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모펀드가 오스템임플란트를 자진 상폐하려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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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템임플란트를 자진 상폐하려는 이유
이철민의 리멤버 밸리

사모펀드 VIG파트너스의 대표이며, 투자ㆍ테크ㆍ미디어 분야에 대한 글도 쓰고 있습니다.

드디어 인수되는 오스템임플란트, 자진 상장 폐지 가나? : 초대형 횡령 사건으로 위기를 겪었던 오스템임플란트. 이 회사의 경영권 인수 거래가 사실상 종결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2021년말 자금 관리 팀장이 회사 자본금의 100%가 넘는 약 2215억원을 횡령하면서 시작돼, 상장 폐지 심사와 행동주의 펀드의 가세로 확산된 사건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것입니다(🔗관련 기사).

사모펀드들은 총 88.7%의 지분을 얻은 상황입니다. 최규옥 회장과 그 자녀들로부터 인수한 지분과 전환사채 그리고 지난달 24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된 공개매수를 통해 확보한 지분을 다 합쳐서 말입니다. 이에 따라 오스템임플란트를 코스닥에서 자진 상장 폐지하는 수순을 밟을 것인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사모펀드들은 자진 상장 폐지 여부를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개매수를 통해 89%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한 것 자체가 상장 폐지를 염두에 두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관련한 여러 예측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인데요. 우리 상법에선 최대주주가 지분 95%를 확보하면 나머지 지분은 정당한 가격에 강제로 매수하여 상장폐지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사모펀드들이 왜 상장 폐지를 의도하는지는 후술하겠습니다.)

한국거래소는 이 ‘95%룰’을 기준으로 운용 중이고, 코스닥은 이를 준용해 약 90% 이상이면 자진 상폐를 허용하는 게 관례였습니다. 이미 89%를 보유한 상황이니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폐지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분 추가 매집 과정에서 주가에 큰 변동이 생기는 등의 문제점이 생길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문제는 최근 소수 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해야한다는 시각과 맞닿은 정부 정책이나 법원 판결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상장 폐지를 원치 않은 소수 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죠. 때문에 사모펀드들의 상장 폐지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관련 기사).

왜 스스로 상장 폐지하려하나? : 그렇다면 왜 오스템임플란트를 인수한 사모펀드들은 스스로 상장 폐지를 하려는 걸까요? 공개되지 않는 소수 투자자들의 자금을 운용하는 사모펀드들의 경우, 대개 상장 기업을 투자 포트폴리오로 보유하는 걸 꺼립니다. 해당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와 무관하게 주가가 변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최근 상장 기업들에 투자한 사모펀드들이 어려움을 겪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관련 기사)

더 근본적으로는 경영권을 가진 사모펀드 이외 주주들이 가진 상법상의 다양한 권리가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주주총회를 열고 다양한 안건을 의결하는 과정에서 소수 주주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경영진을 선임하고 회사의 전략 방향에 따라 구조조정이나 신규 사업 투자를 집행하는 데 있어서 효율이 떨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상장기업의 경우 중요한 경영 정보들을 주주는 물론 일반에 공시해야 하는 의무도 있는데, 이를 경쟁사 등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습니다. 소수 주주들이 해당 기업과 주가에 대한 불만을 사모펀드 운용사에 다양한 방식으로 직접 표출하는 게 불편한 것도 사실이고요. 간단히 말하면 상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불필요하게 큰 비용과 노력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여하튼 오스템임플란트의 자진 상장 폐지가 예상대로 진행될 것인지, 진행된다면 어떤 방식으로 될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관련해 사모펀드에 인수된 후 자신 상장 폐지에 성공했던 맘스터치의 사례가 종종 언급되는 점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관련 기사)


💡 놓치면 아까운 소식

> 국민연금 작년 80조 날려 : 국민연금이 1999년 기금운용본부를 설립한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내놨습니다(🔗관련 기사). 인플레와 통화 긴축으로 국내외 주식, 채권 가격이 동반 급락하면서입니다. 작년 연간 기금 운용 수익률이 -8.22%로 운용 손실 금액이 79조6000억원입니다. 재작년말 948조원까지 불었던 기금 적립금도 890조5000억원으로 내려앉았습니다. 국민연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건 2008년과 2018년에 이어 세 번째인데요. 국민연금은 주식이 오르면 채권이 하락하고, 채권이 상승하면 주식이 내리는 ‘역의 상관관계’에 기반해 포트폴리오를 설계하지만 작년은 이 공식이 통하지 않은 겁니다.

> 풀무원 이어 CJ제일제당도 가격 인상 계획 철회 : 요즘 기업들이 줄줄이 가격 인상을 철회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풀무원에 이어 CJ제일제당도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했습니다(🔗관련 기사). 원래는 이달부터 일부 가공식품과 고추장 등 조미료 제품 가격을 올릴 예정이었습니다. 앞서 풀무원샘물도 생수 출고가를 5% 올릴 예정이었지만 결국 동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상반기 식품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는 정부 요청이 압박으로 작용한 듯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