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의 면역력은 다양성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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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입니다. 리더십, 조직변화 등을 주로 연구합니다.

김태규의 HR 나우

조직의 면역력은 다양성에서 나옵니다

 

2014년도에 HP의 CEO를 역임한 칼리 피오리나와 패널 대담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커리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경험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그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것’을 말했습니다. 기업 조직에서 리더로 성장하는데 있어 철학 공부가 절대적 도움을 줬다는 겁니다.

리더의 덕목: 사고의 유연성

철학은 언제든 답이 바뀔 수 있는 학문입니다. 정답이 아예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는 철학의 이런 속성 덕분에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인 사고의 유연성을 키울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직은 다양한 인적자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자가 생각하는 방식, 가치관, 의사결정의 철학, 행동의 기준 등이 다 다릅니다. 그런데 리더가 구성원들로 하여금 자신의 생각과 방식을 따르기만을 기대한다면 소통이 어려워집니다.  더 나아가서는 창의적 의사결정을 기대하기 힘들어집니다.

몇 년 전에 한 대기업의 모든 임원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리더로서 본인이 더 발전시키고 싶은 역량’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을 분석해 봤더니, 하나의 키워드가 도출됐습니다. ‘소통 역량’ 이었습니다. 바로 이 소통 역량도 상대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사고의 유연성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다양성이 조직을 건강하게 만든다

다양성, 균형 등의 개념은 조직의 건강뿐 아니라 생명체의 건강과도 직결됩니다. 저는 조직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조직을 유기생명체에 비유하곤 합니다. 한번은 세브란스 암 병원장님을 초대해 특강을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 학생의 ‘암을 예방하기 위한 팁 한가지만 알려주세요’ 라는 질문에, 이 교수님께서는 주저 없이 ‘골고루 드세요’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든 음식은 우리 몸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만, 조금씩은 나쁜 영향을 주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과하게 먹으면 나쁜 영향이 쌓이게 되는 거죠. 예를 들어 간에 좋다고 해서 미나리만 매일 먹게 되면 간 질환은 예방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다른 장기는 망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골고루 먹는다면 다양한 음식이 교차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소량으로 존재하는 나쁜 요소를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골고루 먹는 게 결과적으로는 몸을 건강하게 한다는 말씀이셨죠.

‘골고루의 힘’은 다른 사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조류독감이 가금류 농장을 매년 위협하죠. 그런데 조류독감 창궐에는 인간의 책임도 있습니다. 아직 인플루엔자가 철새로부터 오는지 열악한 사육환경에서 스스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어떤 경우든 간에 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때, 닭이나 오리가 대단위로 영향을 받고 감염이 되는 이유는 ‘다양성 결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어느 시점부터 가금류를 육질이 좋거나 알을 잘 낳도록 개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사육되는 가금류는 몇 가지 종류만이 남았습니다. 이 몇 안되는 종류의 가금류가 특정 인플루엔자에 취약해지다보니 모두가 한꺼번에 쓰러지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 것입니다. 품종개량 이전에는 개체의 다양성이 있었습니다. 인플루엔자가 창궐했을 때, 쓰러지는 닭과 오리가 있는 반면 버티는 닭이나 오리도 있었습니다. 버티는 가금류를 통해 종의 유지가 가능했던 것입니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다양성, 유연성이 필수

조직에 이 현상을 대입해 보면,  구성원이 모두 동일한 생각을 할 때 조직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박테리아는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바이러스는 기본적으로 약이 없습니다.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면역력을 높여 스스로 치료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면역체계도 사람마다 다르니, 면역력이 약한 분들은 더욱 주의하셔야겠습니다.  그러나, 사회 전체로는 최선의 주의를 기울이되 위축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다양성과 유연성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는 기업과 사회 전반적인 면역의 증가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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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의 면역력은 다양성에서 나옵니다”에 대한 27개의 댓글

  1. 좋은글 감사합니다. 경직된 조직문화는 조직의 면역력도 약화시키지만, 조직 구성원의 결속력도 약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이런 문화가 지속되면 회사가 어려울 때 회사와 어려움을 함께하는 조직원은 없어지겠죠.

  2. 비지니스모델 뿐 아니라 조직 자체도 플랫폼화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일방적인 결정과 실행으로는 더 이상 세계적인 경쟁을 버티거나 이길 수 없는 시대가 되어버렸습니다.

  3. 동의합니다 사회나 조직이나 하물며 국가도
    다양성과 관용이 유지되고 상식적 포용이
    주류가 되면 지금보다 휠씬 건강 해질듯
    합니다

  4. 평소 고민하던 내용을 잘 풀어 주셔서 좋았습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유지하며 동시에 조직의 생산성과 연속성, 효율성까지를 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대부분 이런 시기를 견디지 못하고 다양성을 포기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5. 다양성과 포용이 중요한데 주관을 가진 인간이기에 쉽지 않은것 같습니다. 철학적 사고 즉 인간과 현상에 대해 깊이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 현재인것 같습니다.

    1. 조직원이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조직에 전념할 수 있다면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기적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6. 조직의 다양성 절대 공감합니다 이런 다양성을 통해 조직은 물론 사회구성원들과의 의사소통에도 아주 중요하다고 생가합니다

  7. 지당하신 말씀…에
    그 문제점은 누구나 알거라는 생각인데요 그보다 해결방법 혹은 대안이 시급하겠죠.
    개인적인 견해를 결론 부터 말씀 드리면 리더(CEO)를 바꾸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들을 리더로 인정해 주는 자들이 있고, 그들이 리더 자리를 유지하도록 도움을 주는 자들도 있죠.
    거기다가 그들의 주변에서 이득을 보는 자들 까지 가세하기 때문에 그들과 이해관계가 있거나 없거나 늘 우리 한사람 한사람이 개인의 사고방식이 바껴야 합니다.

  8. 교수님 직강했던 GMBA출신입니다.
    진심으로 조직은 다양성이 필요합니다.
    비효율적인 회의와 보고가 조직을 망가뜨립니다.
    윗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예상 손실은 줄이려고 하고 보고하는데만 온 정신과 시간을 허비하는 조직문화가 그 기업을 좀먹게 합니다.

  9. 생각의 유연성이 조직의 다양성을 만들어낸다는 논리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우리는 스스로 유연해지는데 너무 인색합니다. 한 번 맞다고 마음속에 결정한 생각은 잘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은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남을 비난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들로 만들어진 조직이 다양성을 만들어내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서부터, 내주장은 언제나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에서부터 그리고 위에서 말씀하신 철학공부를 비롯한 여러공부를 지속해나가는 것으로부터 생각의 크기를 키워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삶은 중용에서 시작해야 받아드릴 것이 많지 않을까 합니다.

  10. 정말 당연한 말씀입니다
    너무너무 공감이 되네요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도 일부 반영이 되어야하는데
    어느 순간 자신만의 의견이 맞다는 독선이 앞서
    조직이 망가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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