장비와 서비스 등은 GPGPU를 기반으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GPU의 명가인 엔비디아는 그럼 흐름을 선도할 수 있는 회사로 주목을 받게 된 것입니다. 반면 인텔은 아직도 과거 PC 시절의 영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상대적으로 GPGPU 분야에서는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게다가 엔비디아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수혜도 봤습니다. PC∙게임기 등의 제조와 데이터센터 등의 서비스 분야에서 모두 GPU 수요가 늘어난 겁니다. 물론 인텔도 수혜를 봤습니다만, 상대적으로 그 규모가 작았습니다.

🔭전망: 이러한 배경 하에 엔비디아가 인텔의 시가총액을 넘어섰기 때문에, 테슬라가 도요타의 시가총액을 넘어선 것과 비슷한 사건으로 보는 해석도 크게 무리는 아닐 듯합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오늘의 이슈

사모펀드 문제 재발 않게 하려면…

새로운 사실: 은행들이 사모펀드 판매를 중단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판매한 사모펀드들이 잇따라 사고를 일으키면서 생긴 일입니다.

📝은행이 부주의했다: 정상적인 상품이지만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고 판매하거나(유럽 금리 연계 파생상품 펀드) 처음부터 부실한 상품을 판매하는(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 등 다양한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결국은 은행들의 상품 분석 능력이 부족하거나 또는 판매 실적만을 우선하면서 생기면서 상품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은 결과입니다.

최근에 환매 중단 등 사고가 발생한 사모펀드의 25%는 은행창구를 통해 팔려나간 펀드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1~2% 안팎의 판매수수료를 받기 위해 부실한 사모펀드를 판매했다가 고객 돈을 물어주는 사태가 잇따르면서 오히려 큰 손실을 보게 됐습니다.

최근에는 팝펀딩이라는 P2P 금융 중개업체의 P2P 투자풀에 돈을 넣은 사모펀드도 1600억원어치 가운데 1000억원어치의 환매가 중단되는 등 사고가 있따르고 있습니다.

⚖100% 은행 책임은 아니지만: 은행들은 자산운용사의 사모펀드 상품을 고객들에게 소개하고 판매한 것뿐이어서 그 판매된 상품의 부실에 대한 책임을 모두 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금융당국도 은행들에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고 피해를 입은 고객들이 결국은 ‘은행의 고객’이었다는 점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도 책임질 건 은행뿐: 이런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판매사인 은행이 판매수수료를 더 많이 가져가더라도 사모펀드 상품의 분석과 품질관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책임범위를 넓히는 게 필요합니다.

사고의 책임을 사모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 부과할 수도 있지만 은행에 그 책임을 부과하는 게 더 나은 선택인 이유는 품질관리에 실패할 경우 생기는 피해가 은행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은행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서 운영하는 기관이고 은행의 신뢰가 무너질 경우 수많은 고객들과 은행 영업허가 등을 비롯해서 잃을 것이 많습니다. 그에 비해 자산운용사들은 최악의 경우 회사 문을 닫더라도 손실이 은행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불량한 투자 자산을 판매해서 얻을 수익과 손실을 저울질할 때 수익을 선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비슷한 사례, 주류도매상: 이런 구조를 활용한 것이 주류도매상의 지역독점권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술을 파는 권한을 특정 주류도매상에게 국세청이 지역독점권을 주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는데요. 그 도매상은 국세청에 주류판매자료를 정직하게 보고해서 주세를 징수하기 쉽게 하는 일을 합니다.

주류도매상에겐 지역 내의 주점 등에 무자료 주류를 공급하고 탈세를 도와준 후 이익을 나눠가질 수 있는 유혹이 늘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나지 않는 것은 그런 일이 적발될 경우 잃어버리는 특혜가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관세 때리는 트럼프, 피하는 중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제품을 수입할 때 물리는 관세를 2년간 다섯 배 이상 올렸습니다.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을 통해 미국에 우회 수출하면서 그 관세를 회피하고 있다는 미국 미디어 쿼츠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쿼츠는 손수건과 페이퍼타월 수출을 예시로 들었습니다. 2015년만 해도 이 두 상품은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수출되지도 않았고,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수출된 손수건∙페이퍼타월 규모가 36억원 정도로 늘었고,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손수건∙페이퍼타월도 같은 규모로 늘었습니다. 쿼츠는 중국이 다른 상품들도 이런 방식으로 회피했을 거라고 가정하면, 약 6000만달러의 관세를 중국이 회피했을 거라고 봤습니다.

🇨🇳국채 투자자들, 중국으로: 중국 국채가 안전자산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경제 데이터 제공업체인 CEIC에 따르면 2분기 중국 국채로 유입된 해외 자금은 4조3000억위안(6190억달러)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중국 국채 금리가 선진국 국채에 비해 높으면서도 안정적이기 때문입니다. 10년물 국채의 금리는 미국 0.597%, 일본 0.023%, 독일 0.023% 정도인데요. 채권의 가격은 금리에 반비례한다는 점에서 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지지 않는 이상 선진국 국채를 사면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진 겁니다. 반면 중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118%여서 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국채 가격이 오를) 여지가 상대적으로 큽니다.

👩‍💻집 근처 사무실 쓰는 시대: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재택근무로 공유 사무실 수요가 줄어들었지만, 최근 빠르게 회복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 본사에 출근하지 않고 사는 곳 근처의 공유 사무실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기업들이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만년 적자 기업인 위워크는 “내년 초에는 흑자 전환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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