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의 승낙을 받아내는 방법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교수입니다. ‘이동우의 북박스클럽‘을 운영합니다.

이동우의 10분 독서 나우

상대방의 승낙을 받아내는 방법

설득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지시, 협상, 그리고 부탁입니다. 지시는 상대방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을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협상은 대등한 위치에서 주고 받을 때 거래하는 방법이죠. 그리고 부탁은 대등하거나 손 아래 위치에서 무언가를 요구할 때 필요한 방법입니다. 이 책은 ‘부탁’을 다루고 있습니다.


🙍‍♂️ 부탁하는 사람의 오해 : 
부탁하는 사람들은 성공 가능성을 과소평가합니다. 하지만 여러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실험 결과 부탁을 받은 사람들은 부탁하는 사람들의 예상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확률로 부탁을 들어주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은 왜 비관적으로 생각하는 걸까요? 대부분 상대의 입장에서 그 요청이 얼마나 불편하고 부담스러울지에만 초점을 맞추기 때문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탁이나 도움을 청하면 자신의 이미지가 손상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우리의 생각과는 반대라고 합니다. 오히려 부탁을 받는 사람이 그 부탁을 한 사람에게 호감을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거죠.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을 자연스럽고 일관된 행동으로 여기려고 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부탁을 받는 행위 자체가 자신이 도와줄 사람을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하는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불편을 감수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도 반대입니다. 우리는 ‘좋은 사람이라면 남을 도와야 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탁이 오갈 때 불편한 건 오히려 부탁을 받는 쪽입니다. 요청을 거절하게 되면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할 거란 기분이 들기 때문이죠.

☝️ 부탁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방법 : 첫 번째는 ‘우리는 남이 아니다’를 강조하는 방법입니다. 같은 집단에 속한 다른 구성원을 돕고자 하는 마음은 본능입니다. 인간은 같은 부족의 일원을 도울 때 생존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학습하며 진화해왔기 때문입니다.

최소 집단 패러다임(Minimal Group Paradigm)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특정한 내집단에 대한 소속감을 가지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이 무엇인지 따져보는 개념입니다. 다수의 연구 결과 ‘특별히 별다른 조건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합니다. 거창한 역사적 경험이나 목표가 없어도 내집단으로 구성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놀랍게도 ‘함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 만으로도 소속감을 부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공통의 목표를 강조하거나 공공의 적을 찾아내면 내집단이라는 인식을 더 강하게 줄 수 있습니다. 함께했던 경험이나 감정을 강조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두 번째, 남을 돕는 건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입니다. 인간은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 여기고 싶어합니다. 누구나 친절하고 도움을 많이 베푸는 사람이고 싶어하죠. 친절함은 좋은 사람의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을 건드리는 겁니다. 상대방이 자신을 ‘남을 돕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데 초점을 맞춰 부탁합니다. 예를 들어 감사의 표현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죠.

세 번째는 인간을 행동하게 하는 것은 ‘자신의 도움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가’라는 것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를 유효성이라고 하는데, 인간은 유효성을 잃는 순간 모든 동기를 잃습니다. 자신의 행동의 실질적 효과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마음, 그 마음이 충족되는 만족감이 살아갈 의미를 부여해주는 겁니다.

실제로 유효성을 확인한 사람은 더 많이 베푼다고 합니다. 상대방이 여러분들을 기꺼이 돕게 하려면 그가 도움의 효과를 느끼게 해야 합니다. 따라서 내가 원하는 도움이 어떤 것인지, 그로 인해 기대하는 결과는 무엇인지 명확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또 도와준 사람이 가장 먼저 결과를 알게 해야 합니다.

🙌 부탁의 필살기 : 좀 더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들어가볼까요? 이 책은 세 가지의 필살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얼굴부터 들이밀기’입니다. 간단합니다. 거절당할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먼저 거절할 만큼 큰 부탁을 합니다. 거절을 당하게 되면 보다 쉬운 부탁, 즉 진짜 하려고 했던 부탁을 하는 겁니다. 상술했듯 부탁을 받은 사람은 일단 그에 응하는 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래서 두 번 거절은 어렵습니다. ‘얼굴 들이밀기’ 기술은 상대에게 견디기 힘들 정도의 불편함과 죄책감을 느끼게 합니다.

두 번째는 ‘발부터 들이밀기’ 기술입니다. 먼저 아주 쉬운 부탁으로 승낙을 얻어냅니다. 그 다음에 진짜 부탁을 꺼내는 것입니다. 한번 부탁을 들어줬으니 두 번째는 거절당할 확률이 높아 보이지만, 연구는 쉬운 부탁을 들어줬을 경우 자신이 ‘좋은 사람’임을 포기하고 싶지 않아 불편하고 힘들어지더라도 계속해서 다른 요청을 들어준다고 합니다.

세 번째,’ 선 질문 후 부탁’ 입니다. 먼저 ’부탁 하나만 들어주시겠어요?’ 라고 묻습니다. 상대방은 “아 그래요? 무슨 부탁인데요?”라고 물을 겁니다. 이때 진짜 부탁을 하는 겁니다. 이럴 경우 평균 84%의 성공률을 보인다고 합니다. 그러나 같은 부탁이더라도 앞선 질문 없이 부탁을 하면 성공률은 57%에 그칩니다. 하지만 사전 승낙을 했던 사람들은 함정이나 속임수에 걸려든 것처럼 억울해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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