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화] 자동차산업, 미래는 없을까?

‘리멤버 나우’는 국내 최고의 경제 전문가들이 매일 아침 최신 경제 이슈에 대해 설명드리는 콘텐츠 레터입니다. 최근 합류한 거시경제와 IT 트렌드를 다루는 필진이 궁금하시다면, 클릭하세요.

세계 자동차 판매량이 12개월 연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경기가 좋지 않아 그렇다는 해석이 많지만, 경기가 좋아져도 나아지기 힘들다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습니다.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가 늘고, 차를 공유하는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어서입니다. 10월 1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자동차산업, 미래는 없을까?

자동차 판매량이 1년째 계속 부진하다는 소식입니다. 인도와 중국 등 신흥국에서 주로 판매가 감소하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수요는 여름에 접어들면서 좀 나아진 편입니다만 여전히 부진합니다. 우리나라 자동차 공장에도 그 불똥은 이미 튀고 있습니다.

– 왜 자동차가 안 팔리는 걸까요?

경기가 안 좋으니 그렇다는 해석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경기가 좋아져도 자동차 수요는 이미 피크를 치고 내려가는 중이라 판매량이 그리 늘지 않을 것 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석유 공급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피크 오일’ 가설에 빗대어 이름 붙인 ‘피크 카’ 이론입니다.

자동차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주장 가운데 가장 설득력을 갖는 이론입니다. 사람들이 점점 도시로 몰려와서 살 게 될 것이며(지금은 인구의 55%가 도시에 살지만 30년 후에는 이 비중이 거의 7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그런 트렌드는 자동차 소유의 필요성을 줄이고 자동차 소유의 불편함은 늘릴 것이라는 추측입니다. 사람들이 도시로 몰려들면 출퇴근 시간이 더 길어지고 주차공간은 더 부족해지니 자동차 출퇴근으로 인한 비용이 계속 올라간다는 겁니다.

정부는 이 문제를 대중교통의 확충으로 풀려고 할 것이고 그에 따라 자동차 수요는 줄어들게 됩니다.  자동차를 소유하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자동차를 잠시 빌려주는 서비스가 더욱 인기를 끌게 됩니다. 

– 다들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면 수요가 더 크게 줄겠군요?

그럼에도 차량 공유 서비스가 자동차 수요를 크게 줄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차로 이동하는 거리 자체가 줄지 않으면 공유되는 차량은 더 빨리 닳아서 교체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짧은 기간에 많은 거리를 달리는 공유자동차는 싫증나서 폐차되는 경우를 좀 더 줄이긴 할 겁니다. 그리고 자가용처럼 움직이되 여러 사람이 함께 타는 공유형 자동차가 등장하면 그 역시 자동차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 됩니다.

 자동차 업체들은 줄어드는 수요 환경에서 살아남는 자율주행자가 되기 위해 다양한 구조조정이나 제휴, 투자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건 이미 현대차를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입니다.

–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상황은 다를 거 같은데요.

우리나라와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서는 고령화가 자동차 수요를 줄이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중국이나 인도 같은 신흥국의 자동차 수요는 경기 영향으로 잠시 멈칫거리는 것일 뿐 앞으로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은 여전합니다. 차량 보급률이 선진국 수준으로 접근하려면 아직 멀었기 때문입니다. 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것은 보편적 욕망이자 본능이라는 걸 여전히 믿고 있다는 건데요.  자율주행차 같은 과거의 자동차와는 다른 개념의 자동차가 좀 더 빨리 등장하면 신흥국의 자동차 시장이 선진국 시장이 걸어온 길을 그대로 따라가지는 않을지도 모릅니다. 

자동차 시장이 축소되면  자동차용 강판이나 연료를 공급하는 철강, 정유업계의 변화도 함께 나타납니다.  우리가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 통계를 매월 주시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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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한국인이 미국인만큼 자산이 많은 이유

우리나라의 1인당 순금융 자산이 미국인의 1/6, 일본인의 1/3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만과 비교해도 우리의 1인당 순금융자산은 1/3 수준입니다. 새로운 사실은 아닙니다. 매년 조사하는 통계에서 우리나라의 상황은 늘 이 정도 수준입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미국이나 일본이 우리의 1.5배 수준이고 대만은 우리와 비슷한데 왜 1인당 순금융자산은 이렇게 큰 차이가 날까요. 여기에 우리나라 자산구조의 특징이 있습니다. 개인이 소유하는 부동산과 부채가 다른 나라보다 많습니다.

