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목] “금리 안올렸으면 좋겠다”는 한은 총재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인 이진우 경제전문기자가 함께 만드는 ‘데일리 경제 콘텐츠 레터’ 입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어제 이런 저런 말들을 했습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중앙은행 총재 자리는 조심스러운 자리여서 발언이 애매모호 합니다. 그래서 해석을 해 봤습니다. 주휴수당 부담이 커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1월3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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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안올렸으면 좋겠다”는 한은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출처: 한국은행

한국은행 총재가 기자들과 어제 만나서 몇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속에서 그가 현재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는지, 그리고 올해 경제 흐름을 어떻게 예상하고 있는지 단서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의 발언들을 해석해 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올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다는 것과 미국이 금리를 좀 천천히 올리거나 그만 올리면 좋겠다는 바램 이 담겨 있습니다.

1. “국내 경기도 중요하지만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가 어느 때 보다 영향을 줄 것이다.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늦춰지면 경기가 안좋아져서 그런 것이겠지만 시장 안정 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다는 차원에서 연준의 통화정책 보폭이 (올해 통화정책에) 영향을 줄 것 같다.”

 미국이 금리를 좀 천천히 올리거나 안올리거나 하면 차라리 좋겠다.  금리는 경기가 좋을 때 올리고 경기가 나빠지면 안올리거나 내리는 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미국이 금리를 안올리는 상황은 미국 경제가 안좋아져야 벌어진다.

02

굳어져 버린 ‘주휴수당’, 자영업 경기는 ‘흐림’

주휴수당(1주일을 만근한 근로자에게 하루치 일당을 추가로 주는 것) 논란이 뜨겁습니다. 자영업자들은 왜 갑자기 주휴수당까지 주라고 법을 바꾸냐며 항의하고 있지만, 사실 주휴수당은 원래 줘야 했던 수당입니다. 정부가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는데 괜히 그런다”고 항변하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달라진 것이라면 과거에는 주휴수당을 안줬다가 고발을 당하면 법원에 호소할 경우 판사에 따라서는 “주휴수당을 안줘도 최저임금 위반은 아니다”라는 판결을 내리곤 했지만  이제 주휴수당 지급을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명문화하면서 그럴 여지가 사라졌다는 정도 입니다.

오히려 과거에는 별로 아는 사람도 없어서 안줘도 큰 문제가 아니었던 주휴수당이 최저임금 논란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면서 오히려 ‘홍보’가 되는 바람에 안주기 어려운 수당이 되어 버린 게 달라진 점일 수도 있겠습니다. 주휴수당을 폐지하라는 청원도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올라왔습니다.

자영업자들이 느끼는 경기 체감지수는 1년전보다 25포인트나 감소한 59를 기록했습니다. 1년 사이에 이렇게 체감 경기가 나빠진 것은 이 통계가 조사되기 시작한 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03

넥슨, 매물로 나왔다

넥슨 창업자인 김정주 NXC 대표가 회사를 매물로 내놨다고 한국경제가 전했습니다.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물량 98.64%를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매각이 성사되면 가격은 최소 10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제껏 국내에 나온 M&A 물건 중 가장 큽니다.

김 대표가 매각을 결정한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쉬고 싶다”고 했다는 전언입니다. 텐센트 등 중국 회사에 매각될 경우 한국 게임의 경쟁력이 급격히 약해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

04

아파트값, 드디어 꺾이나?

고공행진을 이어온 서울 아파트값이 주춤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서울 아파트 가격은 월간기준으로 15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하락폭도 주택시장 침체기인 2013년 8월 이후 64개월 만에 가장 컸습니다.

지난 1년 전체로 봤을 때 서울 아파트값은 8.03% 올라 2006년 이후 가장 상승폭이 컸습니다. 하지만 상고하저의 흐름이 뚜렷했습니다. 지난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집값은 상승폭이 줄어들면서 12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특히 거래량이 동반 하락했습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전달대비 35% 줄었습니다. 주택거래량이 줄면 급매물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집값 하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올해는 GTX-A노선 착공, 3기신도시 개발 등 주택시장을 좌우할 변수가 존재합니다. 집값 상승을 견인할 수 있는 큰 변수들 이어서 영향력을 지켜봐야 합니다. 무엇보다 부동산에 몰린 유동성이 갈만한 다른 곳이 없습니다.

