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준금리 동결했는데 대출금리는 오른다고요?

🧮 기준금리 동결했는데 대출금리는 오른다고요?

지난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죠. 1년여 만에 금리 상승세가 멈춘 건데요. 일각에선 이제 대출금리 하락도 기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오를 거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실제로 대출금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은행채 금리가 소폭 올랐습니다. 은행은 통상 예금이나 은행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요. 은행채 금리가 오르면 그만큼 자금 조달에 더 큰 비용이 들어가고, 늘어난 비용을 반영해 대출금리가 오르는 구조입니다. 다음달 대출금리 상승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들 금리가 오르는 건 미국의 긴축 기조가 한동안 더 고강도로 지속될 전망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은도 차후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놓은 만큼 다시 기준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고, 그게 아니라도 국제 금융시장 여건에 따라 시장금리가 추가로 상승할 수 있습니다. 당장 기준금리가 동결이라고 해서 은행 대출금리가 꺾이긴 어려울 전망입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외환시장의 트릴레마

3가지 정책 목표가 충돌해 동시 개선이 어려운 상황을 트릴레마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외환 시장에선 <환율 안정>·<자율적인 통화 정책>·<자본 시장 개방>이 트릴레마입니다. 이 트릴레마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할까요? 더 중요한 두 목표를 위해 하나를 양보해야합니다.

지금처럼 미국과 한국의 금리 격차가 커졌을 때 한국이 저금리를 유지하려면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올라줘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 환율이 빠르게 못 오르고 있죠? 때문에 한국의 시장금리는 미국 금리 상승을 반영해 저금리를 탈피해 상승하는 겁니다.

트릴레마 상황임을 감안하면, 현시점에선 <자본 시장 개방> 부분의 양보가 필요합니다. 환율 안정성과 금리 안정을 위한 자율적 통화 정책이 더 중요하니까요. 대신 외국인 자본 유입을 촉진하고, 국내 자본 이탈을 축소하는 유인책을 제공하면서 자본 시장 개방을 간접적으로 지탱할 수 있겠죠. 실제 최근 IMF에서도 각 국가가 필요하다면 거시경제를 관리하기 위해 자본 유출입 관리를 활용할 수 있다고 한 바 있습니다.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완전히 꺾인 탓

기준금리를 동결해도 대출금리는 오를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한국의 장기 시장금리는 미국 시장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런데 2월 초 이후 미국의 장기 시장금리가 상승 중입니다.

사실 연준은 그동안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시장금리는 작년 11월 초 이후 하락했습니다. 머잖아 금리 인상을 멈출 거란 시장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죠. 하지만 1월 미국 소비자물가 발표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인플레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연준의 긴축도 강해질 거란 우려가 시작됐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자)은 최근 한달새 0.6%p가량 상승했습니다.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완전히 꺾인 겁니다.

다만, 장기 시장금리는 작년 11월 초(4.21%)와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시장의 낙관적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닙니다.

노지현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

시장금리 안정까진 시간 필요

시장 참여자들은 국내 성장률과 물가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금리 차 등을 고려해 적정 금리 수준을 예상합니다.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의 특성 때문입니다. 최근 미국의 고용·물가 지표 발표 후 미국 최종 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전망이죠. 이에 기준금리 동결 후 소폭 하락했던 국고채 금리가 다시 반등 중입니다. 아마도 미국 금리 상단이 확인되지 않은 시점에서 채권에 적극 투자하기가 어려워서인 듯 합니다. 이를 고려하면 국내 시장금리 안정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대출금리 낮추는 데 한계 있어

은행이 대출금리를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미국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금리가 추세적 오름세에 있고 은행채 금리 역시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은행권에 과도하게 금리 인하를 강요할 경우 자칫 은행 수익성에 한계가 올 수 있어 유의해야 합니다. 현재 금융 당국의 개입도 마찬가지입니다. 과점성을 이용한 시장의 왜곡을 시정하라는 주장은 타당한 면이 있긴 하지만, 자칫 과도한 개입은 또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 물론 대출금리를 일시적으로 낮출 수는 있겠지만, 연준의 금리 상승이 멈추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 다시 올라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토스도 권고사직 ‘칼바람’?

한국의 대표적 핀테크 스타트업 토스(비바리퍼블리카)에도 권고사직 바람이 불고 있다는 뉴스가 나와 업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관련 기사). 최근 45명 규모의 개발팀을 개편했는데 이 과정에서 약 10명이 타 부서로 배치되거나 퇴사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는 겁니다. 보도에 따르면 내부에선 “다양한 직무 수행자들에게 상시적으로 권고사직이 권유되고 있다” “권고사직이 만연했다”는 주장도 나온다는데요. 토스 측은 “권고사직은 없었다”는 입장이라니 진위는 불명확하지만,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이 커지는 추세였고 올해로 예정했던 상장 일정도 미루게 되면서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 감축이 화두가 된 게 아니냐는 얘기도 업계 일각에서 나옵니다.

정영준
그레이웨일 대표·전(前) 블라인드 공동대표

다시 벤처란 이름이 더 잘어울리는 요즘

토스가 직접 자신들의 성장 스토리를 책으로 엮은유난한 도전이 경제·경영 베스트셀러가 됐는데, 그만큼 토스의 과거현재미래는 모든 업계 사람들의 관심사인 것 같습니다.

