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경

키움투자자산운용 글로벌채권팀 부장

원화 약세 부추길 2가지 포인트

연준의 최근 4번(1995년, 2000년, 2006년, 2018년)의 금리 인상 사이클에서 마지막 금리 인상일 직전 6개월간 장기 국채금리의 누적된 변동 폭은 (+)값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반면 최근의 인상 사이클에선 (-)입니다. 과거 패턴을 감안하면 금리가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거죠. 한-미 간 금리 격차도 확대될 거고요.

사실 무역수지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보이는데요. 수출품 중 비중이 가장 높은 반도체 수출액이 연초 들어 가파르게 하락 중인데, 높은 원자재 가격(특히 원유)은 수입가를 늘려 적자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월가 예측대로면 원유는 더 가격이 높아질 전망이에요. 미국의 전략비축유 잔고가 소진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등으로 수요 증가가 예상되니까요

류상철

한국은행 국장

원화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3가지

최근 환율이 오른 이유는 미국의 고강도 긴축 우려가 다시 커졌고, 이에 따라 장기 시장금리가 오르며 달러 가치가 올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사 언급대로 달러 인덱스(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는 2월 초 이후 약 2% 상승했는데, 원·달러 환율만 5% 이상 상승했습니다. “왜 유독 원화 가치만 더 민감하게 반응하지?”라는 궁금증이 생길 수밖에 없는데요. 몇가지 원인을 생각해 봤습니다.

1️⃣ 높은 경제 개방도 : 한국은 경제 개방도가 높습니다. 무역 의존도와 금융 시장 개방도가 높은 특성상 외부 충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비중도 높습니다. 이들이 원화 약세로 입을 외환 손실을 방어하기 위해 동시에 움직일 경우 환율은 급등할 수 있습니다.

2️⃣ 다소 폐쇄적인 외환 시장 : 외환 시장의 구조적 요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금융 시장 개방도는 높지만 외환 시장은 닫혀 있습니다.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위험 헤지를 위해 역외선물환(NDF) 시장을 이용하고 있는데요. 이 시장은 유동성이 부족해 변동성이 높은 편입니다. 외환 시장 환율은 이 NDF 시장 환율을 따라가는 편이라 덩달아 변동이 심해지는 것입니다.

3️⃣ 한-미 금리 차 : 금리는 한 나라 통화의 가격이고, 환율은 상대 국가 통화의 가격입니다. 때문에 금리가 환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고 추후 금리를 더 높일 가능성이 큰데 한국은 동결할 가능성이 높죠. 그럼 한-미 간 금리차는 더 커지니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강종구

한국은행 국장

환율 잡을 정책적 묘안들

환율 상승은 외환 불안정과 물가 불안정을 동시에 일으킵니다. 때문에 꼭 안정이 필요한데 한국은 기준금리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이죠. 때문에 금리를 올리더라도 금융 안정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묘안들이 필요합니다.

1️⃣ 레고랜드 사태 등 최근의 금융 불안정 리스크는 주로 기업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때문에 기업들의 자금 조달 애로를 해소하는 데 주력해야 합니다. 일시적으로 자금 부족이 발생한 기업에 신용보증기금 등에 의한 대출 보증을 확대해주면 어떨까요? 

2️⃣ 요즘 은행 부문의 이윤도 이슈죠. 은행이 얻은 고수익을 배당으로 유출하는 대신 손실 흡수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대손충당금 확충에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건 어떨까요? 아울러 이 고수익을 자체 대출 신용 보증의 재원으로 활용한다면 신용 경색 해소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3️⃣ 부동산 시장 전체를 과도하게 지지하려는 정책은 부작용이 양산될 수 있어요. 집값은 크게 하락했지만 지나친 상승분을 반납하는 과정일 수 있고, 기업 부문은 건설 관련 일부 기업에서 문제가 주로 나타난다고 보입니다. 가계 부실 확산 조짐은 별로 생기지 않고 있고 있기에 부실 리스크가 있는 일부 건설사의 경영 애로를 해소해주고, 이 애로가 확산되지 않도록 초점을 맞추는 게 효과적일 겁니다.

4️⃣ 미국 금리 인상과 맞물려 외화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죠. 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유출을 억제할 세금 정책을 고려해봄직 합니다. 가령 해외 투자 자금을 국내로 돌릴 시 한시적으로 세금을 경감해줄 수 있을 겁니다.