05

인도가 뜬다

지난해 한국과 인도의 교역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인도로 수출이 늘었기 때문이고, 이는 인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이 올해 6%대 성장도 위태하다고 보는 반면, 인도는 7%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미국이 무역전쟁을 벌이며 중국으로의 교역량이 줄어드는 만큼 인도의 교역량이 세계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미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주식시장이 하향세인 와중에 인도와 베트남 펀드가 그나마 올해 기대해 볼만 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06

샌드버그는 떠나고, 공유 스쿠터는 사라진다

경제에 있어서 ‘예측’이라는 게 참 의미가 없긴 합니다만, 그래도 해외 유수 매체들은 예측을 하고 연말에 ‘정답율’을 공개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책임지고 예측을 해보겠다는 의지입니다. 워싱턴포스트가 2019년에 테크 분야에서 일어날 일을 예측했습니다. 제프 베조스가 소유한 신문이니 그나마 신뢰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리멤버 나우 독자 분들이 관심 있어하실만한 내용만 뽑아 봤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링크를 참조하세요.

1. 셰릴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을 떠나고, 페이스북과 관련한 우려들은 이어진다.

– 개인정보 유출 등 수 많은 스캔달에 시달리고 있는 페이스북이 계속 비슷한 이슈로 고전하는 와중에 운영책임자(COO)이자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사람인 셰릴 샌드버그가 회사를 떠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2. 테슬라는 살아남긴 하지만, 이제 진짜 경쟁을 시작한다.

– 지난해 CEO인 일론 머스크가 “부도 직전까지 갔다”라고 표현한 테슬라가 살아남긴 하겠지만, 폭스바겐 등 기존 강자들이 대규모로 전기차를 쏟아내는 환경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3. 애플은 소비자 한테서 더 많은 돈을 쥐어짤 것이다.

– 애플이 단순히 폰만 파는게 아니라 음악, 영상 콘텐츠 등 다양한 제품을 ‘구독’형태로 판매하는데 집중하면서 애플의 충성 고객들한테 더 많은 돈을 가져가려 할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4. 공유 스쿠터는 사라질 것이다.

– 공유스쿠터는 지난해 글로벌 스타트업 계에서 가장 핫 이슈였습니다. 창업 1년도 안돼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이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스쿠터를 다루기 어려워하고, 보행자들과 충돌할 위험도 커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5. 큰 테크 업체의 IPO가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밸류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고객한테서 가격을 올려 받아야 할 것이다.

– 우버, 리프트, 에어비앤비, 핀터레스트 등 우리에게도 익숙한 대형 테크 기업들의 IPO가 예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증시 상황은 그다지 좋지 못합니다. 이들이 높은 가치를 받기 위해서는 수익성을 챙길 수 밖에 없고, 그러면 고객의 이용 요금을 높일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07

Quote of the day

우리 국민이나 사회나 가난해지려고 아예 작정한 것 같습니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의 주장입니다. 한국인들은 미래에 대한 투자보다 현재를 즐기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특히 사교육과 자동차같은 과시용 소비에 지나치게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존 리 대표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라자드자산운용, 도이치투신운용 등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습니다. 그가 2005년까지 운용한 뮤추얼펀드인 ‘코리아펀드’는 연평균 24%의 놀라운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미국처럼 한국에서도 월급의 몇 %를 주식에 투자하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주식은 도박이고 패가 망신하니 꿈도 꾸지 말라는 고정관념이 노후준비를 막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돈이 날 위해 일하게 하라’는게 평소 그의 소신입니다. ‘개미’가 투자만 하면 잃는 사례가 워낙 많아서 생긴 고정관념이긴 하지만, 재테크 교육이 더 강조돼야 한다는 그의 주장도 설득력이 있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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