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목] 보유세 인상하면 집값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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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를 크게 올려서 집값을 잡자는 주장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일시적으론 집값이 하락하지만, 임대료를 올리는 부작용을 낳습니다. 15억원이 넘는 주택을 구입할 때 은행 대출을 막자 은행권이 영업수지가 악화될 거라는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12월 19일 ‘리멤버 나우’입니다.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김0엽님, 답해 드립니다)

보유세 인상하면 집값 잡을 수 있을까

현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것 같고 이번에도 대출규제라는 강력한 방안을 내놓았다고 표현하셨지만,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만큼 확실한 방법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안을 취하지 않는 이유가 있을까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보유세의 인상을 효과적인 카드로 생각하고 제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보유세는 몇 가지 이유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깔끔하고 개운한 해법은 아닙니다.  장단점이 뚜렷하다는 뜻입니다. 

보유세의 장점은 비싼 주택 또는 많은 주택을 소유한 이들의 부담을 늘려서 매물로 내놓도록 유도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종의 벌금인 셈이죠. 그러나 몇 가지 단점이나 함께 생각해볼 점이 있습니다.

1. 보유세는 원래 그런 용도나 목적으로 만든 세금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보유세가 외국에 비해 낮으니 외국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보유세와 외국의 보유세는 성격이 좀 다릅니다. 그리고  최근의 종부세율 인상으로 이제 종부세를 내는 분들의 평균 보유세율은 OECD 국가들보다 더 높습니다. 

우리나라보다 보유세율이 높은 미국 같은 나라는 그 집이 존재하는 지역에 도로를 만들거나 학교를 만들고 업그레이드하는 용도로 보유세가 쓰입니다.  아파트로 치면 일종의 관리비 입니다. 그래서 일부 국가에서는 보유세를 보유자가 아닌 거주자(세입자)가 내도록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재산세는 그런 용도로 쓰는 세금도 아니고 그런 목적으로 걷지도 않습니다.

보유세의 또 다른 목적은 공공재의 개념을 갖는 부동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그냥 보유하기만 하면서 지대를 추구하려는 투자자를 벌하려는 목적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 보유세는 주택이 아니라 나대지나 낮은 건물처럼 더 높게 지어서 더 효율적으로 쓸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 보유자들에게 무겁게 부과됩니다.  그 세금이 싫으면 얼른 건물을 지어 올려서 사회적 효용을 제공하라는 의미 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종부세는 더 이상 개발할 수 없을 만큼 용적률을 가득 채워서 지은 아파트들에도 비싸다는 이유로 부과됩니다. 오히려 나대지에 부과되는 종부세는 더 세율이 낮습니다. 우리나라의 종부세가  외국의 보유세처럼 지역 관리비용이나 개발 촉진 부과금의 용도로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의미 입니다.

2. 보유세의 한국적 개념은 부유세인 듯합니다.

다른 나라들이 보유세를 그런 의미로 쓰고 있지 않다고 해서 우리도 같은 용도로 써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보유세를 부유한 사람들이 내도록 하는 일종의 부유세로 활용합니다. 소득이 높은 사람이 높은 소득세를 내듯, 자산이 많은 사람에게 무거운 부유세를 부과하는 게 잘못된 개념은 아닙니다. 어차피 세금은 소득이 높거나 자산이 많은 사람이 내는 게 합리적입니다.

그러나 부유세의 개념으로 종부세를 적용하기엔 몇 가지 모순점들이 있습니다. 10억원짜리 주택 3채를 보유한 사람이 40억원짜리 주택 한 채를 보유한 사람보다 덜 부유함에도 종부세는 10억원 3채가 더 많이 부담합니다. 부유세의 개념이라면 설명되기 어려운 대목입니다. 30억원짜리 아파트와 30억원어치 예금이나 주식 채권을 보유한 사람은 다른 부채가 동일하다면 동일한 부유세를 내는 게 옳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취지를 설명하기 어려운 세금입니다.

굳이 성격을 정의하자면 부동산이라는 자산에 한정된 부유세인데 부유세를 왜 부동산을 대상으로만 걷는냐는 문제와 5억원의 대출 또는 전세를 끼고 10억원짜리 주택을 보유한 경우와 9억원짜리 주택을 대출없이 보유하면서 월세를 받는 경우를 비교할 때 전자가 보유세가 더 높다는 건  우리나라의 종부세가 부동산 부유세의 개념으로도 설명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3. 집값을 일시적으로 내리지만 그 부담을 세입자가 지게 됩니다.

보유세를 올린다고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지는 않습니다. 보유세가 부담스러운 이들이 매물을 던지면 일시적 하락이 있지만  그게 부담스럽지 않은 수요자가 그 매물을 받아간 후에는 보유세 덕분에 다시 집값이 내릴 이유는 사라집니다. 

보유세를 도입하면 집값이 계속 안정된다는 기대는 우리보다 무거운 보유세를 부과하는 나라들도 우리보다 더 힘든 집값 상승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유세는 집을 여러 채 가지려는 수요를 줄이는데, 다주택자가 되려는 수요가 줄어들거나 사라지면 시장에서는 새로 짓는 아파트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대부분 무주택자들로부터 나옵니다. 그러면 새로 아파트를 지어서 팔 유인이 줄어들고 전체적으로 주택의 공급이 줄어듭니다.