김성순

단국대학교 무역학과 명예교수

진짜 문제는 고환율 아닌 과도한 변동성

하반기 반도체 업종 부진 회복 등으로 무역수지가 개선되면서 환율은 차차 진정될 겁니다. 1200원대로 수렴할 듯 해요. 연준 긴축 우려도 커졌다지만 하반기쯤엔 완화되리라 봅니다. 진짜 문제는 고환율 그 자체라기보다 과도한 변동성에 있어요. 이건 자칫 투기 요소로 발전할 수 있잖아요. 면밀한 모니터링은 필수고, 자본 유출을 막을 유인책과 가계 부채를 줄이면서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 하는 묘안들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최대경

신한은행 부동산금융부 선임매니저

상승 전환 판단할 근거 부족해

사람들은 좋은 일은 오래가고, 나쁜 일은 금방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6년간 폭발적으로 지속됐음에도 하락장세는 1년도 안 돼 종식되길 원하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 같네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하락이 둔화되고 조정세에 들어갈 수는 있어도 다시 상승장으로 전환된다고 판단할 근거는 부족해 보입니다. 정부에서 1️⃣ 주택 공급 통제를 통한 공급 축소 2️⃣ 금리 인하 3️⃣ 경기 회복 등의 시그널을 던지기 전까지는 가격 상승 전환은 어려울 것입니다. 항상 공급이 부족하다고 하는 서울 다수 지역도 집값이 내리는 것을 보면, 전국적 주택 경기는 상황이 더 어렵겠습니다.

배상영

대신증권 애널리스트·전(前)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시장 반등 여부를 논하기는 시기상조

부동산처럼 경기 사이클이 길고 유동성이 확보되지 않은 자산군을 주간 변동률만 보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이 점을 차치하고 최근 주간 변동률을 연간으로 환산해보면 추세상 여전히 하락세로 보입니다. 최근 들어 집값 하락 폭이 가장 작았던 주는 전주보다 0.38% 하락했는데,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18% 수준입니다. 결국 월간이나 연간 기준으로 집값이 상승한 후에 집값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닌지를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한편 향후 시장 방향을 가를 핵심은 전세가라고 생각합니다. 전세 낙폭이 큰 지역을 중심으로 역전세난이 벌어지는데, 과연 매매가가 어떻게 움직일지에 따라 부동산 가격의 향방이 달라질 듯 합니다.

손석우

경제 평론가·건국대 행정대학원 겸임교수·요즈마인베스트먼트 파트너

금리 공포 다시 커지는 앞으로도 그럴까?

높은 금리는 주택 거래 비용을 올립니다. 때문에 금리와 집값은 역의 관계에 있습니다. 바로 이 금리의 급격한 인상이 끝나간다는 기대 때문에 집값 바닥론도 나오게 된 겁니다. 물론 윤석열 정부가 세제 완화·규제지역 해제 등 여러 규제를 완화한 효과도 있지만, 8할은 금리 인상 공포에서 벗어난 효과라고 봅니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는 미국의 금리 전망이 최근 다시 매파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고용 지표와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연준이 최종 금리 수준을 높일 가능성이 있는데요. 이는 곧 한국은행도 최종 금리 시나리오를 다시 짜야한다는 뜻입니다. 목요일 금통위를 앞두고 금리 인상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입니다. 집값 바닥? 섣불리 예단할 일이 아닙니다.

이준희

법무법인(유) 율촌 파트너 변호사·e-Biz & Fintech Team Lead

리스크는 잘 따져보고 투자 의사결정 하세요

기사 언급대로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상장은 최초의 AC 상장이란 점에서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특히 AC는 운용 수수료를 기반으로 하는 VC와 달리 공모로 조달하는 자금, 즉 회사가 자체적으로 보유한 자금을 스타트업 직접 투자로 운용하는 구조인데요. 특유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구조라는 점이 특기할 만하고, 그 점이 이번에 정정된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증권신고서에 상세히 기재돼 있네요.

이밖에도 여러 리스크가 존재하고, 상장 절차를 관리하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그 점을 정확히 공시하도록 가이드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공모에 투자하는 일반 투자자로서는 제반 고위험 요소들을 잘 살펴보고 투자 의사결정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아울러 투자 회사라는 특성에 따라 생성되는 내부자 정보가 내부자 거래 등 불법적인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하는 이해 충돌을 방지하는 강화된 내부 통제 시스템도 중요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