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들리는 미국, 이번엔 이것이 문제?

💵 흔들리는 미국, 이번엔 이것이 문제?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달러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최근 급등한 미 국채 CDS 프리미엄 : 시장을 흔들었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들어간 것 같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미국 국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 국채의 CDS 프리미엄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 때문입니다. 

CDS(Credit Default Swap)란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가 부도날 경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금융 파생상품을 의미합니다. 쉽게 말하면, 부도가 나면 당첨되는 복권과도 같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요. CDS 프리미엄은 이 복권의 수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채권이 부도날 가능성이 커질수록 CDS 프리미엄은 오르게 됩니다. 복권 당첨 가능성이 커진 만큼, 수수료가 올랐다고 볼 수 있는 셈이죠. 

그런데 최근 미 국채에 대한 CDS 프리미엄이 급등했습니다. 그만큼 미 국채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는 얘긴데요. 과연 무슨 일이 있는 걸까요? 오늘은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이어져 : 경기 침체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등장하는 용어는 바로 ‘장단기 금리차’입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긴 채권일수록 금리가 더 높습니다. 반대로 만기가 짧은 채권의 금리가 더 높은 상황을 ‘장단기 금리 역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장단기 금리차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2년 만기(단기)와 10년 만기(장기) 채권입니다. 작년 3월에 이 두 금리가 역전됐을 때 경기 침체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오기 시작했죠. 그런데, 당시 연준은 경기 침체 예측력이 더 높은 지표로 2년물과 10년물이 아닌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 차를 꼽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3개월물 금리와 10년물 금리의 차이가 역대급으로 벌어졌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3개월물 금리가 10년물 금리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리가 상승한다는 이야기는 채권의 가격은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채권과 금리는 반비례 관계이니까요.) 즉 그 채권에 대한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비유하자면, ‘돈 좀 빌려줘. 3개월 후에 원금 갚을게’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에 대해서 시장이 시큰둥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거죠. 

높아진 CDS 프리미엄 때문? : 정확한 원인을 알 수는 없지만, 일부에서는 미 국채의 CDS 프리미엄 영향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 국채 CDS 프리미엄이 2008년 금융위기 당시는 물론이고 미국의 부채한도가 이슈가 되고 신용 등급이 강등됐던 2011년이나 2013년보다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미 국채 CDS 프리미엄이 상승한다는 것은 미 국채가 부도가 나면 당첨되는 복권을 사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미 국채는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처 중 하나로 알려져 있는데요. 어쩌다 이런 취급을 받는 지경이 됐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미정부의 예산을 살펴봐야 합니다.

2020년 이후 누적 재정적자 규모 8조달러 넘어 : 우선 연초 미 국회예산처(CBO)에서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올해 미 정부는 1조4000억달러 정도 적자가 예상됐습니다. (수입 4조8000억달러-지출 6조2000억달러) 부족한 돈은 아마 국채를 발행해 채워야 했을 겁니다. 문제는 2020년부터 누적되고 있는 적자 규모가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이미 2020년에 3조1000억달러, 2021년에 2조8000억달러 적자가 발생했습니다. 올해 역시 CBO의 계획대로 1조달러가 넘는 적자가 날 경우 2020년 이후 누적 적자 규모는 8조달러가 넘습니다. 연준의 자산 규모를 넘어서는 엄청난 규모인 셈이죠.

그런데 최근 발표된 자료를 보면, 이미 3월 말까지 적자 규모가 1조1000억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당초 연간 계획이 1조4000억달러였다는 것을 고려하면 나라 살림을 제대로 못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죠? 

한도 도달한 연방정부 총부채도 문제 : 게다가 현재 미 연방정부의 총부채는 부채한도에 도달한 상황입니다. 부채한도를 상향하지 않으면 7월 연방정부가 디폴트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이에 바이든 정부는 한도 증액을 요구한 상황인데요. 공화당은 한도 상향을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불안한 재정 상황에 부채한도 이슈까지 겹치면서 미 국채 CDS 프리미엄이 상승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CDS 시장 자체가 큰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예측력이 뛰어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부채한도 상향을 두고 정치인들 역시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미국 적자 규모가 예상보다 많이 증가하고 있고, 당장 적자 규모가 줄어들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질수록 세수는 줄어들 겁니다. 최근 미국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의 또 다른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진 않을지 앞으로도 관심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출 규제 완화 : 정부와 여당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피해자에 우선매수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관련 기사). 또한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가계대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 줄 방침입니다(🔗관련 기사). 전세사기 피해자가 경매에서 주택을 낙찰받더라도 대출 한도때문에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한 것입니다. 또 낙찰받은 주택을 매입할 때 특례보금자리론을 보다 낮은 금리로 지원해 이자 부담을 낮춰주기로 했습니다. 경매유예만으로는 피해를 구제하기 역부족이란 비판이 나오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책을 강구하고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