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와 소통 잘하는 HR담당자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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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와 소통 잘하는 HR담당자 되는 법

요즘 채용공고를 보면 IT나 개발직군에 대해 잘 이해하는 HR담당자를 찾는다는 문구가 종종 보입니다. 기술의 발전과 함께 기업의 성장을 이끌어 가는 주요 인재가 된 개발자들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이들의 니즈를 파악, 인사제도를 구축·운영할 수 있는 HR담당자를 원하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 개발자와 원활하게 소통하는 HR담당자가 되기 위한 방법을 공유합니다.

기술 발전과 새로운 트렌드의 확산으로 시대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우리가 배워야 하는 것들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는 개발 업무와 개발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비단 IT업계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에서 필수가 됐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HR담당자로서 어떻게 개발자들과 소통하고 그들을 이해해야 할까요?

필자는 경영학을 전공했고, 첫 직장에 입사할 당시 IT에 대한 이해가 없던 상황에서 개발자로 3년간 근무하게 됐습니다. 당시 사회적 트렌드는 ‘융합형 인재’였고,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를 개발자로 육성하면 좀 더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확산되던 시기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코드로 무언가를 만들고, 코드가 작동하고, 이를 통해 비즈니스가 운영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개발자들을 만나 개발자로 성장해 가면서 IT생태계를 이해하게 됐고 10년이 지난 지금은 IT시장에서 ‘코딩하는 HR담당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개발자 이해도가 있는 HR담당자를 찾습니다
요즘 HR담당자 채용공고를 보면 ‘IT직군 및 개발 조직에 대한 이해도’라는 자격 요건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IT기업 뿐 아니라 다른 산업군 내 기업도 IT화를 위해 우수 개발자 영입과 리텐션을 위한 다양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데, 이렇듯 기업 내 주요 직군으로 떠오른 개발자들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사제도를 재정비해 개발자들에게 매력적인 회사가 되기 위한 경쟁 과정에서, 그들을 잘 이해하는 HR담당자가 더 많은 공헌을 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전통 대기업이 산업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주요 IT기업들과 기술기반의 스타트업들이 혁신과 변화의 상징이 됐고, 그 중심에 개발자들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수한 개발자 영입과 리텐션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고 결국 대기업,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 등 많은 기업들이 개발자에게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우리와는 사뭇 다른 개발자들의 사고방식
왜 HR담당자는 개발자와의 소통에 어려움을 느낄까?’ 

이 질문은 개발자뿐 아니라 다른 배경과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겪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필자가 자주 보는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라는 TV 프로그램이 있는데, 여기에서 재작년에 문과/이과 출신들을 만나 ‘소복소복 내리는 눈, 그 눈이 녹으면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을 했습니다. 이 질문에 문과는 대다수가 ‘봄이 온다’ ‘새싹이 돋는다’ ‘지구가 아프다’라는 감성 중심의 답변을 했고, 이과는 대다수가 ‘물이 된다’ ‘H2O가 된다’는 현상 중심의 답변을 했습니다. 결국 문과적 사고에 기반한 HR직무와 이과적 사고에 기반한 개발 직무는 사물을 바라보고 답변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떻게 개발자와 원활하게 소통할까
개발자들과 대화할 때는 추상적인 표현보다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개발자들에게 IT 관련 문제해결을 요청할 때 대부분 사이트 링크만 적어서 “이게 안 돼요”라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IT시스템이 왜 안 되는지 알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조건, 환경, 오류 메시지 등 다양한 내용이 필요합니다. 똑같이 실행하더라도 웹브라우저나 OS에 따라서 차이가 날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냥 안 된다고 문의하기보다는 ‘언제, 어떤 브라우저에서 어떤 계정으로 로그인해 어떤 데이터를 넣고 실행을 했을 때 어떤 오류 메시지가 나왔다’ 정도의 내용만 있어도, 개발자가 보다 쉽게 로그를 확인해 관련 오류를 해결하거나 답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2018년 개발자 아버지가 아이들에게 샌드위치 만들기를 통해 코딩을 가르치는 유튜브 영상이 화제가 됐고, 해당 내용은 SBS 스페셜에 특집으로 방영됐습니다.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먹고 싶은 샌드위치 레시피를 적어오라고 하고, 이 레시피에 맞춰 샌드위치를 만드는 과정을 아이 앞에서 보여줍니다. 이때 레시피는 일종의 ‘코드’이고 샌드위치를 제작하는 것은 코드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는 개발의 과정과 유사합니다. 실제 코드를 작동시키는 원리와 유사한 샌드위치 만드는 과정을 통해 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업무를 논리적 구조에 맞춰서 세분화하고 절차적 정의를 명확히 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이 영상을 보면 개발자가 코딩할 때 어떻게 사고하는지, 우리가 요청했던 요구사항들에 대해서 그들이 어떻게 느꼈을지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운 IT 용어 학습법
특정 영역의 전문가 집단이 사용하는 용어는 일상 생활용어가 아니기 때문에, 해당 업계에서 일한다면 관심을 가지려는 개인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단순 암기보다는 시스템의 구조와 해당 용어들이 나온 유래와 출처를 알면 보다 재미있고 쉽게 이해가 가능합니다.

