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제 지표, 왜 이리 좋을까

전 헤지펀드 매니저이며, 지금은 SK증권에서 주식전략을 담당합니다.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요즘 경제 지표, 왜 이리 좋을까

새로운 사실: 경기를 설명해주는 지표들이 빠르게 반등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회복세가 특히 가파릅니다. 어제 발표된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3.2%였습니다. 시장에서 예상하던 2.5%를 크게 넘긴 겁니다. 미국의 6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7.5%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6월 신규 고용자는 480만명이나 증가해 시장에서 예상하던 수치(290만명)를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경기가 좋아지면 수요가 바로 늘어나는 구리의 가격은 코로나 확산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그렇다면, 매일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20만명 이상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는 정말 좋아지고 있는 것일까요?

⚖️시장 전망치와 얼마나 다른지가 중요하다: 경제가 좋아지거나 안 좋아지면 당연히 금융 시장에 영향을 줍니다. 다만 시장에서 예상하던 것보다 얼마나 좋아졌는지 혹은 안 좋아졌는지가 중요합니다. 시장에선 끊임없이 경제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고, 그 예상에 근거해 자산을 사거나 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장 예상치와는 다르게 지표가 발표되면 금융시장도 출렁입니다.

이때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활용하는 지표는 시티그룹이 발표하는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입니다. 이 지수는 실제 발표된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와 얼마나 부합했는지를 지수로 나타낸 건데요. 경제지표가 시장의 기대보다 얼마나 좋게 나오고 있는지 혹은 안 좋게 나오고 있는지를 간단하게 확인시켜줍니다.

이 지표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기대와 실제의 괴리는 다음과 같이 크게 4단계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A) 시장의 기대보다 점점 더 안 좋아지는 구간
(B) 시장의 기대보다 점점 덜 안 좋아지는 구간
(C) 시장의 기대보다 점점 더 좋아지는 구간
(D) 시장의 기대보다 점점 덜 좋아지는 구간

📈기대보다 덜 나쁠 때 주식이 오른다: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이 가장 많이 오르는 구간은 (B) 구간입니다. 이미 좋지 않은 경제 상황이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상황에서는 우려한 것보다는 경제가 덜 나쁘다는 것이 확인될 때 투자자들은 증시에 복귀합니다. 이는 마치 개별주식이 길고 긴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 턴 어라운드 초입에서 가장 주가의 성과가 좋은 것과 유사하죠.

가장 조심해야 하는 구간은 경제가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D) 구간입니다. 매번 어닝 서프라이즈를 내던 기업의 매출 혹은 이익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 그 기업의 주식을 팔아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자들이 대거 등장하는데요. 그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경제지표가 기대보다 많이 좋다: 이 지수를 먼저 설명 드린 이유는 이 지표를 보면, 경제지표가 시장의 생각보다 얼마나 좋게 나오고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표는 최근 일반적으로 움직이던 범위에서 크게 벗어났습니다. 과거 20년 동안에는 -50에서 +50 수준에서 움직였습니다. 그런데, 평소에 20만명 내외로 증가하던 미국 고용자 수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00만명이나 줄어들었단 사실이 발표됐을 땐 이 지표가 -150까지 급락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이 지수는 얼마일까요? 놀랍게도 현재 기준으로 미국의 서프라이즈 지수는 240입니다. 그만큼 경제지표가 시장의 추정치에 비해서 크게, 매우 많이 잘 나오고 있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평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안 좋다: 이제 경제지표가 잘 나오고 있다는 말이 이해가 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오늘은 비유를 통해서 한 가지만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주식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점 대비 70% 하락했다고 가정합시다. 그리고 그 이후에 70% 급등했습니다. 그렇다면, A 주식은 고점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일까요? 답은 -49%입니다. 70% 급락하는 동안 이미 주가는 이전의 30% 수준까지 하락했기 때문에 그 이후에 70% 급등하더라도 여전히 주가 수준은 낮다는 것입니다.

경제 상황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로 워낙 급격하게 지표가 안 좋아지다 보니, 시장의 추정치도 한꺼번에 내려왔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반등하는 구간에서 상승률(혹은 회복률)을 기준으로 보면 경제가 급격히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경제의 레벨 자체는 이전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것이지요. 연준이 계속해서 경제 회복 경로가 불확실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의 이슈

다국적 IT기업의 세금 회피, 못 막았다

새로운 사실: 애플이 유럽연합에 내야할 뻔 했던 법인세 15조원 정도를 아낄 수 있게 됐습니다. 애플이 세금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세금을 부과했던 소송에서 애플이 이겼기 때문입니다.

🦾다국적 기업이 세금을 아끼는 법: 애플이 승소한 이 소송은 애플뿐 아니라 페이스북, 구글 등 거대한 IT 기업들이 유용하게 활용하던 절세 방식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즉 세계 각국에서 영업을 하고 돈을 벌면서도 이익은 세율이 가장 낮은 나라로 몰아주고 그 낮은 세율로 약간의 세금을 내는 것으로 납세의 의무를 마치는 이른바 세금쇼핑입니다. 자세한 방법은 이 뉴스를 보시면 잘 나와있습니다.

