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성취를 인정했을 때 생기는 기적

👍 작은 성취를 인정했을 때 생기는 기적

아자 하고 있는 사람들

리더가 구성원을 ‘인정’하는 행위는 구성원이 성취감을 느끼고 성장을 체감하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리더의 인정을 받고 싶었던 경험이 있을 텐데요. 문제는 조직 내 인정에 대한 여러 가정과 믿음이 종종 리더가 인정을 자제하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특히 일상적인 ‘작은 승리’에 대해 인정을 자제하는 건데요. 이렇게 되면 구성원들은 가끔 있는 인정 행위에 필요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리더가 버려야 하는 세 가지 믿음

1️⃣ 말뿐인 칭찬은 의미가 없다  : 단지 “잘했다” “고생했다”라는 무형적인 말만으로는 구성원들이 ‘리더로부터 인정받고 있음’을 인지하기 부족합니다. 조직, 리더가 구성원의 일과 노력, 공헌을 중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만들려면 유형적 보상이 필요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죠. 가령 고과 평가 A등급 이상, 높은 인센티브 지급, 진급 또는 자비로 가기엔 부담스러운 학습 기회 제공 등입니다. 하지만 매번 확실한 보상을 하기에는 자원의 한계가 있죠. 결국 혹할 만한 포상만이 인정을 나타내는 표식이라면 리더는 칭찬에 인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직 구성원 간 불평등한 분위기가 조성될 수도 있습니다. 소수의 인원만 인정을 얻고 보상받지 못하는 다수의 구성원은 자기효능감을 느끼기 어렵게 될 테니까요. 이는 업무 능력의 양극화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인정을 받은 소수는 더욱 일에 몰입해 성과를 낼 가능성이 커지지만, 인정 경험을 상실한 다수는 효능감이 저하되고 심한 경우 일탈행위를 할 수도 있게 되는 겁니다. 자연스레 ‘큰 승리’에만 집중하는 일이 벌어질 겁니다. 또 업무 균형도 무너질 수 있습니다.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은 업무에만 매달리게 될 테니까요.

2️⃣ 다른 동료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만 인정하라 : 유형적인 보상만이 인정 기준이 되는 조직에서는 필연적으로 함께 형성되는 믿음이 있습니다. 경쟁 상황에 있는 다른 이들도 납득할 수 있는 결과만 인정해야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공정성 이슈가 발생하는 조직에서도 흔히 형성되는 집단 가정인데요. 진전이나 성장 정도가 비슷한데도 특정인만 인정받게 된다면 리더나 제도를 불신하게 될 테니까요. 

무엇보다 이 믿음이 지나치게 강해지면 가시적인 결과물에만 집중하게 만든다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요. 결국 일상의 자잘한 성취보다는 지표로 보일 수 있는 ‘큰 승리’만 인정의 기준으로 삼게 만드는 거죠. 

이는 조직 전반에 ‘형식주의’를 강화하는 부정적 결과로 이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구성원들이 남보다 더 많은 시간 근무하거나 자신의 역할 이상의 업무를 수행하는 식으로 형식에 집착할 수 있죠. 뚜렷한 결과물로 증명되지 않더라도 소소하게 얻을 수 있는 성취감과 성장감은 이런 상황에서 평가절하됩니다. 실제로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의 많은 문제가 여기서 발생합니다.

3️⃣ 저성과자를 인정해주면 잘못된 상황인식을 초래한다 : 큰 승리나 뛰어난 성과를 거둔 구성원을 인정해주는 건 더 높은 수준의 목표를 세우는 동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과가 낮은 이의 노력이나 성취를 인정해주는 것은 자칫 현재 본인의 성과 창출 수준을 긍정적으로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습니다. 명백히 부족한 수준임에도 더 나은 성과 창출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믿음은 성취, 성장, 성과를 동일한 개념으로 잘못 받아들였기 때문에 생깁니다. 실제로 많은 조직에서 성취에 대해 물으면 높은 고과를 받았거나 시상을 받을 만큼의 큰 승리를 거둔 경험을 중심으로 답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무의 작은 진전이나 아이디어 발상 같은 작은 승리는 잘 언급되지 않죠. 업무 특성상 이를 경험하기 어렵다고 답하는 경우도 많고요. 하지만 저성과자일지라도 작고 소소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스스로 설정한 목표량을 무사히 달성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런 노력을 인정해주고 독려해준다면 오히려 업무에 대한 열의가 더욱 높아질 수 있겠죠.

작은 승리를 인정하는 문화 만들기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믿음을 바로잡는 것만으로 작은 승리를 존중하는 조직 문화가 조성될까요? 물론 성취나 성장, 인정 자체에 대한 잘못된 오해들은 해소해야겠죠. 리더가 구성원의 일상과 업무를 관찰하는 역할을 해야 할 필요도 있고요. 그러나 조직의 규모나 업무 특성에 따라 리더가 조직 관리 이상의 업무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리더가 실무에 치이다 보면 결국 측정과 관리가 쉬운 가시적 결과물에만 매몰될 우려가 있습니다.

1️⃣ 정기적으로 공유하라 : 리더가 일일이 구성원들의 일상 업무를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을 때는 실무를 수행하는 작은 조직에서 허들을 하면 좋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허들은 미식축구 경기 도중 짤막한 작전타임처럼 둥글게 모여 이야기하는 장면을 의미합니다. 즉, 팀장과 팀원이 서로의 업무에서 느낀 바를 공유하고 이를 인정해주는 대화 과정을 반복하라는 의미입니다. 업무 현황 보고 회의 대신 메신저나 메일링을 통한 상시 보고-공유체제로 전환하고, 주간회의 시간은 허들로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2️⃣ 점검 프로세스를 적용하라 : 사후 피드백을 주고받는AAR(After Action Review) 방식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과제나 업무가 마무리될 때 성취한 점이나 발전한 점, 향후 보완해야 요소들을 체계적으로 발견하고 인식할 수 있는데요. 성과관리 역할을 맡는 모든 리더는 결과를 점검해 피드백하는 것이 당연한데요. AAR을 활용하면 단순 칭찬이나 격려, 자극적인 문제 요소나 부족한 점에만 집중하는 걸 방지할 수 있습니다.

다같이 리뷰하는 과정에서 큰 승리를 거두지 못한 업무에서도 각자 놓치고 있었던 작은 승리를 팀원들과 함께 발견할 수 있습니다. 국내 기업 중에도 이미 AAR을 활용해 구성원의 성장요소를 파악하고 적절한 피드백을 제공한 사례가 있습니다.

3️⃣ 리더가 솔선수범하라 : 앞서 소개한 2가지 팁은 사실 구성원들 자체가 작은 승리 경험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조직의 운영 방향과 조직문화 변화를 결정하는 리더들이 먼저 일상에서 경험한 작은 성취를 솔직하게 공유해보는 게 좋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구성원들도 자연스럽게 본인의 작은 성공을 찾아내고 털어놓게 될 겁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낯설어할 수 있겠지만요.

조직문화 프로젝트를 하다 보면 리더들에게 이전보다 더 많은 역할이 요구되고, 그 수준 또한 높아지고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때로는 이것이 리더에게 너무 많은 부담이나 압박으로 작용하기도 하죠. 하지만 조직에 필요한 긍정적인 변화를 일상에서 조금씩 실현함으로써 작은 승리를 반복한 끝에 조직의 존중과 지지를 받는 리더 또한 목격한 바 있습니다. 결국 모든 큰 승리는 작은 승리를 꾸준히 반복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게 아닐까요?

✍🏻 안영규 : 안영규 조직문화공작소 수석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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