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 인수전’ 승부수 던진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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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M 인수전’ 승부수 던진 카카오!

카카오가 SM 인수를 위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SM 주식 공개 매수를 선언한 건데요(🔗관련 기사). 공개 매수란 경영권을 얻기 위해 해당 기업 주식을 장외에서 공개적으로 사들이는 공격적 M&A의 한 방식입니다. 이미 장내 매수로 4.9% 지분을 가진 카카오는 주당 15만원의 공개 매수를 통해 1조2500억원을 들여 지분 35%를 더 사들일 계획입니다. 앞서 경쟁자인 하이브도 지난달 주당 12만원에 공개 매수를 진행했으나 단 0.98% 지분 추가 확보에 그쳤습니다. 하이브보다 더 높은 공개 매수가를 제시해 승부에 쐐기를 박겠다는 건데요.

하이브의 대응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예상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입니다. 1️⃣ 카카오보다 더 높은 가격의 공개 매수로 다시 맞서기 2️⃣ 경쟁을 멈추고 카카오의 공개 매수에 응하기 3️⃣ 2대 주주로 남아 카카오와 협력하기. 이중 어느 것 하나 확실한 전망은 없습니다. 다만 최근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해 현금 여력이 충분한 만큼, 하이브가 1번 시나리오로 맞붙을 가능성도 우세하게 점쳐집니다. 자신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격화하면서 SM 주가는 어제 15% 이상 급등했습니다.

나승두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개미들이 주도권 쥔 이례적 경영권 분쟁

SM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성원(?)이 있었던 경영권 분쟁 사례가 있었나 싶습니다. 그간 경영권 분쟁은 ‘가진 자들의 싸움’이었습니다. 그들만의 이야기라는 인식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번 지분 분쟁은 조금 다르네요. 카카오와 하이브라는 거함의 대결이기도 하지만, 개인들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롱테일이 캐스팅 보트를 쥐는 아름다운 선례가 되길 바랍니다.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진정한 꽃놀이패는 하이브에?

뉴스마다 “SM 인수전은 소액 주주 꽃놀이패”라는 표현이 많은데요. 진정한 꽃놀이패는 하이브에 가있는 건 아닐까요? 하이브가 그저 투자 수익만 보겠다는 생각으로 SM 매수에 나선 걸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1️⃣ 업계 1등인 하이브가 2등인 SM 합병시 공정위 독과점 이슈가 있을 걸 몰랐을리 없고 2️⃣ 하이브가 꼭 SM을 합병해야할 사업 전략적 이유도 잘 모르겠으니 말입니다.

때문에 투자 관점에서만 봐보죠. 보통 경영까지 나설 게 아니라면 죄다 ‘가격이 오르면 팔겠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매수합니다. ‘하이브가 SM 주식을 비싸게 산 후 더 비싸게 카카오에 팔고 나간다면 단기간 수익이 클 거라 판단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물론 지극히 투자 관점의 뇌피셜입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母子회사 동시상장 문제도 있어요

여기서 하이브가 맞대응에 나서면 공개 매수가는 15만원보다 더 높아질 수 있겠습니다. 소액 주주들이야 콧노래 부를 일이지만 인수전 이후 후유증이 걱정됩니다.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 문제도 있고요. 만일 하이브가 SM을 인수하면 SM은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편입될 수 있는데, 그럼 양사 주주들의 이해 관계가 부딪힐 수 있죠. 카카오가 SM을 인수하더라도 향후 카카오엔터의 상장 가능성을 고려하면 비슷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네이버vs카카오 자존심 대결

카카오는 SM 인수를 엔터 사업 해외 확장의 긍정적 기회로 여기고 있습니다. 카카오는 올해 초 사우디 국부펀드로부터 1조2000억원을 투자 유치했고 공격적 M&A를 천명했습니다. 엔터 사업 내 상징성이 돋보이는 이번 인수전에서 물러설 수 없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경쟁 상대가 하이브란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엔터 업계 1위 하이브가 2위(SM)를 인수한다는 건 독과점으로 보일 여지가 충분합니다. 공정위에서 하이브의 인수 행보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거죠. 카카오 역시 이 가능성을 잘 인지하고 있겠죠. 마지막으로 이번 인수전은 네이버-카카오 간 자존심 대결로도 볼 수 있습니다. 네이버는 하이브와 팬 플랫폼 사업을 중심으로 한 끈끈한 동맹 관계입니다.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3라운드 접어든 하이브-카카오 싸움

1라운드는 행동주의 펀드가 SM에 지배 구조 혁신을 요구하며 이수만 창업자를 경영 일선에서 배제시키면서 시작됐고, 2라운드는 카카오의 SM 지분 확보를 막기 위한 이수만 측의 반격으로 열렸습니다. (SM 신주 발행 절차의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는데 법원이 그의 손을 들어줬죠.) 3라운드에선 카카오가 하이브보다 더 강력한 공개 매수에 나서면서 공방이 격화되고 있네요.

