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수] ‘그레이 스완(grey swan)’ 투성이 2019년

<리멤버 나우>는 리멤버와 ‘손에 잡히는 경제’ 진행자인 이진우 경제전문기자가 함께 만드는 ‘데일리 경제 콘텐츠 레터’ 입니다.

새해를 맞이했지만, 경기 전망은 어둡습니다. 뭐가 위기요인인지는 아는데 딱히 해결책이 없어서 더 답답합니다.  전 기재부 사무관의 폭로를 계기로 ‘국가 부채’에 대한 편견이 가진 문제점도 짚어봤습니다. 2019년 1월2일 ‘리멤버 나우’ 입니다.

01

‘그레이 스완(grey swan)’ 투성이 2019년

2019년 세계 주요 경제권에 대한 전망은 우울함 그 자체입니다. 경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를 가져오라면 미중 무역갈등과 영국의 브렉시트 논란,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기조 등 당장에라도 10가지가 넘는 이유가 앞다퉈 튀어나오지만 그럼에도 세계 경제가 희망을 가질만한 요인을 물어보면 뚜렷한 게 없습니다.

“앞서 걱정한 모든 요인들이 잘 해결되면 혹시 모른다”는 정도입니다 이런 분위기는 주식시장을 보면 실감할 수 있습니다. 웬만한 시장들은 지난해 연초 대비 20%안팎의 주가 하락이 보통입니다. 중국증시와 한국 코스닥은 30% 가량 내렸습니다.

예상했지만, 해결책도 없다

최근에 나오는 뉴스의 흐름도 좋지 않습니다 중국의 PMI는 내리막을 이어가면서 50 이하로 떨어졌고 올해 중국의 성장률도 5%대로 떨어질 거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구매담당자들을 설문조사한 결과인 PMI가 50이하, 즉 “안좋아 질 것”으로 결론내려진 것은 29개월만에 처음입니다. 중국 PMI는 중국 국가통계국과 민간은행인 HSBC의 통계 두 가지를 주로 많이 활용합니다. 아무래도 국가통계국 것이 좀 더 보수적으로 움직이는데, 이번에 발표한 것은 국가통계국 수치입니다. “좋게 봐 주려 해도 좋게 볼 구석이 없다”정도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국제유가는 20달러까지 내릴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이런 악재들은 갑자기 나타난 정체모를 충격이 아닌  이미 알려진 고민거리지만 딱히 해결책이 없는 ‘그레이 스완’  이라고 부릅니다.

02

국가 부채가 많으면 나쁘다?

정부가 2017년에 국가채무를 늘려놓기 위해 굳이 발행하지 않아도 됐을 국채를 발행했다는 전 기재부 사무관의 주장이 눈길을 끕니다. “박근혜 정부는 국가채무가 이정도에 그쳤는데 문재인 정부는 국가채무가 왜 이렇게 크게 늘었느냐”는 질책을 피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부 임기로 분류되는 2017년에 국가채무 잔액을 늘려놓는 게 필요하다는 정무적 판단 때문이었다는 주장입니다.

2017년 연말경에는 세수가 잘 들어와서 정부가 여윳돈이 생겼고 그러니 국가채무 일부를 갚을 수 있던 상황이었는데 갚지도 않고(바이백 취소) 심지어 대출을 더 받으려고 했다는 겁니다.

여윳돈이 좀 남아도 시장 상황이나 판단에 따라 채권을 더 발행해야(가계로 치면 대출을 더 받아놔야)할 이유도 있을 수 있으니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진실이 뭔지 누가 옳고 그른지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할 포인트가 있어보입니다.  국가채무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에 가까운 선입견(국가채무는 적을 수록 좋고 없으면 최선이다)이 그것 입니다.

경기가 나쁘거나 민간(가계와 기업)의 부채가 많거나 위기가 발생하거나 하면 정부는 부채를 늘려서라도 대응을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유독 많은 것은 가계가 주택구입을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인데요. 그 덕분에 정부 채무는 별로 없고 정부의 재정 건전성은 좋은 편입니다. 반면 유럽의 많은 나라들은 정부가 부채를 조달해서 임대주택을 지어 공급하느라 국가채무는 많고 그 대신 가계부채는 크지 않습니다.

정부부채를 늘리는 정부는 나쁜 정부라는 고정된 프레임을 이번 논란을 계기로 다시 생각해볼 필요는 있어보입니다.

03

화장품 로드숍들이 없어지는 이유

특정 브랜드 화장품들을 파는 로드숍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유는 “화장품도 이제는 온라인으로 많이 사니까” 입니다. 로드숍을 먹여살리던 중국인 관광객들도 인터넷 면세점에서 구입하는 쪽으로 패턴이 바뀌었습니다.

인터넷 쇼핑의 증가는 화장품 로드숍 뿐 아니라 소매판매업 자체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문방구 철물점, 옷가게, 서점 등 익숙한 업종들이 인터넷 쇼핑으로 타격을 입고 나서 인 터넷의 영향을 덜받는 음식점으로 바뀐 것이 자영업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들었습니다.  

요즘 불거진 최저임금 문제도 원인을 거슬러올라가면 이런 트렌드와 맞닿아 있습니다. 유명 상권 곳곳에 권리금없는 점포들이 늘고 있고 반면 택배 물류를 위한 창고업은 호황입니다

04

캠핑카, 에어프라이어

최근 뜨는 히트상품과 관련된 소식 두 가지를 정리해 봤습니다. 캠핑카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5년 전만에도 3000대 (캠핑카+트레일러) 정도였던 시장 규모는 현재는 1만대가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싼 모델은 4000만원대면 살 수 있고, 잘 쓰면 꽤 값을 받고 중고로 팔 수 있어서 로망을 이루기 위해 ‘지르는’ 남성들이 적지 않습니다. 정부가 화물차를 캠핑카로 개조할 수 있도록 규제도 풀 예정이어서 시장은 더 커질 전망입니다.

에어프라이어도 요즘 많이 팔립니다. 지난해 시장 규모는 전년대비 거의 세배가 커졌습니다. 1인 가구에서도 오븐 없이도 ‘삼겹살 통찜’등 그럴듯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판매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싼 것은 10만원 대면 살 수 있습니다.

05

Quote of the day

송아지를 600㎏ 정도의 큰 소로 키우려면 3~4년이 걸립니다. 뼈가 앙상하고 아픈 소는 6개월가량만 잘 보살피면 건강을 회복합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평가되거나 경영이 부실한 회사는 원인 파악만 잘 해도 금방 건강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M&A 철학을 소개한 부분입니다. 하림그룹은 2000년 이후 7건의 M&A를 했고, 대부분 성공적 이었습니다. 원래 사업과 연관이 있는 회사만 인수했고, 인수 뒤에도 피인수 회사의 전통을 존중해 주는 것도 그만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하림은 선진, 팜스코, 팬오션 등을 인수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김 회장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축산업을 시작해 연매출 8조원이 넘는 하림그룹을 키워냈습니다. 몇 차례의 부도 위기를 극복하고 큰 기업을 일궈낸 그의 스토리를 읽어보세요.

리멤버 나우를 지인들과 공유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