토스는 기사처럼 조직의 운영 방식에 있어서도, 마케팅 방식에 있어서도아니 존재 자체만으로 업계에 (좋든 나쁘든) 큰 마찰음을 내왔습니다. ​응원도 질투도 많이 받는 만큼, 무엇보다 투자금 회수 시기에 다다른 만큼 올해 내내 토스는 매우 잦은 빈도로 기사화 될 것 같습니다. 우선 곧 나올 작년 성적표가 관건일 것이고요.

요즘의스타트업을 예전엔벤처라 불렀습니다. 맨바닥에서 빠르게 기업을 키워올리는 일이 미지에 도전하는모험에 준하는 일이기에 그런 이름으로 불렀던 것 같습니다. 다시벤처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요즘이네요.

강승희
퀀트 트레이딩 스타트업 Teyvat Labs 대표

신생 스타트업 위한 새 인력 충원 기회?

최근 스타트업 대표들은 인력 구조조정 하느라고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때문에 (진위는 불명이라지만) 토스에서의 인력 구조조정 뉴스 역시 이상하게 들리지는 않네요. 금리 상승으로 인한 투자자의 기대수익 상승, 벨류에이션 하락으로 인한 추가 펀딩이 어려워지면서 적자가 일상인 스타트업들은 인력 구조조정 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인 겁니다. 사무실을 축소하고 재택으로 전환하고 비용을 절감하고… 이마저도 부족하면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최후의 카드 외에는 답이 없어지는 거죠.

하지만 긍정 회로를 돌려볼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코딩 잘하는 it 인력 부족을 호소했던 상황에서 대형 스타트업의 인력 구조조정은 새로운 작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들에게는 인력 충원이나 새 창업 기회가 될 수 있겠죠.

손기정
리테일테크 스타트업 지오코리아 대표

이용자 확보보다 돈 벌기가 중요한 시점

주요 글로벌 기술 스타트업들도 정리 해고가 가속화 되고 있습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작년 대비 최소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관련 내용).

작년만 해도 국내외 스타트업은 개발자 모시기에 나서면서 고액 연봉과 복지를 내걸었는데, 이젠 벤처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진 기업들이 가장 건드리기 쉬운 인건비 절감에 나선 듯 합니다.

결국 현금 흐름이 탄탄하고 사업성이 뚜렷한 기업으로 투자 대상이 좁혀지고 있어요. 수익성 강화가 가장 중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이용자 확보에 열을 올리던 스타트업들이 이젠 돈 벌기에 집중 하는 게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혁신 DNA와 인재 문화는 안 무너지길

토스는 인터넷은행·증권·해외 진출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인재 블랙홀’로 불렸습니다. 파격 조건을 내걸어 금융·IT 업계에서 소위 내로라 하는 인재들을 빨아들였거든요. 토스 계열사들의 가파른 성장세는 막강한 인재 파워가 밑바탕이었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덩치가 커진 데 반해 확실한 수익 구조를 만들지 못해 누적 적자가 확대되고 있는 점은 토스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힙니다. 최근 프리IPO(상장 전 투자 유치)에서 투자금 모집이 기대를 밑돈 건 이런 시장 우려가 반영된 결과 아닐까요. 이런 성장통은 많은 혁신 기업들의 성장 과정에서 대동소이하게 나타납니다. 이번 뉴스도 그런 성장통을 보여준다고 여겨지네요. 다만 이 과정에서 토스가 쌓아온 혁신 DNA와 인재 문화가 무너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러려면 원칙 있고 책임감 있는 행동이 필요합니다.

🏫 전세가 하락기에 ‘강남행 맹모’ 속속?

요즘 전세가가 전반적으로 떨어지면서 상급지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학원가가 많은 강남 등 우수 학군을 중심으로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는데요(🔗관련 기사). 실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최근 1년간 평균 12%가량 하락했는데, 서초(-12.48%), 강남(-16.53%), 송파(-18.09%) 등 강남 3구의 하락률이 더 큽니다. 이에 따라 강남 등지 신규 전세 계약이 늘면서 지난달 서울 신규 전월세 계약 중 전세 차지 비중이 58%로 작년 12월보다 11.9%p나 늘었다네요. 그럼에도 이들 지역 전세가는 추가 하락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향후 강남에 신규 입주 물량이 집중될 예정인데, 입주 시점엔 분양자들이 잔금 납부를 위해 전세 세입자를 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이동윤
신한금융그룹 해외부동산투자 수석매니저

반등의 시작도 이곳에서부터

흥미롭게도 학군은 한국에만 인기 주거 요인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School District’라는 개념이 주거 가치를 올리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부동산학 논문에서도 많이 다뤄지고 있고요. 다만 한국만의 차별점은 ‘명문 학교뿐 아니라 학원 등 사교육 인프라가 학군 개념에 포함된다’는 겁니다. 

현재와 같은 부동산 하락기에 대치동·목동·상계동 등 주요 학원가가 밀집한 주요 학군지의 타격이 어느 정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시장은 언제든 움직일 수 있습니다. 특히 관망 중인 대기 수요가 여전히 존재할 겁니다. 재건축 이후 대규모 입주 시점이 어느 정도 끝나는 때부터 전세가도 반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동시에 꼭 명심해야할 건 ‘반등의 시작은 이렇게 주택 가치를 지탱하는 요소들이 잘 갖춰진 곳부터 이뤄진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