호사가들은 이런저런 평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특히 불황과 경영 환경 악화를 이유로 임직원들에 고통 분담을 호소하던 카카오가 SM 공개 매수엔 거액을 쏟아붓는다며 조소를 가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이슈의 본질이 뭔가를 되짚어봐야 합니다. 이번 사태의 출발점은 분명 <K팝 산업의 주역은 이제 그 규모에 걸맞은 비전과 거버넌스를 갖춘 선진화된 기업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였습니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이미 출혈 막대한 카카오, 하이브

이번 SM 인수전은 행동주의 펀드에서부터 시작됐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엔터 업계는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했지만 오너 중심 지배 구조는 개선이 필요합니다.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이번 인수전을 통해 경쟁력 있는 경영진이 꾸려져 미래 전략을 제시해야 합니다. 지금 같은 고금리 시대에 카카오, 하이브는 이미 엄청난 금융 비용을 지불했습니다. 어느 쪽으로 결판이 나든 과도한 경쟁이 승자의 저주를 일으키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노지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

가열된 주가 이상의 성장 이뤄내길

경쟁이 과열되면 언제나 ‘승자의 저주’와 같은 단어가 등장합니다. M&A나 법원 경매 등 공개 입찰 때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했지만, 이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지불하게 되면서 위험에 빠지는 상황을 뜻하는데요. 경쟁 과열로 하이브, 카카오 둘 중에 누가 이기든 이 저주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어찌 되든 지금 가열된 주가 이상의 성장을 이뤄낼 수 있길 바랄 뿐입니다.

❓ 금리 올라도 증시는 뜨거운 ‘미스터리’

“월가 전문가들이 미스터리에 빠졌다”(미국 경제지 파이낸셜익스프레스) 금리가 오르면 증시 부진을 면치 못한다던 경제 상식에 금이 가고 있습니다. 각종 채권 금리가 오르고 침체 시그널이 나오는데도 오히려 증시는 지속 상승하면서 월가 트레이더들이 단체로 ‘멘붕’에 빠졌다는 건데요(🔗관련 기사). 실제로 미국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올해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나스닥은 12%, S&P 500 지수는 6%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가장 부진한 다우 지수도 1% 언저리까진 올랐습니다. 국내 증시는 더 두드러집니다. 코스피는 10% 이상 올랐고 코스닥은 무려 21% 넘게 뛰었습니다.

올해 들어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미국 국채 2년물 금리는 최저 4.076%에서 최고 4.904%까지 0.828%p 올랐습니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3.375%에서 4.073%까지 0.7%p가량만 올랐습니다. 연준 내부의 매파적 기류가 생각보다 강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런 침체 시그널에도 주식 등 위험 자산 선호 현상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여전히 주식에 돈 몰리는 4가지 이유

1️⃣ 실질금리가 여전히 낮습니다. 이는 곧 채권의 실질 수익률이 낮다는 뜻입니다. 2️⃣ 그렇다고 예금금리가 높냐? 그것도 아닙니다. 은행 시장의 경쟁이 미흡해 낮은 편입니다. 3️⃣ 시중 자금이 풍부해 위험을 감수하고자 하는 수요도 높습니다. 4️⃣ AI와 전기차 등 빅테크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입니다. 한 마디로 <다른 투자보다 주식 투자로 기대되는 수익이 더 높다>고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은 듯 하네요.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고금리에 내성 생겨.. 그러나 일시적일듯

장기 지속된 고금리에 이제 내성이 생긴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고금리에도 투자의 기준이 되는 실질금리는 낮은 상황이라 주식 투자 유인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습니다. 미국의 노동 시장이 앞으로도 계속 견조할 거라 보기 어렵고, 경기 침체가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한국은 대외 변수에 민감하니 주가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나승두
SK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

일관된 인플레 처방이 효과를 낸 덕분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경험하며 남은 교훈은 <한 쪽이라도 확실한 처방을 내려야 한다>가 아니었나 합니다. 줄곧 시장은 최고 수준의 장·단기 금리 역전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 시그널보다 인플레에 주목해 왔습니다. 이제 긍정적인 인플레 완화 시그널들이 나오고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폭과 횟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생기면서 안심한 시장이 현명하게 먼저 반응한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