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 앞둔 채용 시장 전망

🔔 HR insight 컨텐츠를 더 보시려면 경영/HR 탭을 눌러보세요.

엔데믹 앞둔 채용 시장 전망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움츠렸던 소비활동들이 조금씩 기지개를 펴면서 기업들의 매출 증대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촉발한 러-우 전쟁을 비롯해 금리 인상, 공급망 위기 등과 같은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 기업의 채용 활동이 극적으로 증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엔데믹을 앞둔 채용 시장 전망과 트렌드를 소개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전염병 전문의인 모니카 간디Monica Gandhi 교수는 최근 국내 언론을 통해 ‘한국이 엔데믹의 첫 국가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2020년 1월,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지 2년 4개월만의 반가운 소식입니다. 엔데믹Endemic이란 종식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발생하거나 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과 더불어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소식에 움츠렸던 기업들도 조금씩 기지개를 펴는 양상입니다. 1분기부터 패션 제품 수요 증가세가 뚜렷해졌으며, 국내 한 주류 회사의 경우 맥주의 출고량이 지난 달 대비 95% 증가하는 한편, 거리두기 해제 이후 한 달 동안의 캠핑용 간편식 판매량이 전년 대비 37% 늘어나는 등 패션, 여행, 숙박, 식품, 주류, 문화, 유통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매출 증대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엔데믹 앞둔 기업들의 채용 전망
기업들의 매출은 기지개를 펴고 있는데, 채용 시장 전망은 어떨까요? 지난 1월 국내 기업 총 73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내 채용 플랫폼 인크루트의 채용 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2년 대졸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은 대기업 73%, 중견기업 49.5%, 중소기업 46%였습니다. 이는 전년 동일 조사 대비 대기업은 16.8%p, 중견기업은 6.1%p, 중소기업은 13.3%p 상승한 수치입니다.


하지만 엔데믹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경영 불확실성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커리어테크 플랫폼 사람인이 기업 560개사를 대상으로 ‘러-우 전쟁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에 대해 지난 4월 설문조사를 한 결과, 57.5%가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답했습니다. 불확실성이 커진 부분은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62.1%(복수응답)로 가장 많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내수 수요 위축'(37%)이 뒤를 이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이들 중 절반이 넘는 50.3%의 기업이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등 경영 목표를 연초에 세운 계획보다 약 15% 정도 줄였으며, 이로 인해 채용 계획도 변경됐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전체 응답 기업의 19.8%가 채용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변경된 채용 계획에 대한 설문에는 ‘채용 규모 축소'(53.2%)나 ‘채용 연기'(29.7%)를 꼽은 기업이 대부분이었고, 17.1%는 ‘채용을 중단했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채용 규모를 축소한 기업들(59개사)은 채용 정원 또한 평균 20% 가량 줄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채용을 연기했다는 기업들(33개사)은 채용 재개 시점으로 ‘올해 2분기'(45.5%)를 가장 많이 꼽았으나, 무기한 연기하겠다는 응답도 27.3%에 달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 시대에 어떠한 대비를 해야 할까요? 코로나 영향으로 위축됐던 고용 시장이 엔데믹 기대감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지침으로 인한 주요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 확대로 개선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최근 촉발한 러-우 전쟁을 비롯해 금리 인상, 공급망 위기 등과 같은 경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어 극적인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채용시장 3대 키워드 : 수시채용, 직무 유경험, 전문성
지난 3월 대한상공회의소가 국내 매출액 1천대 기업 중 302곳을 대상으로 ‘2022년 기업의 채용 트렌드’를 조사한 결과, 올해 채용시장의 3대 키워드로 ‘수시 채용'(63%), ‘직무 유경험'(65%), ‘전문성'(53%)을 꼽았습니다. 설문에 따르면 올해 채용 경향에 대해 기업의 62.6%가 ‘대규모 공채보다 수시채용 비중 증가’를 선택했습니다. 이어 ‘이공계 인력 채용 확대'(54.9%), ‘신입보다 경력직 선호'(52.1%), ‘비대면 채용전형 도입·지속'(44.7%), ‘미래산업 분야 인재 채용 증가'(36.6%) 순(복수응답)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리고 대졸신입 채용 시 가장 중요하게 보는 항목으로는 ‘직무 관련 경험'(64.9%)을 1순위로 손꼽았습니다. 다음으로 ‘직무 관련 지식'(57.0%) ‘태도·인성'(53.6%) ‘관련자격증'(12.3%)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반면 대규모 공채시장에서 지원자를 1차적으로 선별하는 기준이었던 ‘어학능력’과 ‘학력·학점’은 각 3.6%에 불과했습니다.

