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엔비디아 폭등의 ‘진짜’ 이유(ft.AI 붐)

⚙️ 엔비디아 폭등의 ‘진짜’ 이유(ft.AI 붐)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AI 컨셉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주가 폭등 중인 엔비디아 : 지난주에는 그래픽용 칩을 개발하는 반도체 회사 엔비디아와 관련한 중요한 뉴스(🔗 관련 기사)가 있었습니다. 1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2분기 전망을 내놨는데 1분기 실적도 서프라이즈였지만 2분기 실적 전망치는 빅 서프라이즈였습니다.

그 바람에 엔비디아 주가는 하루에 24%가 올랐고 올해 들어 상승률은 160%에 달하게 됐습니다. 덕분에 엔비디아는 애플·MS·아람코·구글·아마존에 이어 시총 1조달러가 넘는 6번째 기업이 됐습니다.

엔비디아가 AI 붐에 올라탄 이유

GPU엔비디아의 주가가 수직 상승한 건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AI 붐을 타고 수요가 크게 늘었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거란 예상 때문입니다. 엔비디아의 GPU와 AI의 관계는 이렇습니다.

생성형 AI는 뭐가 다를까? : 요즘 우릴 놀라게 하는 챗 GPT 같은 AI는 ‘생성형 AI’라고 분류됩니다. 여타 인공지능이 개와 고양이를 구별할 수 있는 건 두 동물의 사진 수천장을 학습하면서 특징과 차이를 찾아내, 이 둘을 구별하기 위한 함수를 발견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인데요. 생성형 AI는 그런 함수를 찾는 방식이 아닙니다. 인류가 쏟아내는 수많은 말과 글을 통해 특정 맥락의 한 단어 다음엔 어떤 단어가 높은 확률로 나오는지 찾고 판단해 스스로 감각적으로 말을 내뱉는 방식을 씁니다. 예를 들면 ‘게눈 감추듯 먹는다’는 말의 의미를 알고 말을 하는 게 아니라, ‘게눈’ 다음에는 ‘감추듯’이라는 표현이 이어지고 ‘먹는다’는 표현이 이어지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에 의지해서 말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그럼 그 말을 듣는 쪽에서는 실제로 말을 배워서 하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배우지도 않은 언어로 다음 단어를 더듬더듬 찾아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해나가는 게 가능할 거라고 처음엔 아무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쏟아붓고 엄청난 성능의 컴퓨터로 학습을 시키고 나니 그 방식이 작동할 수 있게 된다는 걸 발견하게 됐습니다. 그 뒤로는 ‘누가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쏟아부을 수 있는지’ ‘누가 더 고성능 컴퓨터를 조달해서 돌릴 수 있는지’가 ‘누가 더 좋은 AI를 만들어내는지’를 결정하게 됐습니다.

생성형 AI는 엔비디아의 칩을 가장 필요로 한다 : 이런 생성형 AI를 학습시키고 작동시키기 위해선 복잡한 계산을 하는 칩보다는 단순한 작업을 빠르게 반복하는 걸 잘하는 칩이 필요합니다. 그 목적에 가장 최적화된 칩이 바로 엔비디아의 GPU입니다.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도 거래를 기록하고 코인을 채굴하기 위해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수학 문제를 단순 반복으로 계속 풀어내는 게 필요하기에, 비트코인 채굴용 컴퓨터에는 엔비디아의 GPU가 많이 사용(🔗관련 기사)됐는데 생성형 AI에서도 또 수요가 폭발하게 된 겁니다.

AI를 개발하고 학습하려는 기업들은 개별적으로 학습용 칩을 구매해 쓰는 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듭니다. 때문에 MS나 구글 아마존 같은 IT 기업들이 이미 만들어 운영하는 데이터 센터나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결된 AI를 빌려서 사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엔비디아에 몰린 수요 : 그런 클라우드 서비스 수요를 차지하기 위해 대형 IT 기업들은 AI 개발용 칩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고 주문은 엔비디아로 쏠렸습니다. AI를 학습시키기 위한 칩은 꼭 엔비디아 칩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엔비디아가 그동안 ‘쿠다’라는 AI 개발 생태계를 만들면서 수많은 엔지니어들을 엔비디아 칩에 익숙하도록 만들어놨기 때문에, 당분간은 엔비디아 제품 이외의 대안을 찾긴 어려울 겁니다.

물론 생성형 AI가 무척 신기하긴 하지만, 이것으로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는 아직 미지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일부 전문가들은 생성형 AI가 높은 성능의 비싼 컴퓨터들과 수많은 데이터를 요구하는 매우 비효율적이고 연비가 낮은 방식이어서, 매우 부가가치 높은 작업이 아니면 AI 사용 원가를 극복하기 어려울 거라는 비관론을 내놓기도 합니다.

그러나 AI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성공한 비즈니스가 되든 아니든, 그런 서비스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서는 꼭 구입해야 할 컴퓨터 칩을 만드는 엔비디아는 당분간 돈을 꽤 벌게 될 거란 게 최근 엔비디아 주가가 급등하게 된 이유입니다.



🤔 ‘아이폰 모멘트’ AI, 챙겨볼 이슈들
오늘의 이슈

“AI, 스마트폰보다 더 큰 변화 일으킨다” : 생성형 AI가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와 관련한 몇가지 뉴스들이 있는데요. 삼성전자 경계현 사장은 AI를 장착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곧 등장할 것이며 스마트폰보다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언급(🔗관련 기사)했다는 뉴스입니다. 엔비디아의 창업자인 젠슨 황도 생성형 AI가 등장한 지금을 ‘아이폰 모멘트’라고 설명(🔗관련 기사)하고 있습니다.

언론사에 대가를 지불해야? : 생성형 AI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양의 언어 모범 답안이 필요합니다. 구하기 쉽고 양도 많으면서 비교적 정확한 언어의 샘플이 되는 건 언론사의 뉴스들인데요. AI 개발 과정에 사용되고 수집되는 언론사 뉴스에 AI 개발사가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관련 기사)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처음에는 텍스트를 쏟아내는 것이었지만 최근에 등장한 고성능 AI는 영상과 음성 그래픽 등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냅니다. 그중에서도 AI가 만든 영상은 실존하지 않았던 사실도 마치 사실처럼 만들어낼 수 있어서 악용될 경우 파장이 크다는 지적(🔗관련 기사)도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