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은행권 위기의 ‘진짜’ 원인?

🏦 최근 은행권 위기의 ‘진짜’ 원인?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은행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새로운 사실 :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등에서 발생한 은행 위기는 은행이 위험해졌고 그 결과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예금 인출을 시도하면서 문제가 생겼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금 색다른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예금을 뺀 것이 아니라 예금을 빼다 보니 그 결과 은행이 불안해졌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은 이렇습니다(🔗관련 기사).

코로나 이후 급증한 예금 : 이 일의 시초는 미국에서 갑자기 예금이 늘어난 데 있습니다. 이유는 코로나 때문입니다. 코로나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사실상 돈을 찍어서 국민들에게 나눠줬고, 국민들은 그 돈을 일단 은행에 예금했습니다. 예금이 몰려 들어오자 은행들은 예금을 받긴 하되, 이자를 매우 낮게 매겼습니다. 예금을 받고 나면 은행은 그 돈을 대출해줘야 하는데 코로나 시기에는 대출 수요가 늘어날 리 없었습니다. 결국 은행들은 넘치는 예금을 채권에 투자해 마진을 남겼습니다. 

금리 인상 후 예금에서 채권으로 수요 이동 : 여기까지는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저금리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다가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금리가 올랐지만, 은행들은 계속 넘쳐나는 예금을 굳이 끌어모을 이유가 적었습니다. 때문에 금리 인상에도 예금 금리를 별로 올려주지 않았죠. 그러나 채권 시장에서는 금리가 계속 뛰어올랐습니다. 예금자들은 낮은 이자를 주는 예금을 해지하고 금리가 높은 채권시장에서 채권을 구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은행 업무 볼 수 있기 때문 : 지금까지는 은행에서 예금을 뺀 뒤 채권을 사려면 은행을 찾아가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습니다. 예금 금리와 시중 채권 금리가 차이가 생겨도 번거로움 때문에 은행 예금을 그냥 그대로 묻어두는 사람들이 많았죠. 그러나 최근에는 스마트폰 버튼만 누르면 은행에 있는 돈을 인출할 수 있고, 그 돈을 채권에 투자하는 것 역시 스마트폰을 통해서 가능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예금주들이 점점 더 ‘예금을 깨고 그 돈으로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예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은행들은 하나둘씩 위기를 맞게 됐습니다. 여기까지가 최근 은행 위기의 원인에 대한 설명입니다.

자금 이동도 더 편리해졌다는 의미 : 쉽게 말해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뱅킹을 할 수 있게 된 예금자들이 매우 쉽게 예금을 인출할 수 있게 되면서 뱅크런이 발생했다는 것이 이번 은행 위기를 설명하는 버전 1.0인데요(🔗관련 기사). 나아가 버전 2.0에서는 스마트폰 덕분에 예금 인출이 쉬워지면서 낮은 이자에서 탈출해 이자가 더 높은 채권으로 자금 이동이 더 손쉬워졌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와 장기 금리의 불균형, 지속 어려워 : 근본적으로는 예금이 넘쳐나는 저금리 시대에 갑자기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생긴 일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앞으로일 텐데요. 지금 당장은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야하지만, 경기 상황을 보면 또 금리를 올리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이 상황에서는 기준금리는 높고 미래의 장기 이자율은 낮아집니다. 은행은 올라가는 기준금리 탓에 점점 더 높은 이자율을 지급해야 하고, 그렇게 조달한 예금을 장기 이자율은 낮은 채권에 투자해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런 불균형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 최근 대출 금리와 예금 금리 하락한 이유
오늘의 이슈

주담대 대출 금리, 0.5%p가량 하락 : 시중 금리가 하락하면서 은행 대출 이자도 내려왔습니다. 한 달 전보다 주택담보대출의 대출 금리가 대체로 0.5%p가량 하락했습니다(🔗관련 기사).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하락은 시중 금리 하락에서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은행들이 각자의 마진을 줄인 탓도 큽니다. 갑자기 마진을 줄인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 탓이라는 설명입니다.

예금 금리는 더 큰 폭으로 내려 : 대출 금리뿐 아니라 예금 금리도 내렸는데, 예금 금리 인하 폭은 대출 금리 하락 폭보다 더 큽니다(🔗관련 기사). 예금 금리가 더 큰 폭으로 내려간 이유는 경기침체 등으로 대출 수요가 크게 감소해 높은 금리로 예금을 조달할 이유가 적어졌기 때문입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CS 인수한 UBS, 해고 칼바람 분다 : 파산 위기의 스위스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를 인수한 UBS가 본격적인 합병 작업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그 과정에서 기존 CS 인력의 최대 30%를 감축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관련 기사). 스위스에서만 1만1000여명, 전 세계에서는 3만6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단 뜻입니다. 두 은행 모두 투자은행인 만큼 비슷한 업무가 많아 합병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CS는 UBS에 인수되기 전 위기 극복 방안 중 하나로 9000명을 해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실제로는 그 몇 배에 달하는 인원이 해고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노동시장에서 그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강남서도 추첨제 부활 :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서울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용산구 청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용 85㎡ 이하 청약 물량에 대해 4월부터는 추첨제로 당첨자를 뽑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강남권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분양가가 다른 곳에 비해 비싸지만,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주변 단지 시세보다는 낮은 수준에서 분양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입지가 워낙 좋은 데다 추첨제 확대로 최소 수억원의 시세 차익을 노릴 수 있게 되면서 자금 동원 여력이 충분한 2030세대 들이 대거 청약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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