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준의 금리 고민이 더 깊어진 속사정!

📉 연준의 금리 고민이 더 깊어진 속사정!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닉 티미라오스라는 기자가 있습니다. FOMC 회의를 앞두고 중요한 힌트를 주곤 해 ‘연준의 비공식 대변인’이란 별명이 붙었는데요. 특히 작년 10월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트위터 글이 공개된 이후, 시장이 안정을 찾았던 것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닉 티미라우스의 기사도 더욱 유명해졌죠. 

오늘은 최근 나온 닉 기자의 기사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머니마켓펀드(MMF)*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 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어려운 용어들이 많지만, 늘 그렇듯 쉽게 설명해보겠습니다.

📌 MMF : 단기 미국 국채 등 위험도가 낮은 투자처에 돈을 맡겨 수익을 내는 단기 금융 상품. 안전 자산임에도 최근 이어진 금리 인상으로 수익률이 많이 올라 수시입출금식 은행 예금보다 이자가 높은 상태. 은행처럼 입·출금이 비교적 자유롭다는 장점도 있음

연준의 금리 인상기에는 항상 어딘가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말이 있습니다. 1997년에는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있었고, 2000년에는 닷컴 버블이 있었죠. 2007년에는 서브프라임에서 위기가 터졌습니다. 때문에 이번 금리 인상 과정에서는 어떤 곳에서 문제가 터질 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곤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미국에서 문제가 시작됐습니다. 실리콘밸리 은행(SVB)이 갑작스럽게 파산하면서 뱅크런이 발생한 것입니다. 

다행히 위기는 초기에 진화되고 봉합 수순에 있습니다만, 여전히 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의 해결책으로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꼽힙니다. 

우선 SVB 사태가 터지고 나서 우리는 경제학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을 줄 알았던 뱅크런이 미국 본토에서 진행되는 상황을 지켜봤습니다. 그리고 뱅크런은 SVB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 은행들로도 확산됐죠. 어쨌든 지방은행에서 빠져 나온 돈의 상당수가 다시 대형은행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뱅크런으로 빠져 나온 돈이 어디로 갈 지 고민한 끝에 최종적으로 MMF로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이 월가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몇 주 사이 MMF로 5000억달러 이상의 자금이 급하게 몰렸고, MMF의 누적 규모는 5조2000억달러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래 그림은 SVB 사태가 이후, 얼마나 많은 돈이 급하게 MMF로 몰려들었는 지를 보여줍니다.

MMF로 돈이 흘러가는 것이 왜 문제일까?

사실 MMF로 돈이 들어가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MMF로 들어온 자금 중 40% 이상이 역레포라는 방식으로 다시 연준으로 흘러가는 것은 문제일 수 있습니다. 우선 역레포라는 것이 무슨 의미인 지를 살펴봅시다. 

사전의 정의를 보면, “뉴욕연방준비은행이 RP(환매조건부채권) 매각을 통해 시장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내용이 어렵습니다. 좀 쉽게 설명하면, 연준이 다시 사겠다고 미리 약속하고 시장에 증권을 팔았다가 조금 더 비싼 가격으로 되사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설명해도 어려울 수 있는데요. 은행 대신 연준에 예금을 하고 이자를 받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역레포를 실시하면 연준은 증권을 판 대가로 먼저 돈을 받고, 일정 기간 후에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더 많은 돈을 주게 됩니다. 일반 기관 입장에서는 예금을 하고 더 이자와 함께 원금을 돌려받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갖는 셈이죠. 

그렇다면, 다시 MMF로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문제가 되는 이유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SVB 사태 이후 벌어진 돈의 흐름을 보면,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우선 SVB 이후 뱅크런이 발생하면서 처음에는 지방은행에 묶여 있던 예금이 대형은행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대형은행의 예금은 이자가 너무 낮았습니다. 그래서 결국 마지막으로 찾은 것이 MMF였는데, MMF로 자금을 운용하는 사람들이 40% 이상의 돈을 연준에 다시 예치하는 역레포로 흘러들어간 상황이 된 겁니다. 결국 SVB 사태 때문에 놀란 자금이 마지막으로 향한 가장 안전한 곳이 연준이 된 셈입니다. 

연준은 이러한 돈의 움직임이 반갑지 않을 겁니다. 뱅크런을 진정시키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죠. 오죽하면 올해 1월에도 연준의 월러 이사는 “너무 많은 돈이 연준으로 들어와 2조달러가 넘는 돈이 역레포에 있는 상황”에 대해서 불편함을 표시하기도 했습니다.

역레포로 돈이 몰려든 이유 : 더 높은 금리 금리

역레포로 돈이 몰려든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텐데요. WSJ는 2021년 6월 연준이 역레포에 적용되는 금리를 쪼~끔(0.05%) 올려준 것이 가장 결정적인 이유라고 봤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각에서는 연준이 역레포에 적용하는 0.05%의 추가 금리를 원위치 시켜야 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하지만 0.05%의 금리, 그것도 일부 기술적인 금리 인하가 대세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겁니다. 그래서 과거 역레포 설계에 참여했던 뉴욕연방은행의 전 관료인 브라이언 색은 역레포에 적용되는 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금리를 낮춘다고 해서 예금 규모가 유지될 수 있을지 불확실할 뿐더러 금리를 낮추면 연준 입장에서는 통제 수단을 하나 잃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문제의 본질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문제의 본질은 불안함을 느끼는 돈들이 믿을 수 있거나 만족할 수 있는 곳이 점점 사라졌고, 결국 마지막에는 연준만 남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연준은 그동안 물가를 잡기 위해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하며, 모든 역량을 집중해왔습니다. 이제 겨우 물가가 잡히기 시작할 때 SVB 사태까지 터지면서 금융 안전까지 지켜야 하는 연준은 더 바빠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연준에 주어진 문제가 더 커지고 있다는 의미죠. 그런데, 오늘 설명한 MMF와 역레포의 문제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을 더욱 어렵게 합니다. 연준이 풀어야 할 숙제의 난이도는 점점 높아진 것 같습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오늘부터 전매제한 완화 : 오늘부터 최장 10년이었던 수도권 아파트 분양권 전매제한이 최대 3년으로, 비수도권은 최대 4년에서 1년으로 단축됩니다(🔗관련 기사). 전매제한은 새로 분양된 주택에 당첨된 후 일정 기간 사고팔지 못하도록 한 조치인데요. 수도권 주택을 분양받고 3년 후에는 그 주택 또는 분양권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줄 수 있단 뜻입니다. 이번 대책은 시행령 개정안 이전 분양을 마친 아파트에도 소급 적용될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작년 12월 당첨자를 발표한 둔촌주공은 올해 말부터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됩니다. 다만 강남 3구와 용산구 등에는 아직 실거주 의무가 적용돼 전매제한 완화가 무용지물일 수 있단 분석도 나옵니다.

> 의무 매입 대신 생산량 줄여 쌀값 유지한다 : 정부가 쌀 한 가마니(80kg) 가격을 20만원으로 유지하기 위한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한다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후 농심 이탈을 막고자 대책을 발표한 것입니다(🔗관련 기사). 정부 대책의 핵심은 생산량 조절을 통한 수급 균형입니다. 벼 대신 다른 작물을 재배하도록 하는 방식을 통해 점차 쌀 생산량을 줄여 가격을 유지하겠단 방침입니다. 또한 쌀값 안정화를 위해 농가에 지급하는 직접 지원금 관련 예산을 2027년까지 5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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