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MZ 임원…“나도 할 수 있다”

📑 늘어나는 MZ 임원…”나도 할 수 있다”


업계 전반에 ‘젊은 임원’이 늘고 있습니다. 직장인 3명 중 1명의 회사에는 젊은 임원이 존재할 정도예요. 젊은 임원은 1980년 출생자를 포함해 MZ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다만 임원이 젊어졌다는 게 꼭 좋지만은 않아 보이는데요. 다른 임원보다 나이가 어린 대신 많은 기대를 받는다는 점에서죠. 책임이 그만큼 크다는 말인데요. 또 등기임원은 임기는 상법상 3년으로 정해져 있어 수명이 짧을 수 있어요. 그럼에도 젊은 임원은 존재 자체로 의미를 갖습니다.

IT조선과 리멤버는 20대부터 50대 이상 직장인 304명을 대상으로 회사 내 젊은 임원 현황과 인식을 조사했습니다. 응답자 중, 2030 MZ세대는 155명, 40대 이상은 149명이었습니다.

📌MZ 70%, 젊어진 임원 “좋다”

이번 조사 결과, 직장인 3명 중 한 명(34%)은 젊은 임원과 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전체 임원 중 젊은 임원이 차지하는 비율이 5% 미만인 곳은 52%에 달해 가장 많았습니다. 5% 이상 10% 미만은 19%, 10% 이상 30% 미만은 15%다. MZ 임원이 늘고는 있지만 아직은 희귀한 셈입니다.

이 수치는 ‘젊은 임원’ 또는 ‘파격 인사’라는 말이 붙는 이유이기도 한데요. 실제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LG그룹과 같은 대기업이 올해 30대 상무를 임명하자 ‘파격 인사’라며 주목을 받았었죠.

직장인들은 젊은 임원의 임명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는데요. 응답자의 67%는 임원 평균 나이 감소를 좋게 봤어요.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회사가 나이(연차)보다 성과를 더 중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라고 답변한 비중이 63%에 달했습니다. 이는 회사가 나이·경력보다 성과 중심으로 변하길 원하는 셈인데요. 그 뒤를 이어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조직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돼서’가 28%였고, ‘나에게도 임원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선택한 사람은 0.5%뿐이었습니다. 특히 젊은 임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연령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MZ와 4050의 차이는 존재했어요.

MZ 직장인 34%는 임원 평균 나이가 줄어들어 ‘좋은 현상이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잘 모르겠지만 평균 나이 감소는 좋다’를 선택한 이도 35%에 달했는데요. 10명 중 7명이 젊은 임원을 긍정적으로 생각한 셈입니다. 반면 40대 이상 직장인 중 ‘좋은 현상이다’라고 답변한 비율은 17%에 불과했는데요. 이는 MZ 절반 수준입니다. 가장 많은 답변은 ‘잘 모르겠지만 평균 나이 감소는 좋다’가 46%로 조사됐습니다.

젊은 임원 임명이 좋은건지 모르겠다고 한 사람은 26%, 회의적이라고 보는 이도 8%였습니다. 이들이 젊은 임원을 부정적으로 본 이유는 ‘경력이 짧아 업무 노하우가 부족할 것 같아서’가 29%로 가장 많았어요. 또 25%는 ‘트렌드라고 보여주기식 임명 특혜를 받는 것 같아서’라고 답했습니다. ‘젊은 임원이 있어도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어서’도 15%로 집계됐는데요. MZ 직장인 중 젊은 임원 임명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은 3%뿐이었습니다. 젊은 임원 임명을 부정적으로 보는 4050 직장인은 13%로 MZ보다 많았죠.

📌MZ 53% “나도 가능”

MZ 직장인 2명 중 1명(53%)은 자신도 젊은 임원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미 능력·성과를 입증하고 인정받아서’가 67%로 가장 많았는데요. 두 번째로 많은 기타 의견(15%)에도 ‘미래 일은 모르기 때문이다’ 또는 ‘그렇게 되도록 하겠다’ 같은 긍정적 전망이 이어졌습니다.

다만 MZ 직장인은 회사가 여전히 경직돼 있거나 수직적 조직문화가 강하다고 느꼈어요. MZ 직장인은 만약 임원이 된다면 어떤 변화를 주고 싶은지 묻는 주관식 질문에 소통 활성화, 수평적 조직문화 정착, 비합리·비효율적 문화 개선 등을 통해 성과 중심 기업을 만들겠다고 답했습니다.

반면 4050 직장인 젊은 임원 비중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이가 더 많았습니다. ‘현재 젊은 임원이 없으며 새로 임명하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한 사람이 50%에 달했는데요. 2위 ‘현재 젊은 임원이 있지만 비중을 유지할 것 같다’도 28%였습니다.

젊은 임원을 확대하지 않을 것 같은 이유로는 조직문화가 꼽혔습니다. 42%가 ‘회사는 젊은 임원을 늘리고 싶어하지만 젊은 임원을 수용할 조직문화가 아니어서’를 선택했고요. ‘나이·호봉 순으로 승진하는 회사여서’가 22%로 뒤를 이었습니다.

“젊은 임원, 당신의 능력을 증명하세요”

정작 MZ 임원은 ‘젊은 임원’이라는 수식어를 부담스러워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임원과 다른 성과 압박을 받아서인데요. 회사뿐 아니라 동료 임직원이 젊은 임원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죠. 일반적으로 좋은 임원의 조건은 업무 전문성, 소통과 공감능력, 군림하지 않는 리더십, 좋은 판단력, 낡은 관행 타파, 유연한 사고 등이 꼽힙니다. 하지만 응답자의 43%는 젊은 임원에게 유독 능력과 성과를 증명하라고 했는데요. 업무 전문성과 좋은 판단력 등 성과를 동료 임직원에 입증해야 하는 셈입니다.

젊은 임원이 없는 회사는 경험(연공서열)을 중시했습니다. 젊은 임원이 없는 회사 재직자의 51%는 회사가 ‘젊은 임원의 경험 부족이 드러나서’를 그 이유로 꼽았는데요. 기타 의견을 고른 사람도 26%입니다. 기타 의견으로는 ‘연공서열을 중시하는 회사여서’, ‘국내 정서와 맞지 않아서’, ‘승진해야 하는 사람이 많아서’가 주를 이뤘습니다.

이번 조사를 통해 ‘젊은 임원’에 대한 직장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나이와 연차가 아닌 ‘성과’를 통해 누구든 임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좋은 신호입니다. 하지만 구성원들이 그들에게 기대하는 것을 충족하려는 노력과 역량에 대한 증명은 젊은 임원들이 꾸준히 해결해야할 숙제일텐데요. 이럴 때일수록 회사는 모든 구성원이 지나친 압박과 경계 없이 임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또한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도록 건강한 조직 문화를 구축해가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