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 또 베이비스텝, 한은의 선택은?

📈 연준 또 베이비스텝, 한은의 선택은?

연준이 5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또 한 번 인상했습니다. 이로써 미국의 기준금리는 5~5.25%로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한국과의 금리 격차도 역대 최대인 1.75%p 벌어졌습니다(🔗관련 기사). 

사실 이번 FOMC 회의에서는 금리 인상보다는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성에 더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번 금리 인상을 끝으로 1년 넘게 이어진 긴축 기조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기대했는데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아직 금리 동결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경제 데이터를 보고 그에 맞게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단 것입니다. 연내 금리를 인하 전환은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습니다(🔗관련 기사). 기대와는 다소 거리가 먼 발언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에 FOMC 성명 발표 후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증시 3대 지수가 하락 전환했습니다.

한편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이 한국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한국은행은 앞서 2월과 4월 두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한 바 있는데요. 이달 25일에도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막 내린 고금리 긴축 시대

고금리 긴축 정책은 끝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연준은 인플레를 잡기 위해 초고강도 금리 인상을 단행해 왔습니다. 그 결과 인플레는 어느 정도 잡혀가고 있죠. 하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연쇄적으로 지방 은행들이 위기를 맞는 등 금융 불안이 지속되고 있어 더 이상 연준이 긴축 정책을 이어갈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제 인플레보다는 금융 안정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셈이죠.

한편 한국은 금리 인상의 부담을 덜었습니다. 한국은 그동안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에 발을 맞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고, 자본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리를 올려왔던 거죠. 하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면 금리를 올려야 할 부담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 대신 앞으로는 경제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은 미국보다 더 경기가 좋지 않습니다. 물가보다는 경기 회복에 더 역점을 두고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뜻입니다. 경제가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도록 안정을 되찾아 가길 바랄 뿐입니다.


🏦 미국 은행위기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

JP모건이 퍼스트리퍼블릭을 인수하면서 일단락된 줄 알았던 미국 은행위기가 다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제 밤 사이 미국 지방은행들의 주가가 또 다시 급락한 것입니다. 로스앤젤레스(LA) 지역은행 팩웨스트 뱅코프는 28% 폭락했고, 뉴욕에 있는 메트로폴리탄과 밸리 내셔널 은행은 각각 20% 하락했습니다. 피닉스의 웨스턴 얼라이언스(15%), 댈러스의 코메리카(12%) 등도 주가가 10% 이상 떨어졌습니다(🔗관련 기사). JP모건 제이미 다이건 CEO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인수를 발표하며 “은행 위기 거의 끝났다”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위기가 여전히 확산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노지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

연준 금리 결정에 달렸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지방은행의 뱅크런은 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투자했던 채권 자산에 손실이 발생했고, 은행의 손실에 위기감을 느낀 고객이 예금을 인출하고 나서자 뱅크런이 생기고 있는 거죠.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기준금리에 대한 방향성이 향후 미국 지방은행의 뱅크런에 영향을 미칠듯 합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없다면, 지방은행의 추가 손실도 없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면, 지방은행의 손실 역시 회복될 수 있기 때문에 뱅크런 이슈가 가라앉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아직 금리 인하는 시기상조라는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미루어 보아 지방은행 이슈가 계속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한계에 다다른 긴축 정책 때문

JP모건이 퍼스트리퍼블릭 인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다시 지방은행들의 주가가 폭락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주요국 중 유일하게 단단한 고용 상태를 유지해 온 미국 노동 시장도 이제 구인 수가 감소하는 추이를 보이는 등 경기 침체 전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어쩌면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금융 안정을 꾀하면서도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연준은 더 이상 금리를 올리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서서히 경기 회복에 더 주력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