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화] 중소기업에서 부자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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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대∙중소기업 임금격차가 더 커졌습니다. 그 격차가 일본의 3배나 된다고 합니다. 요즘 미국은 완전고용 수준으로 낮은 실업률을 기록했지만, 경기 회복의 지표인 물가상승률은 기대에 못 미칩니다. 그 이면에는 ‘플랫폼 노동’이 있다고 합니다. 4월 23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중소기업에서 부자 될 수 있을까

최근 5년간 우리나라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임금격차가 더 커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대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은 일본 대기업 근로자 임금의 1.5배 수준이었지만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은 일본의 비슷한 규모 기업 근로자 임금의 77% 수준에 그쳤습니다.

– 우리나라 대기업 임금이 너무 높나요?

물론 이런 자료를 근거로 우리나라 대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은 과도하며 중소기업 임금은 너무 낮다고 결론내리기는 어렵습니다. 임금이 일본의 1.5배라고 조사된 우리나라 대기업 근로자들의 근속연수나 나이 학력 경력 등이 일본 대기업 근로자들과 비교할 때 더 월등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분석할 때 늘 고민스러운 부분은 이런  격차가 어디서 발생한 것인지 원인을 분석하기 어렵다 는 점입니다. ‘똑같은 사람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근무할 때의 임금차이’라는 가정은 성립하기 어렵고 그래서 그 차이는 조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가 대기업 근로자들의 학력과 경력이 더 뛰어나거나 나이가 더 많기 때문에 생긴 격차인지, 아니면 그냥 대기업이라는 이유로 이유없이 과도하게 많이 받거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이 오로지 회사의 규모 때문에 임금을 적게 받는 것인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조사들이 자주 수행되지만 대안이나 해결책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데일리 브리프

우버가 기준금리에 미치는 영향

미국은 요즘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의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가상승률도 낮은 수치를 보입니다. 실업률이 낮을수록 물가상승률도 높다는 필립스 곡선에 부합하지 않는 현상이죠. 이런 현상 이면에 플랫폼 노동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디지털 플랫폼이 등장하며 생긴 임시직 일자리들 때문입니다.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플랫폼 기업들은 임시직으로 사람을 고용해 서비스를 하곤 합니다. 우버 운전기사, 아마존 플렉스 배송기사 등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국내에도 타다 운전기사, 쿠팡 플렉스 배송기사 등 비슷한 임시직들이 있죠.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이런  ‘긱 이코노미(임시직 경제)’가 실업률과 물가상승률 등 통계를 왜곡하고 있다 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그동안 경제학자들은 실업률이 떨어지면 임금과 물가상승률이 높아진다고 가정해왔습니다. 실업률이 낮아지면(구직자들이 대부분 취업을 하면) 그 나라의 국민들이 버는 돈도 많아지고, 결국 물가도 오를 테니까요. 노동자들의 상당수가 임시직으로 일하고 있다면 상황은 달라집니다. 별다른 직업이 없는 사람이 하루에 두시간씩 우버 기사로 일한다면, 통계에는 고용된 상태로 잡힐 겁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생계를 꾸릴 정도로 돈을 벌 순 없겠죠.

댈러스 연은은 “개인사업자∙계약직은 일을 하지 않을 때도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면서 “현 실업률 통계는 실제 노동시장을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보스턴 연은은  미국의 연간 임금증가율이 예상치보다 0.5~1%포인트가량 낮았는데, 긱 이코노미가 여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고 분석했습니다.

이 현상은 각국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시중에 유동성을 푸는 정책을 펼쳤는데요. 이때 공급한 통화량을 회수해야 할 시점이 왔지만, 대표적인 경제지표인 물가상승률이 경기 호전 신호를 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섣불리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도체 한국’, 반도체 가격 하락에 수출 급감

4월 들어서도 우리나라의 수출은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집계된 수출액은 1년 전에 비해 8.7% 감소했습니다. 수출 감소세가 더 커지고 있는 건 아니지만 뚜렷한 회복조짐도 없는 상황입니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이유는 반도체 가격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 입니다. 1년 전에 비해 반도체 수출액은 25% 정도 줄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마무리되면 중국은 한국산 반도체 대신 미국산 반도체를 구매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어서 한국 반도체의 수출은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반도체 수요가 많은 상황이면 얼마든지 다른 쪽에 팔면 그만이지만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는 고정 수요처가 없는 쪽은 수출 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제 이란산 원유 못 쓴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고 있는 한국을 비롯한 8개국에 대해서도 다음달부터는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지 못하게 막을 것 같습니다. 이 소식으로 국제유가는 6개월내 최고 수준까지 급등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산 원유를 다른 나라들이 수입하지 못하게 제재를 시작하면서도 한국∙중국∙인도∙일본 등 8개국은 5월초까지 한시적으로 예외를 인정해왔습니다. 그러나 이런 예외마저도 없애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하는 움직임입니다.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1)국제유가 상승 2)이란에서 원료를 조달해 온 화학기업들의 원가 부담 증가 정도로 보입니다. 지난달 기준으로 한국은 이란산 원유 수입량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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