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gain 파월 쇼크’ 세계는 다시 고금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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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ain 파월 쇼크’ 세계는 다시 고금리로?

“우린 금리 인상의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이 한마디가 어제 세계 경제를 놀라게 했습니다. “최근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인다”며 다시 고강도 통화 긴축에 들어갈 가능성을 밝혔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실제로 요즘 고용·물가·소비·생산 등 미국의 거의 모든 경제 지표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인플레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데요. 이 우려를 현실화하는 듯 한 파월의 발언에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1% 이상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시장에선 당장 다다음주 3월 FOMC에서 연준이 다시 빅스텝(금리 0.5%p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중입니다. 월가에선 이를 70% 가까이로 보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가장 큰 문제는 한미 기준금리 차입니다. 빅스텝이 현실화하면 차이는 역대 최대인 1.75%p까지 벌어집니다. 때문에 한국은행 역시 동결 기조를 철회하고 다음달 다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거란 전망이 유력해졌는데요(🔗관련 기사). 과연 향후 환율과 금리는 어떻게 될까요?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 인플레는 깃털처럼 천천히 떨어져요

인플레는 로켓처럼 급하게 오르고 깃털처럼 천천히 떨어집니다. 그런데 작년 10월 인플레가 크게 하락하자 시장은 곧 연준이 금리 인상을 중단할 거라 예상했습니다. 나아가 조만간 금리 인하 기조로 전환할 거라고도 봤죠. 이를 기점으로 장기 금리는 하락하고 달러 가치는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1월 인플레는 시장 예상보다 높았습니다. 그러면서 상황이 반전됐습니다. 장기 금리는 급반등하고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환율이 급상승했습니다. 시장이 인플레를 너무 안일하게 여겼던 탓이죠.

결국 인플레는 하락하긴 할 겁니다. 다만 글로벌 공급망 훼손으로 생산 비용이 구조적으로 올랐고, 노동 공급 부족으로 인한 임금 상승이 인플레 압력을 높이고 있어 인플레 하락 속도는 기대보다 늦어질 수 있습니다.

그럼 중요한 건 앞으로의 대응입니다.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장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성급히 행동해 신뢰를 잃는 것보단 지탄을 받더라도 신중하게 움직이는 게 차라리 낫지 않을까요?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문제는 환율입니다

현재로선 환율 상승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미국은 교역재인 제조업의 물가 상승률이 낮습니다. 하지만 비교역재인 서비스업의 물가 상승률은 높고 계속 오르고 있어요. 이에 따라 전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국 금리도 자연히 더 상승할 전망입니다. 환율을 올리는 배경입니다.

반면 미국과 달리 한국 제조업 상품은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서비스업 가격 상승률과 비슷한 수준이에요.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니 무역 수지 악화 요인이 되고 달러 유입을 줄게 할 수 있으니 환율을 올리는 요인도 됩니다. 환율이 오르면 다시 중간재 수입 가격을 올리고 이는 또다시 제조업 상품가를 올리는 악순환을 만들어냅니다. 더 큰 문제는 한국 제조업은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강하다는 점입니다. 가격이 한 번 올라가면 잘 내리지 않는다는 거죠.

노지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

환율 올라 韓 기준금리 4% 갈 수도

‘파월 쇼크’로 인한 한미 금리차 확대가 결국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거란 게 문제입니다.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 당시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 경로가 하락하고 있다” “경기보단 물가를 중심으로 통화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했습니니다. 헌데 환율이 올라버리면 수입 물가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그렇다고 높아진 환율이 수출이라도 잘 풀리게 하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세계 경기 자체가 둔화된 상황이니까요. 여러모로 우리 기준금리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듯 하네요. 기준금리가 4% 수준까지 올라갈 가능성도 충분해 보입니다.

최우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전(前)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 연구위원

환율 오버슛 가능성은 크지 않을 거예요

환율이 작년 하반기처럼 단기간에 빠르게 오버슛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금리 격차가 커지면 원화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거예요. 그럼 결국 한은은 시차를 두더라도 미국의 금리 인상을 따라가야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완화적인 통화 정책이 경기를 부양하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원화 가치 평가절하, 즉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출 개선일 텐데요. 하지만 이 효과를 크게 기대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당장 중국의 중간재 수입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부문 수출이 급감했고 이게 수출 하락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로 인한 경기 부양 효과가 다른 때보다 제한적이라는 뜻이죠. 결국 한은으로서는 효과성이 낮을 경기 부양보단 물가 안정에 더 초점을 맞춰 통화 정책을 운용할 수밖에 없을 듯 합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인내할 시기입니다  