100가구가 사는 마을에는 100채의 집이 있는데 이때 1채의 집이 추가로 공급되면 그 마을에서 가장 열악한 집은 공실이 되고 곧 멸실이 됩니다. 그런데 1채의 집이 추가로 공급되지 않는다고 무슨 큰일이 나는 건 아닙니다. 다만 그 마을에서 가장 열악한 집에도 비싼 월세를 내고 사람이 살게 됩니다. 그 월세를 3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1채의 집이 추가로 공급됐다면 0원의 월세로 살 수 있을 집이었는데 그게 공급되지 않는 바람에 30만원을 내고 사는 셈이 됩니다. 30만원의 임대료 상승을 경험하게 되는 겁니다. 가장 열악한 집이 30만원에 세입자를 찾았다면 그보다 나은 집은 30만원보다 비싼 월세를 받습니다.

만약 새 집이 한채 공급됐다면 가장 열악한 집은 월세가 0원(어차피 공실이므로), 두 번째로 열악한 집은 월세가 30만원이었을 겁니다(그 마을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이 눈비를 피하기 위해 지불할 수 있는 월세의 최솟값이 30만원이므로). 그러나 그게 안 되는 바람에 0원, 30만원일 월세가 30만원, 30+@만원이 됩니다.

보유세는 이렇게 주택을 사려는 수요를 줄이고 임대료를 높입니다. 물론 보유세로 인한 일시적 가격 하락이 사라지고 다시 집값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임대료도 다시 낮아집니다. 결국  보유세로 인한 가격하락의 효과만큼 임대료가 상승하는 구조 입니다.

4. 대안은?

주택뿐만 아니라 모든 자산가격의 급등락에는 심리적인 영향이 크게 작용합니다. 자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수요와 공급의 균형도 중요하지만 탐욕과 공포를 제어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여러가지 모순에도 불구하고 보유세를 투자자들의 심리조절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가능한 카드입니다.

그러나 보유세를 무겁게 물리는 나라들도 집값이 오를 때는 계속 오르며 그걸로 집값 안정을 얻은 나라는 없다는 사실을 투자자들이 이해하게 되면, 이 역시 심리 안정 수단으로 쓰기 어렵게 됩니다. 분양가 상한제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결국 공급부족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논리로 이어져 투기 심리 억제에 실패한 게 그 사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유세를 앞서 말씀드린 그 본연의 목적(지역발전기금 또는 개발촉진부담금)에 사용하기 위해 그 세율을 높이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의 고민입니다. 재산을 많이 가진 이들이 세금을 더 내라는 부유세의 개념도 정부의 재정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입니다. 다만 그들이 보유한 재산의 종류에 따라 부유세의 적용이 달라지는 것은 생각해볼 여지가 있습니다.  부유세의 개념도 흔들리고 부동산의 수급에도 그리 좋지 못한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보유세를 대폭 높여서 집값을 잡는 시도를 왜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아마 정부의 고민은 이런 내용을 담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담은) 의견은 이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데일리 브리프

고가주택 대출만 막았는데 은행이 힘들어진 이유

15억원 이상의 주택을 구입할 때 은행 대출을 전면 금지한 부동산 대책으로 은행권은 영업수지가 악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출을 받으려고 은행에 찾아오는 수요자들이 줄어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15억원 이상 주택에 대한 대출 금지로 15억원 이상의 주택 거래 자체가 줄어들 경우 이 거래 둔화는 15억원 이상의 주택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주택에도 영향을 줍니다. 예를 들어 10억원짜리 주택을 팔고 15억원짜리 주택을 구입하려던 소비자가 대출을 못 받아 매수가 어려울 경우 10억원짜리 주택을 파는 것도 보류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10억원짜리 주택이 매물로 나왔다면 대출을 일부 받아서 그 주택을 구매하려고 했던 또 다른 수요자도 구매를 못하게 됩니다. 역시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이 사라진 결과가 됩니다.

대출이 과도하게 팽창할 경우는 대출을 억지로라도 줄이는 정책이 유효하고 그 반대의 경우에는 대출을 늘려서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지금은  전반적인 경기를 보면 대출을 늘려야 하고, 서울 지역 부동산 경기만 놓고 보면 대출을 줄여야 하는 상황 인 게 고민입니다.

그렇다고 서울 지역 부동산 대출만 줄이기는 또 어려운 구조라는 게 고민을 더합니다.  서울 아파트를 팔고 경기도 아파트로 옮기려는 수요도 거래가 얼어붙으면 이동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데일리 체크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을 인수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일본 노선의 관광객들이 크게 줄어들면서 영업손실을 입고 매물로 시장에 나왔었습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노선과 시장점유율을 늘려서 가격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생각일 겁니다. 두 회사가 합쳐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별개로 계속 유지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도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40대 취업자 수가 올해 11월까지 전년 대비 증감율 기준으로 49개월째 줄고 있습니다. 40대 인구가 4년 동안 4.8%나 감소한 탓이 큽니다. 다만 제조업 업황이 부진한 탓도 크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아마존이 미국에서 서비스하는 유료 회원제 ‘아마존 프라임’ 주문에 페덱스 일반배송을 쓰지 말라고 입점업체들에 금지령을 내렸습니다. 아마존의 자체 배송 역량을 더 키우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페덱스의 주요 고객사였던 아마존이 이제는 경쟁사가 된 겁니다. 페덱스는 아마존의 라이벌인 월마트와 타깃과 협업하는 쪽으로 응수하고 있습니다.

모바일게임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게임 세상 속에서 광고·홍보 활동을 펼치는 기업이 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미국 유명 게임인 포트나이트와 협업해 초라한 아이템을 가진 유저에게 갤럭시 스마트폰 유저가 한정판 스킨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 웬디스는 이 게임에 자사 마스코트를 캐릭터로 만들어 투입했습니다. 웬디스는 냉동 소고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캐릭터로 9시간 동안 게임 속 냉동고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했는데요. 이 캠페인은 세계 최고 권위 광고제인 칸 라이언스에서 소셜&인플루언서 부문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국내 기업 중에선 G마켓이 넷마블과 협업해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열었습니다.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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