간단히 요약하면 버뮤다 등 조세 회피 지역에 사무실을 차리고 거기서 일을 하면서 아일랜드에 회사를 하나 세웁니다. 그리고 모든 이익을 아일랜드에 세운 회사에 몰아주고 아일랜드에 법인세를 내는데 아일랜드에서는 버뮤다 등 외국에서 일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세금을 물리지 않습니다.

💸낮은 세율도 경쟁력: 유럽의 각국은 이런 방식의 조세 회피가 위법이라고 보고 소송을 벌였지만 졌습니다. 아일랜드도 독립국가로 얼마든지 낮은 세율의 법인세를 거둘 자유가 있고 낮은 세금을 주력 수출품으로 삼아 외국인 투자자들을 유치하는 걸 다른 나라들이 막을 권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루브르박물관, 이탈리아는 로마 유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여서 아일랜드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오지 않으니 아일랜드는 낮은 세율로 외국 기업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걸 왜 막느냐는 논리입니다. 글로벌 정부가 나오지 않는 한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런 이유로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매출의 일정비율을 세금으로 매기는 디지털세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고 그 때문에 미국과 분쟁을 벌이는 중입니다

한국의 부동산 정책이 주목 받고 있다

새로운 사실: 다주택소유자들에게 무거운 보유세를 부과하는 한국의 부동산 대책이 성공할 경우 다른 나라들도 그 방식을 도입할 가능성이 있으니 서울의 부동산 시장을 잘 지켜보자는 외신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외국에서도 같은 고민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저금리에 따른 도시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매우 큰 골칫거리입니다. 그럼에도 아직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출 규제나 세금 등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은 단기적으로 유효하지만 수요가 사라진 게 아니라 억제된 것이기 때문에 항상 부동산 시장의 대기수요로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부동산 가격이 내려가는 걸 늘 막아줍니다. 공급을 늘리는 정책도 여러 가지 이유로 쉽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재건축∙재개발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게 공급을 쉽게 늘리지 못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입니다.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될 경우 단기적으로는 그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무거운 보유세를 부과하는 방식은 보유세가 부담스러운 계층에서 나오는 매물로 가격이 단기적으로 하락하지만 그 매물을 받는 매수자는 그 보유세를 감당할 수 있는 이들이어서 일부의 매물이 나온 후에는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고 다시 올라갑니다.

🏗건축 자체가 줄어든다: 더 큰 문제는 임차인들의 비용이 올라간다는 점입니다. 집은 매년 일정비율이 멸실되고 대도시와 그 주변으로는 유입인구가 계속 늘어나서 필요한 주택은 많아지는데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면 추가로 매수를 하지 않게 되고, 그러면 건축 자체가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분양 가능성이 불확실한 곳에서는 아파트 건설 프로젝트가 진행되지 못합니다. 집을 여러 채 가질 수 있다면 당분간 가격이 덜 오를 지역의 집이라도 투자 차원에서 사두는 수요가 생기고 그런 수요를 바탕으로 아파트가 지어집니다. 그런데 오로지 1주택 수요만 있다면 나쁜 집을 가졌다가는 큰일이기 때문에(내놔도 팔리지 않습니다. 그걸 사는 사람도 그걸 사고 나면 다른 집은 못 사니 매우 신중합니다) 신중한 선택을 하게 되고 소비자들의 신중함이 고조되면 주택 공급은 매우 줄어듭니다.

📈세입자의 임차료가 오른다: 그렇게 다주택자들이 줄어들고 1주택자들이 사는 집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될 경우 불가피하게 월세나 전세를 살아야 하는 저소득층 등은 셋집을 구하기 매우 어려워지고 임차료가 오릅니다. 물론 임차료 상승을 희생해서 집값을 잡을 수 있다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긴 하지만 그 역시 단기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새 집이 꾸준히 계속 지어지지 않는 결과를 도출하는 모든 정책은 결과가 대부분 동일합니다.

놓치면 아까운 소식

🇪🇺🇺🇸슈퍼 부양책 쏟아내는 미국∙유럽: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 정부들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습니다. 기존 부양책의 예산이 벌써 소진되면서 실업률이 치솟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1000억유로, 이탈리아는 200억유로, 1300억유로, 영국은, 300억파운드 규모의 부양책을 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치솟고 있는 미국에서도 추가 대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공짜 ‘전기차’ 등장: 독일 정부는 경기 부양책의 일부로 전기차 구입 보조금을 확대했는데요. 신차 가격 기준으로 4000만원인 르노의 소형 전기차 ZOE를 2년 리스하는 계약이 사실상 공짜에 풀리기도 했습니다.

A bar chart showing that India has the second most number of TikTok influencers compared to the US.

🤳사면초가 틱톡: 화웨이를 제재하던 미국이 중국의 짧은 동영상앱 ‘틱톡’을 겨누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틱톡 사용을 금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전 세계 8억명이 사용하는 틱톡에게 미국은 가장 중요한 시장인데요. 앞서 인도 정부도 틱톡을 금지했는데요. 미국 시장마저 잃는다면, 틱톡은 전체 사용자의 1/5 이상을 잃게 되는 셈입니다.

🥈>🥇이젠 금보단 은: 코로나19가 ‘자원 부국’ 라틴아메리카를 강타하면서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은 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된 3월 중순 이후 은 가격은 67% 급등했습니다.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페루 등 주요 은 수출국에서 광산업체들이 코로나19 탓에 생산을 일시 중단해 공급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기간에 금 가격은 20%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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