한은도 3월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미국만 ‘나홀로’ 경기 호조라서, 경기 하락 중인 다른 나라들은 울며 겨자먹기를 해야할 판인데요. 사실 미국도 그리 상황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고용 지표가 잘나오는 건 코로나 이후 일을 그만둔 인구가 많아 일자리가 많아졌기 때문도 있고,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나빠지면서 경기 침체의 전조가 나타나고도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도 금리 인상이 마냥 지속되긴 어려울 겁니다. 당장 우리 경제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미국도 결국 긴축 완화로 가긴 갈 거라 기대합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금리 시나리오 다시 짜야할 한은

지난달 국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4%대로 둔화되고, 선행 지표격인 근원 물가도 4.0%로 하락했습니다. 근본적인 물가 압박이 완화되고 있는 징후가 뚜렸했던 거죠. 한은이 현 기준금리(3.5%)를 상당 기간 유지할 배경이 된 겁니다.

그러나 이제 한은으로선 금리 시나리오를 다시 짜야할 상황이 됐습니다. 이번 파월의 연설을 통해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확인되면서, 월가에선 금리 상단을 최고 6%까지도 올려 베팅하고 있습니다. 2월 한은 금통위에서 위원들 대부분이 최종 금리 수준을 3.75%까지 올리는 것에 동의하고 있다는 게 확인됐었죠. 헌데 이 가정은 미국 최종 금리가 5%대임을 가정에 둔 계획이었을 겁니다. 과도해지는 금리 격차를 두고볼 수만은 없겠죠. 다만 반대쪽 변수로 경기 침체, 가계 부채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참 아슬아슬한 줄타기의 연속이네요. 😢

🏘️ 규제 풀리자 분양 줄줄이 흥행, 지속될까?

1·3 부동산 대책이 통한 걸까요? 규제 완화 이후 서울에서 처음으로 분양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특공에 청약자 5000명이 몰렸습니다. 단 87가구 모집으로 경쟁률은 57대1에 달했습니다. 강동구 ‘반값 아파트’인 고덕강일 사전 청약엔 2만여명이 모였습니다. 공급은 500가구뿐인데 말입니다.

규제가 풀리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와 좋은 입지 위주로 실수요자가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만, 반대로 입지가 안 좋은 곳까지 분양 활기를 찾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오히려 규제 완화가 청약 시장의 온도차를 키울 수 있단 주장도 나오네요(🔗관련 기사).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앞으로의 청약 흥행? 입지, 가격이 핵심!

묻지마 청약 기조가 많이 사라진 듯 합니다. 최근 4~5년간 주택 가격이 폭등한 반면, 분양가 상한제로 분양가는 통제됐죠. 때문에 청약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묻지마 청약이 기승이었습니다. 인근 시세 비교나 주변 생활권 분석은 필요 없었고, 당첨만 되면 돈 번다는 믿음이 지배적이었으니까요. 반면, 주택 경기가 하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사람들은 이 가격에 청약 받아도 될지, 자금 조달은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실거주하기에 주변 인프라는 어떤지 등을 다시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앞으로 수도권 쏠림 현상은 심화될 거라 봅니다. 수도권은 지방과 비교해 가격 하락이 제한되고, 거주 수요가 풍부하니까요. 게다가 일부 지역은 분상제가 적용되는 만큼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한 아파트가 공급됩니다. 물론 수도권이라도 사람들이 비싸다고 느끼는 순간, 청약 흥행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악성 미분양으로 이어질 수도 있겠죠.

물론 지방이라고 해서 꼭 흥행에 실패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최근 청주에 공급된 복대자이더스카이는 청약 경쟁률이 8대1 이상이었습니다. 분양가가 인근 시세보다 경쟁력이 있어 매력이 높아진 덕분입니다. 결국 현실적 가격과 상품 공급에 집중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단지 규모와 브랜드 인지도도 중요

수요가 선택적으로 쏠린다는 점 이외에도 특기할 점은 최근 청약 경쟁률이 높았던 단지의 공통점들입니다. 대규모 단지에다 인지도 있는 주택 브랜드라는 겁니다.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인근의 같은 날 분양한 다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대1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위치와 분양가가 비슷한 수준이었는데도요.

앞으로도 수도권 핵심 지역으로의 청약 쏠림 현상은 더 심화될 겁니다. 기본적으로 수도권에 인구 절반 이상이 몰려있고, 수도권 핵심지 위주로 대형 건설사들의 주거 개발도 진행되니까요. 청약 시장에 온기가 돈다고 일반화하는 것도 시기상조죠. 금리 상승 전망이 다시 커지고 있고, 공사비도 오르는 등 실수요 흡수할 대외적 환경이 여전히 좋지 않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