우리가 IT를 주로 접하는 방식은 웹사이트나 앱에서 보여주는 화면입니다. 이 화면의 레이아웃Layout을 구성하고, 사용자의 경험을 극대화하기 위해 화면을 설계하는 영역이 UI/UX이고 이러한 디자인이 브라우저 내에서 동적으로 작동하게 만드는 영역을 ‘프론트엔드Frontend‘라고 합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은 클라이언트Client 개발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고객의 컴퓨터로 디자인이 보이게 하는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백엔드Backend‘는 고객에게 보이지 않는 서버Server와 프론트엔드를 연결해 주는 영역으로, 서버 개발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화면에서 데이터를 입력하고 특정 버튼을 누르면 해당 데이터는 프론트엔드에서 백엔드 영역으로 전달되며 백엔드에서 로직Logic을 처리한 다음에 데이터를 다시 프론트엔드로 넘겨주고, 사용자가 원하는 화면을 보여주는 형태로 시스템이 동작합니다.

이와 같은 프론트엔드와 백엔드의 역할적 차이와 효과적인 개발을 위해 각 영역에 적합한 컴퓨터 언어가 사용됩니다. 효과적으로 개발을 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구조의 틀을 부품처럼 미리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을 ‘프레임워크’라고 하며, 누군가 만들어 놓은 다양한 도구를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제공하는 부분을 ‘라이브러리’라고 합니다. 채용담당자들이 직무기술서를 쓸 때 나오는 새로운 용어들 대부분이 ‘프레임워크’와 ‘라이브러리’에서 파생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적 용어들도 IT생태계 내의 구조에서 파생되어 생기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본 구조를 먼저 학습할 것을 권하고 싶습니다.

모든 업무는 직무와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
HR의 업무 영역은 과연 어디까지일까요? 이에 대한 생각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채용담당자는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채용하고, 평가보상 담당자는 평가절차를 잘 운영하고, 급여를 잘 지급하면 자신의 일을 다한 것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회사와 비즈니스는 모든 업무 영역이 톱니바퀴처럼 연결되어 있고, 개인의 업무가 조직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HR담당자가 주는 영향은 회사의 성공/실패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용 관점에서는 ▲좋은 인재란 어떤 사람인지 ▲사업을 하기 위해서 어떠한 사람이 필요한지 ▲그 사람들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고, 평가보상 관점에서는 ▲구성원들을 어떻게 동기부여 할 것인지 ▲직무별로 어떻게 몰입을 하게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우리 조직에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고 제대로 된 평가보상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업무가 결국 직무와 사람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하며, 우리가 개발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성향과 니즈, 일하는 방식, 기술의 변화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그들과 소통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합니다. 결국 이러한 노력이 수반될 때 HR담당자들은 비로소 비즈니스의 전략적인 파트너HR Business Partner가 될 수 있고, 회사와 개인의 성장과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요즘 사회적으로 많은 이슈가 되는 ‘인공지능’ ‘메타버스’ ‘블록체인’ ‘클라우드 컴퓨팅’과 관련된 IT 용어들은 이미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와 있는데 이러한 것들을 깊이있게 알진 못하더라도 기술의 생태계와 기술이 만들어지는 이유들을 알면, 비단 HR담당자로서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적 현상을 이해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개발자들과의 소통 역량을 키우는 방법
개발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다름을 인정하고 상대방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고 대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도 개발자가 안 된다고 말했다》나 《화성에서 온 프로그래머, 금성에서 온 기획자》와 같이 개발자와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써놓은 책들이 있습니다. 개발자와 가장 많이 협업하는 기획자나 디자이너들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과 개발자와 협업 중 느낀 점들을 적은 책입니다. 이러한 부분은 HR담당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개발자의 업무와 일하는 방식, 업무 환경과 개발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HR시스템을 개발해 본 담당자의 경우, 특정 기능과 요구사항에 대해서 “안 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HR담당자 입장에서는 버튼을 하나 붙이고, 데이터를 하나 더 붙이는 쉬운 작업으로 보일지라도 시스템은 굉장히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하나의 수정사항으로 인해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서로 다른 개발자들이 만든 코드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실제로 단순해 보이는 하나의 기능을 바꿈으로 인해 다른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영향을 다 분석해야 하고, 버전관리 및 리스크를 다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발자들이 시스템을 수정하는 부분에 대해서 보수적일 수 있습니다.

요구사항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개발자는 요구사항을 하나하나씩 코드화해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들이 구체적으로 정의되어 있지 않으면 일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어떤 과제를 전달받았을 때 내용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것처럼, 시스템을 구체화해야 하는 개발자들에게 추상적인 요구사항을 전달한다면 훨씬 더 난해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연습을 하고, 업무상 필요한 IT 용어 및 트렌드를 익힌다면 개발자들과 충분히 원하는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IT기술을 통해 변화를 주도하는 HR 되길
프로그래밍이라는 부분은 기술적 전문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해결 능력입니다. 우리 삶의 문제들을 정의하고,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을 논리적으로 구체화한 뒤, 코드와 데이터로 이를 구현해 사람들의 삶을 개선한 것은 세상을 바꾼 혁신의 시작이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의 시작은 문제 정의와 문제해결 능력에 달렸다.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많은 것이 바뀌고 있습니다. 개발 언어와 프레임워크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개발자 없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노 코드No Code‘ 툴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현재 내가 접하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기술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정의할 수 있는지’에 따라 누구나 개발자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기술과 개발자는 어려운 분야가 아니라 우리 가까이 있고,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으며, 원하면 직접 개발자가 될 수도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다고 느끼기보단 관심을 갖고 노력해 보기를 권하며, IT기술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에 변화를 주도하는 HR담당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남동득: 번개장터 피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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