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방향은 맞지만 인플레 잡기는 아직 무리

요즘 인플레는 수입 물가가 오르면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환율이 오르고, 원자재 가격이 오르니 수입 물가가 계속 오릅니다. 이 관점에서 정부가 관세·부가세 면제를 통해 수입 물가를 낮춰보겠다는 정책을 내놓은 건 적절한 방향으로 보입니다. 특히 대상이 주로 식료품이나 식자재로 정해졌다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시쳇말로 인플레는 “저소득층의 호주머니를 털어 고소득층의 지갑을 채운다”고 합니다. 인플레로 전반적 소비가 위축된 저소득층이 이번 대책으로 식료품, 식자재 구매 부분에서 구매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각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 기대 심리가 매우 강해진 상황입니다. 인플레가 지속될 거라 믿는다면, 인플레는 그 믿음으로 인해 유지되는 특성이 있습니다. 이번 대책의 예상 효과가 그리 크지 않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실제 효과는 두고봐야 하겠습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 정부의 가장 적절한 물가 상승 대응법

흔히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면 물가를 자극해 올릴 수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재정 지출의 종류에 따라 효과가 다릅니다.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리는 방식은 크게 2가지입니다. 1️⃣ 우선 대규모 공공 건설 사업을 시행하거나 저소득층·자영업자의 소득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국민과 기업들의 소득을 키워주기 때문에 소비와 투자가 늘고 결과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높아집니다. 2️⃣ 다른 하나는 감세를 통한 방식입니다. 각종 상품과 관련된 세금을 깎아주는 것이죠. 이는 물가 상승률을 낮춥니다. (다만, 소득세·법인세 인하는 일종의 소득을 키워주는 방식이므로 소비나 투자를 늘려 물가를 더 자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감세 등을 통한 재정 지출 확대는 긴축적 통화 정책과 맞물려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가장 적합한 방식이 될 겁니다. 한국은행도 최근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했죠. 금리가 올라 환율이 낮아지면 수입 물가도 낮아질 것이고 전체적 유동성도 줄어 물가 상승률이 낮춰질 겁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현재로서는 ‘글쎄’요

인플레의 가장 큰 원인인 글로벌 공급망 마비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힘든 상황입니다. 일시적인 병목 현상이라기보다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보호무역주의, 자국 우선주의, 코로나 팬데믹, 신냉전 등을 거치면서 금이 간 결과이기 때문이죠. 근본적으로 이념적·패권적 대립 등 정치적 갈등에 기인한 결과로, 결국 제조원가를 높이고 소비자의 구매력을 떨어뜨리게 된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형성된 인플레가 경제 전반으로 퍼지면서 인플레의 악순환이 형성됐다는 점입니다. 인플레로 인해 실질임금이 감소한 근로자가 명목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기업은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하는 것이죠. 이처럼 인플레가 임금 상승으로 이어지면 다른 외적 요인이 없더라도 계속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임금은 하방경직성이 있어 한 번 오르면, 인플레가 잠잠해진 이후에도 다시 하락하지 않습니다. 이런 요인들을 감안하면 인플레가 정점을 통과하긴 하겠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머물면서 천천히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찬영

Premia Partners Company 한국 담당 이사

🛒 견조한 소비! 침체 언급은 성급하죠

미국 내 주요 금융기관이 예측하는 경기침체 확률은 더 높아졌습니다. 주요 기업들이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못하면서, 기업 이익이 급감하고 현재 주가에 반영돼 단기간에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 주요 근거인데요. 하지만, 미국 경제의 중심인 ‘소비’가 여전히 탄탄하다는 점에서 아직 경기침체 언급은 다소 성급해 보입니다. 3월에 이어 4월 개인 소비 지출 역시 견조하게 유지된 점도 이를 강하게 뒷받침하고 있죠. 

