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6.목] 트럼프 탄핵? 그럼 경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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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하려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탄핵될까요? 경제는 어떻게 될까요? 이 내용을 분석해봤습니다. 알뜰폰이 더 저렴해지게 됐습니다. 9월 26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트럼프 탄핵? 그럼 경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민주당이 탄핵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 사안은 미국의 정치 이슈이기도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하는 대응 카드에 따라 우리나라와 세계 경제에도 많은 변수가 될 만한 일이어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 정말 트럼프가 탄핵될 수 있나요?

우리나라는 의회에서 탄핵을 결의(탄핵소추)하고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만 미국은 하원에서 탄핵을 결의하면 상원에서 파면 여부를 정합니다. 민주당이 우세한 하원에서는 2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되지만 파면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하는 문제여서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이 파면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 이 소식이 경제엔 어떤 영향을 미치죠?

그러나 탄핵 이슈가 살아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만으로 세계 경제에는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이 됩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위험자산 기피 현상은 심해집니다.  실제로 민주당이 탄핵 조사에 착수한 24일, 금∙채권 등 안전자산은 급등하고 뉴욕 증시는 떨어졌습니다. 과거 두 번의 탄핵 사태 당시에도 뉴욕 증시는 조정을 크게 받았습니다.

트럼프가 탄핵 소추되어 파면될 가능성은 낮지만 시장의 관심은 이런 정치적 이슈를 돌파하기 위해 트럼프가 어떤 카드를 꺼내들지에 대해 더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갈등이 더 커질지 아니면 타협을 서두를지도 더 모호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입장에서 보면 중국과의 갈등이 격화되는 게 정치적 도전을 헤쳐가는 데 유리할지 중국과 스몰딜이라도 해서 성과를 보여주는 게 본인의 지지율을 올리는 데 더 나을지를 판단하게 될 겁니다. 이제 세계 경제는 미국의 정가에서 진행되는 탄핵 이슈도 주시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게 됐습니다.

– 민주당이 트럼프를 탄핵하려는 이유는 뭔가요?

트럼프의 탄핵 이슈가 불거진 이유는 지난 7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한 가지 부탁을 했다는 제보에서 불거졌습니다. 그 부탁은 민주당 대선후보 주자인 조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을 조사해달라는 것이었는데 헌터 바이든은 현재 우크라이나 천연가스 회사의 이사입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 부탁에 대해 협조를 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반대급부로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려던 4억달러의 원조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민주당이 주장하는 트럼프의 죄목입니다.  나랏돈 4억달러와 우방국과의 외교관계를 본인의 정치적 이해득실에 악용했다는 겁니다.  미국 대통령의 통화기록은 모두 기록으로 남기 때문에 제보의 내용은 대체로 사실인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이런 일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게 과연 어떤 정치적 파장이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인데요. 트럼프에게 불리한 이슈이니 민주당에게 유리하지 않겠냐는 판단이 먼저 들 수 있습니다. 다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미국의 요즘 정치 구도는 누가 더 많은 지지를 얻느냐가 아니라 민주당과 공화당이 치열하게 경합하는 지역에서 단 한 표라도 누가 더 많이 얻느냐에 달려있는데, 민주당과 공화당이 치열하게 경합하는 지역은 트럼프를 탄핵하자는 급진적인 주장에 대해 환호하기보다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보수적 유권자들이 꽤 많습니다.  자칫하면 탄핵 역풍이 불 수도 있다는 이야깁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탄핵 추진을 결정했고 이제 트럼프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달 전보다는 미국의 정가 이슈이든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든  모든 게 더 불확실한 구도로 접어들게 됐습니다.  때마침 미국의 경제지표들 중에 소비자들의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도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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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은 왜 저렴할까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알뜰폰의 도매대가를 낮추도록 했습니다. 알뜰폰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기존 통신3사가 깔아놓은 망을 ‘임차’해서 가입자들에게 휴대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사업자입니다. 이들이 통신3사에 내는 임차료가 바로 도매대가인데요. 이걸 더 낮추면  알뜰폰 사업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조달 원가가 낮아지는 셈이어서 휴대폰 요금을 더 낮출 수 있게 되고 소비자들을 알뜰폰 가입으로 좀 더 유인할 수 있게 됩니다. 

