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어떻게 경기를 살릴까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중국은 어떻게 경기를 살릴까

새로운 사실: 지난주에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중국의 정책을 결정하고 발표하는 중요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번에 중국은 GDP 성장률 목표치는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도시의 신규 취업자 수 예상치는 900만명으로 작년(1100만명)보다 낮춰 발표했습니다.

재정적자 규모도 작년(2.76조위안)보다 1조위안을 늘려 잡았습니다. 경기를 적극적으로 부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됩니다. 경기 부양 방법으로는 5G 이동통신망 구축을 중심으로 하는 신형 인프라 구축과 여러 곳의 중소 도시들을 더 늘려서 중국의 도시화 비율을 높인다는 신형 도시화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일자리가 우선이다: 중국이 전인대에서 그 해의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발표하지 않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다만 이번엔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예측했던 일입니다. 경제성장률을 가늠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고, 예상치를 내놔봐야 매우 초라한 숫자일 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의 이번 발표는 경제성장률이 어떤 숫자로 나오든 간에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일자리이며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재정적자를 최대한 늘리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는 요지로 해석됩니다. 역시 시장의 예상 범위 안에 있던 발표입니다.

5G 인프라는 마중물이 될까: 경기를 어떻게 부양하느냐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정부가 고민하는 대목입니다. 중국은 예상대로 5G 통신망 구축 등을 중심으로 한 신형 인프라 투자를 제시했습니다. 5G 통신망을 적극적으로 깔아서 그 통신망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부가사업과 신규 비즈니스로 일자리를 만들어보겠다는 구상입니다.

문제는 그런 통신망을 구축하는 비용이 어디서 나오느냐인데요. 중국 정부가 전액 부담한다면 아무 문제없이 깔리긴 하겠지만, 망만 깔리고 아무 활용을 못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즉 시장에서 5G 통신망을 깔기만 하면 다양한 부가사업들이 생기고 거기서 돈을 벌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서 정부가 투자하지 않아도 민간이 먼저 투자하겠다는 투자수요도 생겨야 이 사업이 원활하게 돌아갑니다. 그러나 5G 통신망은 아직 민간 투자를 어떻게 끌어들일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기대하는 투자가 원활하게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시장의 수요가 감소할 때 정부가 적극적으로 재정을 투입해서 <뭔가를 만들어내는> 일은 불경기를 극복하는 기본적인, 그리고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정부의 고민은 <뭘 만들어내야> 돈을 투입한 보람이 생기는가 하는 것입니다. 도로나 주택 등 만들어놓기만 하면 수요가 생기는 그런 분야가 과거에는 많았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서 짓기만 하면 그 뒤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경기부양책이 많았습니다. 다만 요즘은 그런 분야를 찾기가 어려울 만큼 인프라가 이미 성숙되어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같은 고민 중: 한국 정부가 추진하려는 스마트 뉴딜도 <이런 계획에 민간이 동의하고 함께 투자를 할까,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 놓으면 소비자들이 이 인프라를 돈을 내면서도 잘 소비할까>라는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그 저변에는 <이런 계획이 사업성이 있다면 왜 그동안 민간 기업은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을까>라는 의구심도 깔려 있습니다. 정부가 돈을 쓰는 것도 과도한 정부 부채로 인해 과거보다 더 어려워졌지만 정부가 돈을 투입하는 대상도 과거보다 더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런 용처를 찾지 못하면 결국 소비자들에게 돈을 직접 지급하고 그 돈을 소비하도록 하는 정책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정책은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으로 기업들의 설비 투자를 이끌어내기 어려운(그래서 1회성 경기부양에 그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집니다.

번외: 중국 전인대에서 논의된 주제중에 오히려 시장의 관심을 모은 것은 ‘홍콩 국가보안법’ 도입에 관한 결의안이었습니다.

일국양제 원칙에 따라 홍콩의 법률은 원래는 홍콩 의회인 입법회를 통해 제정됩니다.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중국 전인대는 홍콩의 법률을 만들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됩니다. 당연히 홍콩의 민주화 운동 세력은 거세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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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브리프

파산신청한 세계 2위 렌터카 업체

새로운 사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렌터카 업체 허츠가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102년간 사업을 해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를 견디지 못했습니다.