기사에서 나온 ‘미국의 가계는 매우 강력하다’는 코멘트는 미국 가계의 순자산 대비 부채 비중이 1960년대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는 데서 나오는 자신감인데요. 가계 주택담보대출 총액 역시 11조달러로, 전체 미국의 가계 예금 대비 60%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최창환

대우건설 수주심의팀 심의담당자

평이한 결과 아닌가요

사실 이번 창동 다우아트리체 청약 결과는 입지, 브랜드 수준 등을 고려했을 때 평이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청약 경쟁률보다는 앞으로 미계약 물량이 어느 정도 될 것인가에 대한 관찰이 필요해 보입니다. 실제 3월 2일 청약한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1순위 기준 34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지만, 계약 미달로 18가구가 다시 분양 시장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 고분양가 논란을 이기지 못한 것인데요. 새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추구하면서 신축의 거주 편의성보다는 구축의 토지가치에 조금 더 초점을 두는 상황입니다. 청약자들도 이에 맞춰 과감하게 청약 포기를 하고 있어 창동 역시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 주요 단지 일정 밀린 영향도 있어요

이미 분양된 단지들에 비해 입지나 가격에서 경쟁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본 계약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우아트리체는 5월 서울에서 유일한 아파트 분양 단지였습니다. 그만큼 몰릴 가능성도 컸단 얘기죠. 최근 분양가 상한제 개편 등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5월 분양 예정이었던 주요 단지들이 일정을 하반기로 연기했습니다. 건축 원가 상승 역시 분양 시장의 또다른 리스크가 된 상황이죠.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앞으로 분양가가 상승할 것이란 불안 심리가 작용해 다우아트리체에 수요가 몰린 것으로 분석됩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결국 공급 가뭄이 흥행 원인

단순한 현상보다는 현상 기저에 무엇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눈앞에서 지연되고 사라지는 신규 물량을 보고 소비자들이 결국 나름대로 살길을 찾는 것은 아닐까요? 소규모 비브랜드 아파트 경쟁률 상승이라는 측면이 이번 사태의 가장 특이점으로 꼽히는데요. 작금의 상황이 시장의 참여자들을 얼마나 혼란스럽게 하는지 엿볼 수 있는 사례인 것 같습니다.

김웅

하나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부동산전문위원

😥 전망 밝지만은 않아 보여요

국내 리츠 시장은 2001년에 도입돼 해외와 비교해 역사가 짧고, 그 규모나 투자 종류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이번에 상장된 리츠 ETF만 봐도 국내 리츠로만 구성돼 있어 편입 종목 수도 많지 않고, 부동산 종류도 오피스와 물류센터 비중이 높습니다. 해외 리츠 ETF 상품보다 외부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국내 부동산의 거품 논란도 있고, 하반기에 예정대로 금리 인상이 진행된다면 이자 비용 증가 → 공실률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전망이 밝지는 않아 보입니다. 지금은 오피스 시장이나 물류센터 시장 공실률이 최저를 기록 중인 호황기이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유의 사항도 꼼꼼히 체크해봐야 합니다.

김봉균

대신자산운용 대안투자2본부 본부장

단순한 위험 회피만으로 볼 수는 없죠

최근 리츠가 계속 출시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를 단순히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노력으로 볼 수만은 없을 것 같습니다. 부동산 리츠와 펀드가 이전에도 출시되고 있었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리츠는 부동산 자체뿐만이 아니라 시장 등에 대한 분석도 필요해 투자의 난도 역시 높은 분야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리츠 관련 ETF·펀드의 동향은 조금 더 장기적인 판단에 의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 안정적이지만, 묻지마는 지양해야

국내상장리츠 성장세가 이전과 확연히 다른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저금리 상황에서 5~7% 수준의 배당수익률을 달성해왔고,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아 보수적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안정적인 투자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더구나 예전에는 주요 상업 부동산 투자는 기관이 담당했지만 이젠 진입장벽 해소로 개인투자자의 접근이 쉬워졌어요.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다만, 경쟁적으로 상품이 나온 만큼, 선택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당 리츠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과 임차 현황, 대출 정보 등 주요 요건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는 맞지만, 묻지마 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간접투자 시장, 더 커질 것

부동산 관련 상품이 비교적 안정된 투자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대체투자 대상 대부분이 부동산인데, 국민연금은 향후 대체투자를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투자운용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죠. 사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사모가 주를 이루던 시장에 공모 방식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공모 방식이 늘어난다는 것은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결국 일반 소액 투자자들도 부동산 투자 효과를 누릴 기회가 커질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