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세계 경제, 美보다 中에 달린 이유

오늘 리멤버에서 준비한 간밤의 미국 증시 브리핑 & 국내 증시 전망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

🇨🇳 올해 세계 경제, 美보다 中에 달린 이유
이진우의 익스플레인 나우

중국 대륙 위에 국기

경제 평론가입니다. MBC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를 진행합니다.

올해 세계 경제 좌우할 중국의 경기 회복 : 경제 전문가들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올해 연말쯤으로 가서 제일 먼저 확인하고 싶은 경제지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어떨까요? 아마 대부분은 미국의 금리가 어떤지 궁금해할 것이고, 그다음으로 중국의 경제 상황을 보고 싶다고 할 것입니다. 중국이 올해 어느 정도 경기 회복을 보여줄 것이냐에 따라 세계 경제의 꽤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변곡점 부근에 위치한 세계 경제 : 당장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전문가마다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습니다. 일부 연구기관은 상반기보다는 하반기가 더 좋을 것이고 경제성장률도 2%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반면, 상반기도 별로 좋지 않겠지만 하반기가 더 나쁠 것이며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기관도 있습니다. 이렇게 전망이 크게 엇갈리는 이유는 세계 경제가 변곡점 부근에 와 있기 때문입니다(🔗관련 기사).

변곡점에서는 상승과 하락의 신호가 모두 나타나기 때문에 어떤 신호를 더 강하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전망이 크게 달라집니다(🔗관련 기사). 그리고 중국이 어떤 경로로 움직이느냐는 그 전망에 대단히 큰 변수로 작용합니다.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도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 속도와 기울기를 높이려면 중국의 협조, 즉 중국의 내수 활성화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와 중국으로의 수출 증가가 필수적입니다. 

중국의 회복세 가늠하기 어려운 이유 : 그러나 중국이 어느 정도의 회복세를 보일지는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긴 기간 봉쇄돼 있다가 다시 봉쇄를 푼 과거 사례가 없기 때문에 중국인들도 스스로 어떻게 반응하게 될지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오랫동안 눌려온 소비가 풀려나면 대규모 보복 소비가 생길 수도 있지만, 중국은 미국과는 달리 정부의 보조금이 없었습니다. 주택 시장은 냉각돼 있고 임금도 별로 오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중국의 경기 반등이 미미할 수도 있다는 예상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미국 금리 방향을 둘러싼 2가지 전망 :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 방향성을 정해줄 미국의 기준금리도 결국은 중국에 달려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므로 금리도 꽤 오랜 기간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A 시나리오와 <경기가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꽤 크므로 금리도 곧 상승을 멈추고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B 시나리오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의 소비는 좀 둔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뜨겁습니다. 특히 서비스 소비가 계속 늘어나고 있죠. 이게 줄어들지 않으면 <서비스 물가의 상승 → 서비스의 추가 공급을 위해 인력 수요 증가 → 임금 상승 → 서비스 원가 상승 → 서비스 물가 상승>이라는 물가 상승의 악순환이 사라지기 어렵습니다. 미국 GDP의 70%에 해당하는 소비가 아직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은 <앞으로 물가가 더 오를 것이므로 금리도 꽤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 것>이라는 A에 힘을 더합니다.

물론 <경기가 급격히 나빠질 가능성이 꽤 크므로 금리도 곧 상승을 멈추고 하락하게 될 것>이라는 B를 지지하는 신호도 많습니다. 분기 단위로 보면 미국 경제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월 단위로 쪼개서 들여다보는 미국의 소비 지표는 분명히 나빠지고 있습니다. 12월 소매 판매는 11월보다 1.1% 감소했고 12월의 소매 재고는 한 달 전보다 0.5% 늘었습니다. 앞으로 기업들은 재고를 더 싸게 팔기 위한 경쟁에 돌입할 것이 뻔해 보입니다. 

새 변수로 등장한 중국 : 이 지점에서 중국은 새로운 변수입니다. 물가가 더 오를만한 요인(A)도 꽤 있고, 물가 떨어질 요인(B)도 적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A에 힘을 실을지 오히려 B에 도움을 주게 될지는 오로지 중국에 달려있기 때문입니다. 중국 경제가 강하게 회복되면 아마 A에 힘을 싣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물가 상승을 이끄는 가장 강한 원인인 국제유가가 중국 때문에 다시 오르게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반대라면 B의 상황이 벌어지게 될 것입니다.

과연 한국에는 어떤 시나리오가 도움이 될까? : 우리 입장에서는 어떤 상황이 도움이 될지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의 강한 회복으로 다시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올라갈 수도 있고, 중국의 회복이 생각보다 부진해서 물가가 낮아지고 금리가 떨어지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이 더뎌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중국과 가깝게 붙어있는 나라이니 고금리 고물가의 악영향을 좀 받더라도 중국 경제에 불이 다시 붙는 A의 상황이 더 좋지 않겠느냐는, 그리고 그럴 가능성이 지금으로서는 좀 더 높아 보인다는 게 현재까지의 컨센서스입니다(🔗관련 기사). 물론 그 확신의 정도는 매우 약합니다. 