해설: 허츠의 파산이 시사하는 바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아무리 큰 기업도 매출이 멈추면 생존할 수 있는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겁니다. 하필 그 기업이 최근 적자를 기록하면서 여유 현금이 많지 않았던 기업이라면 그 시간은 더 짧습니다.

기업이 여유자금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투자하거나 주주들에게 배당하는 게 효율적인 자금 운용이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법칙이 중대한 도전을 맞게 되는 대목입니다. 이런 상황이 잦아지면 기업들은 여유자금이 생겨도 그걸 쌓아둘 수밖에 없고 주주들이 가진 주식의 가치는 과거보다 떨어질 밖에 없습니다. (의미없이 쌓아둬야 하는 현금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매우 낮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어떤 기업은 파산시키고 어떤 기업은 정부가 살려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암묵적으로 마련되기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국가 기간산업으로 분류되는 항공산업은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면서 생존시키기로 결정했지만 렌터카 업종까지 정부가 떠안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어떤 기준으로 국가 기간산업과 그렇지 않은 산업을 가르게 될지도 여전히 미지수이고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업종의 주가 디스카운트도 서서히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연금마저 소득 양극화

새로운 사실: 소득이 높을수록 연금 가입기간도 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970년 출생자의 경우 소득 하위 10%의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19.4년이었습니다. 소득 상위 10%의 가입 기간은 33.9년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설: 생각해 보면 연금은 근로기간에 저소득 상태였던 근로자들에게 더 필요합니다. 고소득자들은 연금 수입이 없더라도 벌어둔 현금과 자산으로 노후 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고소득자들이 연금도 많고 저소득자들은 연금조차 부실하다는 뜻입니다.

이런 구조는 앞으로 연금소득세의 세율 인상이나 누진율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즉, 한 달 연금 소득의 평균값이 약 100만원이라면 한달에 200만원의 연금소득이 있는 노인들이 앞으로 내야 할 세금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연금 소득의 양극화도 부유한 노인들에게 세금을 더 걷어서 가난한 노인들에게 돌리는 식으로 풀어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래의 연금 소득을 설계할 때 지금은 별로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세금 문제를 이제는 좀 더 고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돈 맡겼는데, 이자 내야 한다?

새로운 사실: 영국이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발행했습니다. 2023년 만기 국채 38억파운드(약 5조7000억원)어치입니다. 발행금리는 연 -0.003% 입니다. 영국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서 투자자들에게서 오히려 돈을 받는다는 의미입니다. 유럽에서는 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프랑스 등이 마이너스 국채를 발행한 적이 있습니다.

해설: 영국 정부야 마이너스 금리 채권을 발행하면 이자 부담이 없으니 당연히 좋을 겁니다. 투자자들은 왜 이런 국채를 매입하느냐가 관건입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 당장은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 받느니 남는 돈을 은행에 맡기고 은행은 중앙은행에 맡기는 방법이 좋습니다. 하지만 영국 중앙은행 유럽 중앙은행처럼 마이너스 금리로 기준금리를 더 낮추고 중앙은행에 맡기는 여유자금에 대해 페널티를 물리는 정책을 도입하면 시중 자금은 갈 곳이 사라집니다. 그 때가 되면 -0.003%라는 금리도 높은(?) 금리로 인식될 수 있다는 게 투자자들이 지금 영국 국채를 -0.003%의 금리에라도 사들이는 이유입니다.

참고로 독일과 네덜란드 3년물 국채의 금리는 -0.7%에, 스위스 국채 3년물은 -0.6%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영국 국채도 이러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는 게 투자자들의 생각입니다.

마이너스 금리 국채에 투자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이더라도 그 나라 통화(영국이라면 파운드)와 환전하는 과정에서 이익이 생기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 달러를 갖고 있는 투자자들은 영국 파운드화와 3년간 스와프(교환한 다음 3년 후 재교환)을 할 때 그 교환거래에 따른 수수료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 달러가 귀해서 그런 수수료를 높게 받을 수 있으면 국채 이자에서는 손실을 보더라도 수수료가 그걸 만회하고 남으면 그런 거래를 통해 마이너스 국채에 투자하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물론 외환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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