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연준 결정에 숨겨진 3가지 포인트

✍ 어제 연준 결정에 숨겨진 3가지 포인트
이효석의 주식으로 보는 세상

업라이즈 애널리스트이며,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합니다.

미 연준, 금리 0.25%p 인상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0.25%p 인상했습니다. 작년 한 해 동안은 한 번에 금리가 0.5~0.75%p씩 올라 0.25%p 인상이 어색하게 느껴지긴 하지만, 원래 금리 인상은 0.25%p씩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합니다. 어쨌든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기준금리가 4.75%로 오르면서 한국(3.5%)보다 1.25%p나 높아졌습니다. 금융 시장은 전반적으로 크게 환호하는 모습이었는데요. 오늘은 연준의 금리 결정에 숨은 이야기들을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전·현직 미국 재무장관의 조언 : 인플레에 대해서 가장 먼저 경고하고, 연준에 조언을 해왔던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지난 주말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미국의 경제 상황은 마치 안개가 잔뜩 끼어 있는 것과 같으니, 가급적이면 통화 정책의 급격한 변화는 주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고, 최대한 유연성을 갖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말이죠. 이 조언은 최근 인플레가 잡히고 있다는 신호가 확인된 것은 사실이지만, 지나치게 빨리 승리 선언을 하면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미국의 재무장관인 재닛 옐런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경기침체 위험을 줄이는데 큰 관심이 없다”라는 거죠. 인플레를 잡기 위해 어느 정도의 경기침체는 감내해야 한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미국의 고용 시장을 보면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다양한 지표에서 경기침체 가능성도 확인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이번 FOMC 회의에서 파월이 어떤 이야기를 할 지 시장의 관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었죠.

2️⃣ 성명서 문구 변화 : FOMC 회의 이후 발표된 성명서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중요한 사항은 2가지입니다. 첫째, 인플레를 수식하는 장황한 용어들이 사라졌습니다. 공급망 이슈, 코로나 팬데믹, 식음료와 에너지 가격 상승 등 그동안 인플레를 수식해 온 단어가 삭제됐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진정되었다(has eased somewhat)”라는 표현이 사용됐죠. 인플레에 대한 연준의 생각에 나름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둘째,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은 아닐 것 같다는 힌트를 줬습니다. 금리 인상 앞에 붙어 있던 수식어(Ongoing)가 유지됐기 때문인데요. 인플레에 대한 평가는 달라졌지만, 앞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여지는 남겨뒀으므로 나름대로 중립적인 성명서를 발표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3️⃣ 파월의 표정 관리 :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여러 차례 “인플레 승리 선언은 아직 이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서머스의 조언처럼 아직은 인플레를 잡는 것에 진심이라는 이야기를 한 셈이죠. 하지만, 기자회견을 하면서 파월은 표정 관리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특히 그동안은 ‘인플레를 잡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전전긍긍했었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디스인플레로 가는 여정이 시작됐다는 말하면서 ‘기쁘다’는 표현까지 사용했습니다. 기자회견 당시에 파월은 머릿속으로 이런 상상을 했을 것 같습니다.

“인플레이션 못 잡으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너무 다행이야~ 아! 그래도 내가 너무 신난다고 말하면, 안 되겠지? 그래도 기분은 내야 되는 거 아닌가?”

사실 연준에는 임금과 함께 인플레가 계속해서 올라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짜장면 가격이 오르니까 사장님한테 임금을 올려달라고 하고, 임금이 올라서 비싼 짜장면을 또 사 먹을 수 있게 되면서 생기는 임금과 물가의 상호작용이 생길 경우에는 인플레를 잡기가 너무 어려워지기 때문이죠. 그런데 최근 발표된 고용 지표들은 임금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비교적 낮은 임금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전반적인 임금 수준이 올라갔기 때문인데요. 반면 상대적으로 임금 수준이 높은 빅테크 기업들이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습니다. 고임금 노동자들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으로, 평균 임금은 다소 안정화된다고 볼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FOMC 결과 발표에 크게 환호한 시장 : 결론적으로 아직 인플레를 잡았다고 선언하긴 이르지만, 어쨌든 파월이 표정 관리에 실패하면서 시장은 크게 환호했습니다. 달러 약세와 미 국채 10년물 금리 하락, 주가 상승 등이 이를 방증하죠. 그리고 모두의 기대처럼 인플레가 예상대로 낮아진다면, 파월의 표정 관리 실패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중국의 성공적인 리오프닝과 되살아난 위험 선호 심리가 다시 인플레를 자극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마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는 파월의 이번 발언이 비난을 피할 수 있을지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놓치면 아까운 소식

올해 상장 포기한 케이뱅크 : 컬리에 이어 또 다른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던 케이뱅크가 올해 내 상장을 포기하기로 했습니다(🔗관련 기사). 대내외 경제 상황 악화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입니다. 상장 포기 이유로는 기업가치 폭락이 꼽힙니다. 상장 준비 초기만 해도 8조원까지 언급됐던 기업가치가 대내외 경제 악화가 이어지며 4조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자 무리해서 상장을 추진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비교 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부진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습니다. 다만, 실적 호조세를 보이는 만큼 시장 상황만 좋아진다면 언제든 다시 IPO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AI 돌풍’ 이끄는 챗GPT, 유료 버전 나온다 : 요즘 ‘AI’가 산업·증권계 화두죠. 문장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대화형 AI ‘챗GPT’ 때문인데요. 이 AI는 개별 문장에 그치지 않고 여러 문단으로 구성된 장문의 글까지 쓸 수 있으며, 심지어 전문 학술 논문을 만들고 프로그램 코딩도 가능합니다. 기대 이상의 성능에 요즘 국내외 증권 시장에선 AI 관련주가 덩달아 강세이기도 한데요. 오늘 챗GPT의 유료 버전이 본격화된다는 뉴스가 나왔습니다(🔗관련 기사). 매달 20달러(약 2만4000원)를 내는 구독형 서비스로 나오는데,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시간에도 우선적으로 챗GPT 접속이 가능하고 응답 속도도 일반 이용자보다 빨라진다네요. 다만 유료 전환 뒤엔 이 AI가 내놓는 결과물을 둘러싼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향후 AI 관련주 열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