일단 각 가정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규모는 우리나라나 미국이 비슷합니다. 평균으로 계산하면 우리나라가 30만달러, 미국이 63만달러로 두 배 정도지만 특별히 자산이 많은 소수를 제외하기 위해  중앙값으로 계산하면 우리나라와 미국의 가계총자산은 19만달러로 거의 비슷합니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와 미국의 가계가 경제력이 비슷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 가계는 부채가 많습니다. 총자산은 부채를 포함한 자산개념입니다)

금융자산 규모도 비슷합니다. 그런데 부채를 제외한 가계순자산이나 순금융자산이 미국보다 적은 것은 우리가 부채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부채는 주로 집을 사는 데 사용됐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등 다른 주요 국가들의 가계자산 포트폴리오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자기가 거주하는 주택 이외의 다른 부동산이 우리나라 가계가 더 많다는 겁니다. 쉽게 말하면  집이 두 채 이상 되는 사람들의 비중이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보다 더 높습니다.  그러다보니 가계부채도 더 많습니다.(집은 빚으로 사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윳돈이 생기면 예금이나 펀드를 하지 않고 주택이나 토지를 사서 보유하는 특징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른 선진국들은 빚을 내서 집을 한 채 더 사는 대신 빚을 내지 않고 여윳돈으로 귀중품이나 내구재를 구입합니다. (이건 국가별 취향과 선호도의 차이입니다)

빚을 내서 추가로 집을 사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우리나라의 자가주택점유율(본인이 소유한 집에서 거주하는 세대의 비율)은 50% 수준인데 미국 유럽 등 선진국들은 65% 정도입니다. 주요국들 가운데 자가주택 점유율이 우리보다 낮은 나라는 홍콩 정도에 불과합니다.

자가주택 점유율이 낮은 이유는 젊은 층이 자가주택을 갖기 위해 필요한 장기모기지 제도가 부실한 것과, 집을 산 것과 비슷한 효과(월세를 내지 않는)를 지녔지만 무주택으로 잡히는 전세제도의 영향이 큰 탓으로 해석합니다.

결국 우리나라 가계 자산의 특징은  다른 나라에 비해 부채가 많고 부동산 비중이 높다 는 것입니다. 좀 더 거칠게 요약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이 생기면 그림이나 자동차 고급 가구 대신 집을 한 채 더 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 결과 집값은 고평가되어 있고 그림값은 저평가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그 선호도의 변화는 쉽게 나타나지는 않습니다.

* 가계의 자산에서 부동산이나 금융자산의 비율은 어떻게 계산하느냐에 따라 수치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래서 통계들마다 수치들이 꽤 다릅니다. 금융자산 1억원과 부동산 1억원(부동산 비율 50%)을 가진 A가구, 금융자산 2억원과 부동산 2억원(부동산 비율 50%)을 가진 B가구, 금융자산 2억원과 부동산 16억원(부동산 비율 80%)을 가진 C가구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 경우 세 가구의 총 자산 26억원 중에 부동산 자산의 총합 19억원의 비율을 구하면 73%지만, 각 가구의 부동산 비율을 평균하면 60%입니다.

데일리 체크

1%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안심전환대출에 63만건의 신청이 몰렸습니다.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웃돌아 2억1000만원이 넘는 주택을 소유한 신청자는 탈락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요건에 맞지 않는 신청자와 중도 포기자를 제외하고 나면 실제 커트라인이 2억8000만원까지 높아질 것으로 금융당국은 예측했습니다.

주변 시세의 최대 1.5배에 달하는 고가 장기전세(계약기간 4년 이상) 매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월세 계약갱신청구권이 도입되면 보통 2년인 임대차 계약기간이 끝나도 세입자가 재계약을 요구 시 집주인이 계약을 한 차례(2년) 의무적으로 연장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제도 도입을 앞두고 집주인들은 미래 상승분을 최대한 반영해 보증금을 올려 받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전용면적 59㎡ 고덕그라시움 전세 매물 중 6년 계약시 보증금 5억6000만원, 8년시 6억원 짜리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현재 전세 평균가(4억~4억5000만원)의 상승을 미리 고려한 셈입니다.

미국에서는 내년부터 운동화 시장이 구두 등 패션화 시장보다 커질 전망입니다. 미국의 한 시장조사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운동화 시장은 최근 1년 사이 7% 성장한 반면, 하이힐 시장은 5% 줄었습니다. 스포츠 의류를 일상에서 착용하려는 경향은 전방위로 퍼지고 있습니다. 스포츠브래지어를 구매해본 경험이 있는 여성의 비율은 2015에는 38%였지만, 2018년에는 45%로 늘었습니다. 미국의 대표 온∙오프라인 물류브랜드인 아마존과 타깃은 자체제작 스포츠의류를 내놨습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스포츠 의류 시장은 올해 전체 의류 시장보다 큰 폭으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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