중국이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하면 오히려 공급이 늘어나서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을 만큼 사실 앞으로의 상황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듭니다(🔗관련 기사). 단 한 번도 겪어보지 않은 상황을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기 때문입니다.


💰 특례보금자리론, 인기 많을수록 수명 짧아진다?
오늘의 이슈

특례보금자리론의 2가지 특징 : 오늘부터 신청받는 특례보금자리론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종전에도 내집마련을 위한 대출로 디딤돌 대출 등 이자가 저렴한 정책 대출상품이 있었지만, 특례보금자리론은 이미 내집이 있는 경우에도 변동금리 대출을 특례보금자리론으로 갈아타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존 정책 대출상품들은 저소득층에게만 제공됐지만, 이번에는 고소득자들도 집값이 9억원 이하라면 제한 없이 신청할 수 있다는 점도 차이입니다. 

시장 연착륙 위한 대책 : 정부가 이런 대출상품을 내놓은 이유는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위해서입니다. 최근 이어진 집값 급락은 시중 금리 상승으로 대출 이자가 비싸지면서 수요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이자율 상승으로 대출액 자체도 줄어들면서 수요층이 위축돼 나타난 결과입니다. 때문에 정부는 특례보금자리론을 통해 수요층의 부담을 줄여 새집을 구입하는 수요를 늘리려는 목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주택 소유자들이 높아진 금리 부담으로 주택을 매도하려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역전세난으로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들도 집값이 9억원 이하라면, 최대 5억원까지 대출이 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해(혹은 기존 대출을 이걸로 갈아타서) 세입자의 전세금을 돌려줄 수도 있습니다. 

대출 전 알아야 할 2가지 사항 : 만약 이 대출을 이용할 예정이라면 두 가지를 염두에 두면 좋습니다. 1️⃣ 특례보금자리론은 고정금리 대출이므로 금리가 한번 정해지면 다시는 바뀌지 않습니다. 요즘은 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꽤 있는 시기여서 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조금 기다렸다가 받는 게 좀 더 낮은 금리를 적용받을 요령입니다. 정부도 특례보금자리론 수요를 높이기 위해 출시 전에 금리를 0.5%포인트 낮췄습니다(🔗관련 기사).

2️⃣ 이 대출은 인기가 높을수록 한시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부도 이미 1년 한시적으로만 판매하겠다고 밝혔는데, 실제로도 상품 구조상 그렇게 될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이 대출상품이 정부 부담을 예상보다 더 키울 여지가 크기 때문입니다. 이 대출 상품은 시중의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에게 고정금리 채권을 발행해서, 쉽게 말해 장기간 고정금리를 제공하기로 약속해 모은 자금으로 소비자들에게 고정금리로 대출해줍니다. 소비자들이 매월 내는 이자로 기관투자자에 줄 채권 이자를 마련하는 구조인데요. 앞으로 시중 금리가 빠르게 내려가면 이 대출을 중도에 상환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이미 기관투자자에 약속한 고금리 고정이자는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죠. 

때문에 이 대출을 많은 소비자가 받아 갈수록, 그리고 시중금리 하락세가 가파를수록 정부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곧 정부가 이 상품을 유지하기 어렵게 될 가능성도 커진다는 뜻이죠. 게다가 이 상품은 과거의 고정금리 정책대출 상품과는 달리 저소득층뿐 아니라 기존 주택 소유자들에게도 제공되는 것이어서 대출 규모가 과거의 정책상품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기가 많아질수록 상품의 판매 기간이 단축될 수밖에 없는 이유죠.


💡 놓치면 아까운 소식

서민대출 부실 위험 커졌다 : 정책서민금융 상품인 햇살론을 통해 대출받은 중·저신용자가 원금을 갚지 못해 정부가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 비율이 16%를 넘었다는 소식입니다(🔗관련 기사). 햇살론은 신용 6등급 이하의 서민 전용 대출상품입니다. 연 10%대의 금리로 최고 5000만원까지 빌려주는 대출해주는 서민지원 정책의 일환인데요. 햇살론 대위변제가 급증했다는 것은 곧 서민·취약계층의 가계부채 위험성이 커지고 있단 뜻인데요. 문제는 대위변제율을 관리하기 위해 햇살론 공급을 줄이면 서민들이 고리 사채 등 불법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어 정부의 핀셋 대책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3高’ 위기에 벤처투자, 10년 만에 역성장 :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복합 위기로 작년 벤처투자 규모가 10% 넘게 줄어드는 역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022년 벤처투자액이 전년 대비 11.9% 감소한 6조7640억 원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관련 기사).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경기침체 여파가 벤처투자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 본격적으로 벤처투자 빙하기에 들어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기부는 미국(-30.9%), 이스라엘(-40.7%)과 비교하면 국내 벤처투자 감소율은 상대적으로 작지만,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녹이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습니다.