알뜰폰 회사들이 기존 통신3사에서 망을 빌려씀에도 불구하고 통신3사보다 더 저렴한 요금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은 통신3사로부터 빌려쓰는 통신망 임차료가 그리 비싸지 않기 때문입니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알뜰폰 회사들이 기존 통신3사보다 저렴한 요금제를 만들 수 있는 수준에서 통신망 임차료를 정하기 때문 입니다.

이동통신 사업을 호텔 사업으로 비유하자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기존 호텔 사업자들로부터 남는 호텔방을 여러개 빌려서 재판매하는 사업자들입니다. 호텔 방의 원래 가격이 하룻밤에 20만원이라면 15만원에 빌려서 17만원에 파는 식입니다.

기존 호텔은 어차피 남는 방이기 때문에 공짜로 빌려줄 수도 있고, 하룻밤에 20만원을 다 달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20만원을 다 달라고 했다면 재판매가 불가능했겠지만 이 상황에서 정부가 중간에 개입해서 재판매가 가능한 수준인 15만원 정도에 빌려주도록 압박을 하는 구조입니다.

 정부가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 도매대가를 인하한 것은 그동안 15만원에 빌려주라고 하던 빈 호텔방을 13만원으로 더 가격을 낮추라고 한 것과 비슷합니다. 

금리 인하에 수익률 낮아진 저축성 보험

시중금리가 빠르게 낮아지면서 저축성 보험의 매력이 급격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보험회사가 파는 저축성보험의 대표 상품인 연금보험이나 저축보험 가입자들이 감소하는 중입니다.

저축성보험은 말 그대로 저축을 목적으로 적립하는 보험이라 은행의 적금과 매우 유사합니다. 적금과의 차이는 적금은 10만원을 부으면 10만원이 그대로 쌓이면서 연 1.5%로 굴러가는데, 저축성보험은 10만원을 부으면 9만원만 쌓이면서(1만원은 보험회사가 수수료로 떼어갑니다) 연 2.5%로 굴러갑니다.

이런 구조라서  저축성보험은 처음에는 은행 적금보다 매우 불리합니다.  초기에는 쌓여있는 돈이 적으니 2.5%라는 고금리로 굴리는 데 따르는 추가수익이 별로 크지 않습니다. 오히려 매월 떼어가는 수수료로 인해 깎여나가는 자산규모가 더 큽니다. 그러나 꾹 참고 계속 부으면 10년이 넘은 어느 기간 후에는 쌓여있는 돈이 매우 많아지기 때문에 연 1.5%로 굴리는 은행적금보다 연 2.5%로 굴리는 저축성보험의 효과가 커집니다.

쉽게 말하면 저축성보험은 계속 부진하다가 마지막 1~2년에서 역전승을 노리는 상품입니다. 그런데  시중금리가 낮아지면 <꾹 참고 계속 부어도> 돈이 별로 늘어나지 않고 그래서 2.5%로 굴리는 데 따르는 효과도 별로 크지 않습니다 (굴리는 돈이 커야 1% 차이에 따른 금액 차이도 클텐데 말이죠).

그러다보니 과거에는 12년만 부으면 은행적금보다 더 나은 게 저축성보험이었지만 이제는 17년, 18년을 부어도 그런 순간이 잘 오지 않습니다. 과거보다 저축성보험의 매력이 더 떨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데일리 체크

증권사 계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이트를 금융감독원이 오늘 오픈했습니다. 이 사이트에선 은행·저축은행·상호금융·증권사·보험·카드 등 개인이 보유한 모든 금융권의 계좌를 일괄조회할 수 있습니다. 금감원은 지난 3년 동안 이 사이트를 통해 소액 계좌를 해지하고 찾아간 금액은 945억원에 이른다고 밝혔습니다. 잔액이 50만원 이하이고 1년 이상 거래가 없는 소액·비활동성 계좌는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온라인으로 바로 해지하고 이체해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소액·비활동성 증권사 계좌의 잔액은 2000억원에 달합니다.

오늘 만기를 맞는 우리은행의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이 사실상 원금 전액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금리 하락 폭과 무관하게 상품을 만기까지 유지할 때 보장해주는 ‘쿠폰 금리’ 1.4%(연 4.2%, 만기 4개월)와 선취 운용수수료 반환분(0.5%)을 감안하면 실제 손실률은 98.1%입니다. 이 상품에 1억원을 투자했다고 가정하면 192만원만 건지는 셈입니다. 이 사건은 선진국 국채 관련 파생상품 가운데 투자금액 전액 손실을 기록한 첫 사례입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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