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의 시대, 채용 전략 바꿔야 하는 이유

💡 퇴사의 시대, 채용 전략 바꿔야 하는 이유

채용

대퇴사가 한창입니다. 2021년 한 해에만 2000만여 명에 이르는 미국인이 직장을 떠났고 이 추세는 서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죠. 고용주들은 앞다퉈 결원을 채우려는 반면, 유능한 후보자 수백만 명은 채용 후보자라도 되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괴리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기업이 이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일까요?

하버드경영대학원과 미국 전략 컨설팅 회사인 액센추어는 자동화된 채용 플랫폼에서 답을 찾았습니다. 연구를 통해 채용 플랫폼은 적합한 후보자의 이력서가 채용 관리자 책상에 도착하기도 전에 체계적으로 걸러내 버린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컨대 돌봄 노동자나 퇴역군인, 이민자, 신체 혹은 정신 장애가 있는 사람, 전과자 등 특이한 배경을 가진 지원자들이 특히 플랫폼에 미래의 고용주로부터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700만명 이상의 숨겨진 노동자가 있지만, 이들 중 일부는 능력 이하의 일을 하거나 아르바이트로 일하고 다른 일부는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입니다.

이처럼 대규모 인재 집단이 기술에 의해 배제되는 현상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입니다. 1990년대 온라인 채용이 등장하면서 고용주들은 전통적인 접근방식보다 더 폭넓게 지원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감당할 수 없는 폭주였죠. 2010년대 초 구인 공고 하나에 평균 120명의 지원자가 몰렸고 그 수는 계속 증가했습니다. 고용주들이 수많은 지원자 중 직무 요건에 가장 적합한 사람을 찾는 지원자 추적 및 채용 관리 시스템에 의지한 이유죠.

결국 채용 관리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고용주들은 평균 250명의 지원자 중에서 4~6명만 면접을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제된 이들 중 상당수가 생산성 높은 인재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입니다. 알고리즘이 대학 학위가 없거나 취업 기간에 공백이 있는 사람, 전과자 또는 독특한 몇 가지 기술 중 하나가 부족한 사람을 걸러낼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연구진이 조사한 숨겨진 노동자들은 지난 5년간 각자 평균 25개 일자리에 지원했지만 단 한 번도 응답받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게다가 시간이 흐르며 기업이 지원자에게 요구하는 역량이 늘었고, 여기에 ‘학력 인플레’ 문제까지 생기면서 더더욱 알고리즘에 의해 배제되는 지원자가 늘었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숨겨진 노동자들이 결국 일자리 찾기를 포기해버린 것은 놀라운 일도 아니죠.

오늘날  대퇴사로 시작된 팍팍한 노동시장 환경은 고용주들이 채용 전략을 재고할 더 없이 좋을 기회입니다. 물론 이전에 활용하지 않은 인재 풀에서의 채용은 만만치 않은 과제입니다. 하지만 기업은 시장 상황 변화에 대응해 정기적으로 사업 공급망을 개혁하는 비상한 노력을 기울입니다. 채용도 마찬가지입니다. 데이터 수집과 공급 업체 협력을 반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공급망 관리의 기본 원칙을 인재를 채용하는 사안으로 확장해 적용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이 얻을 수 있는 잠재적 보상은 상당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숨겨진 인재를 의도적으로 찾는 기업이 인재와 기술 부족에 직면할 확률이 36%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더욱이 이런 직원들의 태도와 직업윤리, 생산성, 업무의 질, 참여, 출석, 혁신 등 6개 주요 기준에서 동료들을 웃돕니다. 이들은 일에 대한 열의가 매우 강해 다른 근로자들보다 일을 그만둘 가능성이 작아 이직과 관련된 비용도 줄일 수 있죠.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여성 혹은 과소 대표되는 집단 구성원이므로 이들을 고용하면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목표에도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

이미 행동에 나선 대기업들도 있습니다. IBM은 많은 직무에서 대학 학위 요건을 없앴고, JP모건 체이스는 더 이상 지원자의 전과를 묻지 않습니다. 미국 대형 의약품 기업인 CVS 헬스는 신경적으로 다원화된, 다시 말해 정상 범주에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과는 두뇌 양상이 달라 자폐나 난독 증상 등을 보이는 사람들을 상점 판매대 직원으로 고용합니다. 미국 프라이드치킨 레스토랑 체인 핫 치킨 테이크오버는 약물 남용에서 회복 중인 사람들을 주방 직원으로 고용하고 있죠. 자동차회사 폴크스바겐, 다임러, 포르셰는 조립 라인에서 일할 난민들을 모집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요? 연구진이 권장하는 사항은 3가지입니다.

1️⃣ 평가 지표를 바꿔라

기업은 결원을 채우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 등 단기적인 채용 성과 평가 지표를 폐기하고 신입사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 회사 재직 기간, 승진율 등 장기적인 평가 지표로 바꿔야 합니다. 많은 기업이 채용 부서와 운영 부서를 분리해 왔고, 성과 관리와 기타 데이터를 공유하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꼭 필요한 일입니다.

2️⃣ 데이터를 분석하고 직무 분석표를 다시 작성하라

고용주는 각 직무에서 장기적으로 성공하기 위해 반드시 갖춰야 할 속성을 정하고 직무 분석표를 재작성해야 합니다. 특히 직무와 관련 없거나 업무에서 가르칠 수 있는 역량을 직무 분석표에서 제거하는 데 주의를 기울여야 해요. 이 정보를 가지고 기술 공급업체와 협력해 새로운 기준에 따라 지원자를 선별하고 순위를 매길 수 있습니다.

그런 다음 숨겨진 노동자 중 누가 필수 요건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큰지 가설을 세워야 합니다. 예컨대 콜센터에서는 고령자를 채용해 이익을 얻고 있고, 항공우주 및 방위사업 도급업체들은 실직한 퇴역군인들을 채용해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과 연결되기 위한 도움이 필요할 텐데요. 퇴역군인, 이민자, 전과자 등 일부 그룹의 경우 기업은 관련 비영리 단체와 사회적 기업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구인 공고는 가능한 한 포용적으로 작성해야 합니다. 주눅 들게 하는 전문 용어나 여성과 소수자의 지원을 단념시키는 ‘세계 최고’ ‘전문가’ 등 지나친 과장, 그리고 ‘록스타’나 ‘닌자’를 찾는 광고처럼 남성의 관심을 끄는 성 차별적인 표현을 없애야 합니다.

3️⃣ 신입사원 교육에 집중하라

마지막으로 숨겨진 노동자를 채용한 고용주는 더 많은 신입 사원 교육비용을 감수해야 합니다. 또한 신입사원 교육 과정에 채용 관리자뿐만 아니라 더 많은 동료 혹은 고위 리더들을 참여시켜 숨겨진 노동자들을 둘러싼 근거 없는 믿음이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 이런 노동자들이 외면당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일 필요도 있습니다.

연구를 주도했던 연구진이 내린 결론은 “숨겨진 노동자들의 재진입을 위한 길을 열어주는 일은 터무니없이 비싸지도 특별하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노동자를 유치하는 데 필요한 상식적인 일입니다. 기존 관행 개선만을 통해서 기업은 모든 유형의 인재를 빠르고 영민하게 유치할 수 있을 겁니다.

1922년 미국 메사추세츠 주에 위치한 하버드경영대학원에서 학생들과 기업 경영자들을 위해 창간한 경영학 저널이자 매거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