이러한 채용 트렌드 변화는 기업이 생각하는 인재상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업이 바라는 최고의 인재상은 ‘전문성'(52.6%)과 ‘소통·협력'(44.7%)을 갖춘 인재로 조사됐습니다. 이어 ‘성실함'(26.5%), ‘열정'(15.6%), ‘도전정신'(13.6%), ‘창의성'(12.3%), ‘글로벌 역량'(11.3%), ‘실행력'(10.3%) 순으로 꼽았습니다.

기업의 채용 방식 변화 : 직무역량 강화, 인턴채용 증가, 비대면 채용 확대
이러한 채용 트렌드는 기업들의 채용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2019년도 현대차를 시작으로 삼성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공채에서 수시로 채용 방식을 변경하면서 수시채용의 시대가 열리게 됐습니다. 이러한 수시채용은 ‘공채’와 달리 포지션에 맞는 인재를 필요한 시기에 채용하는 방식으로, ‘직무와 관련된 경험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커리어테크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 5월 기업 512개사를 대상으로 ‘수시채용과 직무역량 평가’에 대해 조사한 결과, 기업의 88.9%가 수시채용 확대로 인해 ‘직무역량’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로 인해 실제 전체 기업 10곳 중 6곳(62.5%)은 직무역량 평가를 강화하고 있었습니다. 평가를 강화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응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관련 자격증 필수 또는 우대 조건 강화'(47.5%, 복수응답)가 가장 많았고, ‘면접 단계 세분화'(46.9%)와 ‘직무역량 평가 비중 증대'(38.8%), 그리고 ‘전문 평가자 도입'(7.8%)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처럼 수시채용으로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변하면서 직무역량이 더욱 중요해짐에 따라 이를 어필하기 위한 포트폴리오가 신입 구직자의 취업경쟁력을 갖추는 데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와 함께 직무역량, 잠재력, 사무능력, 사고흐름 등 자신을 가장 잘 어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가 필수인 시대가 다가온 것입니다. 이미 서류를 접수하는 채용사이트를 보면 ‘포트폴리오’를 요구하는 기업이 많아진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채용 방식의 변화는 인턴 채용 확대입니다. 사람인 관계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개년의 1분기 인턴 공고 변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 인턴 공고가 지난해 대비 17.5% 증가했습니다. 인재에 목마른 기업들은 이미 직접 가르치고 바로 채용하는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를 통해 인재 확보에 두 팔을 걷고 나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계약학과로는 삼성전자가 2006년 성균관대와 설립한 반도체시스템공학과가 있습니다. 이후 2009년도 성균관대학교 ‘장대교량학과’가 건설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산학연계로 추가 신설됐습니다. 최근에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배터리 등 첨단 산업분야의 성장과 글로벌 경쟁이 과열되면서 기업들이 이들 분야에 대한 인재 확보 총력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인턴의 사전적 정의가 ‘회사나 기관 따위의 정식 구성원이 되기에 앞서 훈련을 받는 사람 또는 그 과정’인만큼 채용연계형 계약학과는 보다 전략적인 인턴 채용이라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비대면 채용의 확대입니다. 예상치 못했던 팬데믹의 장기화로 ‘원격 및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채용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사람인이 지난 3월 기업 386개사를 대상으로 ‘비대면 채용 현황’을 조사한 결과, 45.1%가 ‘도입했거나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도입했거나 도입하려는 비대면 채용 전형은 ‘화상 면접'(82.8%, 복수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이밖에 ‘온라인 인적성 검사'(23%), ‘온라인 직무 테스트'(13.2%), ‘AI 면접'(12.1%), ‘온라인 채용설명회'(9.8%) 등의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비대면 전형을 운영하는 기업의 10곳 중 7곳(71.6%)은 팬데믹 종식 이후에도 비대면 채용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것이라고 밝혀, 비대면 전형이 채용의 새로운 형태로 확고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정부의 코로나 대응이 점차 엔데믹 체제로 전환되고 있지만, 여전히 확진자는 발생하고 있고 마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한 일상을 지내고 있습니다. 기업들 또한 경영 불확실성으로 채용 계획을 번복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성공적인 채용을 통해 인재 밀도를 높이면서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성장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적성은 물론이거니와 지원자의 직무전문성과 성장의 잠재력 또한 면밀하게 검증하고자 할 것입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라면 지원하는 직무에 대한 이해와 함께 직무전문성을 갖추고, 수시/인턴/계약학과 등 다양한 채용 방식에 귀 기울이면서, 비대면 전형과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기인한 전형의 특성을 충분히 파악하고 숙지해야 할 것입니다. 엔데믹 시기가 기업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고, 지원자는 성공적인 취업을 함으로써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시기가 되기를 바라봅니다.

✍🏻고경태 :사람인HR연구소 HR Strategy Manager

사람의 행복과 기업의 성장이 함께하는 국내 최고의 HR 전문지


🔔 HR Insight가 리멤버에 제공하는 경영/HR 컨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